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에서 복덩이로 거듭났다. kt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27)의 이야기다.

지난 6월9일 kt와 계약한 로하스의 어깨는 무거웠다. 극도의 타격 부진 끝에 퇴출된 조니 모넬의 빈자리를 채워야 했다. 모넬은 kt 구단 역사상 외국인 선수 최고액(종전 돈 로치 85만 달러)인 총액 90만 달러를 받고 영입됐지만 타율 0.165를 기록하고 팀을 떠났다. 타선이 헐거워진 kt 입장에선 로하스에게 거는 기대가 작지 않았다.

출발은 최악에 가까웠다. 첫 10경기 타율이 0.167(36타수 6안타). 모넬의 기록과 큰 차이가 없었다. 출루율(0.262)과 장타율(0.222)을 합한 OPS가 0.484에 불과했다. 자연스럽게 '이번에도 잘못 뽑았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하지만 이후 31경기 성적은 타율 0.344(128타수 44안타)로 180도 다르다. OPS는 1.017로 2배 이상 급등했다. 홈런은 벌써 8개. 패하긴 했지만 8일 사직 롯데전에선 2-3으로 뒤진 8회 극적인 동점 홈런을 때려냈다. 트레이드로 영입된 윤석민과 중심타선을 책임지면서 팀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김진욱 kt 감독은 "진화하고 있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이어 "초반에는 스윙이 짧아서 힘을 제대로 실리지 않았다. 하지만 코치 조언을 듣고 연습 때 해보겠다고 하더니 나아졌다. 받아들이는 것을 잘 한다"고 말했다. 로하스에게 조언을 해준 코치는 김광림 타격코치다. 김 코치는 "타격을 할 때 손목이 덮어지는 유형이어서 땅볼이 많았다. 하지만 폴로스루를 길게 가져가면서 타격감이 향상됐다"며 "이젠 한국 투수의 유형을 파악하고 있다. 프리배팅에서 30%가 좋았다면 이젠 70%가 좋아졌다. 힘을 마지막까지 끌고 간다"고 흡족해했다.

로하스는 마이너리그에 8년을 뛴 경력이 있다. 메이저리그 경험은 없지만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837경기를 뛴 베테랑이다. 코치 조언대로 타격 스타일을 바꾼다는 건 결단이다. 그는 "많은 조언을 해주는 타격코치에게 항상 감사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큰 변화가 아니라 내 기본적인 스윙에서 변화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며 "조언에 따라 타격을 할 때 공을 조금 더 띄우고 조금 더 멀리 보내려고 의식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스윙하는 방법에 변화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로 최근 타격이 좋아지는 이유는 한국 야구에 적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조금씩 적응하고 있는 중이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