2. 팀 내 최고 유망주답게 세 선수 모두 15년부터 1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합니다. 흔히 말하는 긁히는 날이면 넋을 놓고 그들의 투구를 감상했습니다. 엄심고 세 선수가 올라올 때마다 오늘 터지지 않을까 내일 바로 터져서 리그를 씹어먹는 건 아닐까 하는 설레발을 치곤 했습니다. 그리고 17년, 그들의 잠재력이 폭발하고 있습니다.

평균자책점
엄상백 15년 6.66 16년 6.75 17년 1.93
심재민 15년 6.87 16년 5.47 17년 3.93
고영표 15년 5.68 16년 5.59 17년 3.35

3. 엄상백 선수의 변화는 극적입니다. 작년보다 평균자책점이 무려 5점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변화의 중심에는 직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작년까지 평균 141.6km였던 직구 구속이 올해 145.1km로 상승했습니다. 최근 3경기로 한정한다면 엄상백 선수의 직구 평균 구속은 무려 148.1km에 달합니다. 이는 리그 3위에 해당하는 평균 구속입니다. 단순히 구속만 빨라진 것이 아닙니다. 엄상백 선수 직구의 피장타는 단 1개이며 그것도 2루타에 불과합니다.

엄상백 직구 구사율
15년 51.5% 16년 56.1% 17년 72.1%

4. 심재민 선수는 자타공인 김진욱의 남자입니다. 김진욱 감독은 심재민 선수를 선발투수로 키우기로 했지만, 심재민 선수는 올해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심재민 선수는 이미 선발투수로 뛸 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작년까지의 심재민 선수는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투 피치 투수였습니다. 올해는 직구, 슬라이더에 커브와 체인지업의 비중을 늘려 4개의 구종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불펜투수보다는 선발투수가 보여줄 법한 구종 분포입니다.

구종 구사율
16년 직구 56.8% 슬라이더 29.0% 커브 6.3% 체인지업 7.5%
17년 직구 42.7% 슬라이더 35.3% 커브 10% 체인지업 11.7%

5. 하지만 심재민 선수가 진정 대단한 점은 따로 있습니다. 15년 심재민 선수는 탈삼진보다 볼넷이 많은 선수였습니다. 심재민 선수는 1년 만에 볼넷을 줄였고 올해에는 거기에 탈삼진 능력까지 더했습니다. 또한 심재민 선수는 좌타자에게 약한 좌투수라는 이미지를 벗어던졌습니다. 좌타자 상대 심재민 선수의 성적은 타율 0.200 출루율 0.233장타율 0.225입니다. 좌타자들은 그의 공을 건드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심재민 선수는 이제 좌타자의 악몽입니다.

심재민 볼넷 대비 삼진 비(K/BB)
15년 0.7 16년 1.25 17년 4.5

좌타자 상대 심재민 직구 피안타율 0.067

6. 고영표 선수도 불펜 투수에서 선발로 안착하고 있습니다. 고영표 선수의 주 무기 체인지업은 모두 잘 알고 계실 테니 여기서는 다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불펜에서 선발 투수로 전향하며 구종을 추가하는 여타의 투수들과 다르게 고영표 선수는 오히려 구종 하나를 포기했습니다. 바로 슬라이더입니다. 고영표 선수는 지난 2년간 슬라이더로 썩 재미를 보지 못했고, 다른 구종으로 충분히 타자를 상대할 수 있으니 슬라이더를 과감하게 포기했습니다.

고영표 슬라이더 구사율 및 OPS
15년 10.1%, 1.036
16년 6.3% , 0.913
17년 0.8% (규정이닝 기준 리그 최소 비율)

7. 슬라이더는 같은 손 타자를 상대하기 위한 무기입니다. 슬라이더를 포기한 고영표 선수는 오른손 타자를 무엇으로 상대할까요? 바로 커브입니다. 체인지업에 가려져 있지만 고영표 선수는 커브 또한 수준급입니다. 그의 커브는 체인지업과 거의 같은 구속을 지니고 시작 궤적 또한 비슷합니다.(체인지업 113.1km, 커브 109.1) 그러다 정점에서 체인지업과는 반대로 우타자 바깥 쪽으로 급격히 떨어집니다. 타자들은 같은 구속으로 들어오지만 정 반대 방향으로 떨어지는 2가지 구종을 상대로 2지선다를 강요받습니다. 그 결과는 거의 대부분 고영표 선수의 승리입니다. 심재민 선수가 좌타자의 악몽이라면 고영표 선수는 우타자 학살자입니다.

고영표 상대 타율, 출루율, 장타율
우타자 타 0.181 출 0.263 장 0.194
좌타자 타 0.293 출 0.329 장 0.467

커브 피안타율
우타자 0.077
좌타자 0.333

8. 리그 최고 수준의 강속구를 무기로 한 파워 피칭의 엄상백. 해가 다르게 발전하는 좌타자의 악몽 심재민. 춤추는 변화구의 우타자 학살자 고영표. 각자 스타일은 달라도 목적은 같습니다. 팀의 승리. 엄상백 선수 96년생, 심재민 선수 94년생, 고영표 선수 91년생으로 모두 kt의 10년을 책임질 투수들입니다. 고영표 선수가 선발로 나가서 긴 이닝을 소화하고 엄상백, 심재민 선수가 뒤를 확실히 틀어막는 그림 기대합니다.

※모든 스탯은 5월 7일 기준입니다.

스탯 출처 - statiz.co.kr

출처 - 데일리 위즈

이런거 썼다고 갑자기 부진하는건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