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콱런트야 투자 안할꺼면 우리도 환불해줘라..gisa

경수위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8.09 13:37:19
조회 192 추천 2 댓글 1

[뷰티풀게임=서형욱] 프로스포츠에서 팬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복잡한 존재다. 프로 스포츠 산업의 재정적 기반인 열성적 소비자이면서, 프로 스포츠 산업을 만들어내고 유지시켜주는 생산자이기도 하고, 동시에 그들 스스로 프로스포츠를 적극적으로 견제하는 역할까지 겸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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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패해서 미안해요" 그들이 왜 자진해서 환불하나 


지난 토요일에 열린 잉글랜드 4부리그(리그2) 개막전에서 루턴 타운은 여빌 타운을 무려 8-2로 격파했다. 루턴은 전반에만 5골을 넣는 등 제임스 콜린스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홈에서 열린 개막전을 호쾌한 승리로 장식했다. 루턴에게는 기분 좋은 출발이었지만 여빌에게는 그야말로 끔찍한 개막전이 되고 말았다. 경기가 끝난 뒤 여빌 선수단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역대 최악의 패배를 당한 여빌은 경기 후 루턴까지 원정 응원을 온 팬들에게 경기 티켓 등 제반 비용을 환불해주기로 결정했다. 여름 내내 리그 개막을 기다렸던 열성팬들에게 참혹한 경기를 보여준 것을 사과하는 의미였다. 


여빌 타운은 지난 시즌 4부리그에서 프로리그 바깥으로의 강등을 간신히 면한(20위) 약체다. 반면, 이날 여빌을 잔혹하게 무너뜨린 루턴은 지난 시즌 간발의 차로 3부 승격의 기회를 놓친(4위 후 승격 플레이오프 실패) 강호였다. 당연히 여빌의 약세가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이 열린 경기는 예상보다도 더 엉망이었다. 루턴의 주장 제임스 베일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팬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도 잘 알고 있다. 선수단을 대표해 팬들에게 사과한다. 그리고 원정 비용을 환불해드릴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여빌의 감독 대런 웨이도 "결코 용납될 수 없을만큼 끔찍한 패배였다. 서포터들에게 사과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웨이 감독은 이어 "환불 조처는 복합적인 결정이다. 사과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걸 알고 있다. 최선의 사과는 다음 주 경기장에서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크게 져서 미안, 우리끼리 싸워서 죄송"
위건과 선덜랜드의 '유료 사죄'


여빌의 '자진 환불' 소동은 축구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사례는 지난 2009년 11월 프리미어리그 위건 애슬레틱이 토트넘에게 무려 1-9로 패한 뒤 입장권 환불을 결정했던 일이다. 당시 코리안 프리미어리거였던 조원희도 후반 교체로 출전했던 이 시합은 토트넘의 홈인 런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렸는데 그야말로 역대급 참패였던 탓에 환불 소동도 유난스럽지 않게 느껴졌던 기억이 난다. 위건은 1,000명 넘는 원정 응원단 전원에게 환불을 결정했고 경기에 나섰던 풀백 멜키오트는 "팬들이 얼마나 실망했을지 잘 알고 있다. 팬들의 열정에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해 (환불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수원 삼성에서 활약 중인 조원희는 그 시절 얘기를 묻는 질문에 "왜 아픈 과거를 들추느냐"며 웃었다. 조원희는 "워낙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아서 (위건) 팬들의 야유가 심했다. 경기 끝난 뒤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환불'을 결정했고 구단이 환불 처리한 뒤 선수들 급여에서 일정액을 공제했다. 낯선 문화였지만 그쪽에선 드물지 않은 일이라고 하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외에도 2014년에는 프리미어리그 사우스햄턴 원정에서 0-8로 대패한 선덜랜드가 무려 1,000km 이상을 달려 응원 온 2500여 원정팬들에게 티켓 환불을 결정했고, 지난해에는 프레스턴이 셰필드와의 챔피언십(2부리그) 원정 경기 도중 팀 동료(!)들끼리 몸싸움을 벌여 퇴장당하는 추태를 벌이며 패하자 문제를 일으킨 두 선수(어윈 도일, 저메인 벡포드)에게 벌금을 물려 이 돈으로 원정 응원 온 팬들의 티켓을 환불 조치해주는 일도 있었다. 

선수들이 자비를 들여 팬들에게 '유료 사죄'를 하는 까닭은 팬들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팬은 프로 스포츠가 존재하는 이유이자 프로 스포츠가 존속하게 해주는 결정적 인자다. 팬이 떠난 스포츠는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 경기장을 찾는 사람이 없고, TV로라도 지켜봐주는 사람도 없다면, 그리고 그들이 경기장 안팎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 지 관심을 가져주는 이들이 사라진다면, 축구는 그저 피치 위에서 게임에 참가한 이들만의 공놀이일뿐 더는 아무 것도 아니다.

프로 스포츠는 어쩌면 단순한 공놀이일지 모르는, 단순한 주먹싸움일지 모르는, 그저 뜀박질에 지나지 않을 수 있는 어떤 놀이와 행위가, 이를 의미있게 지켜봐주는 사람들이 커다란 규모를 이뤄준 덕택에 형성된 문화요 산업이다. 그러니, 그 중에서도 열정 가득한, 그리고 기꺼이 적잖은 돈과 시간을 지불할 의지가 있는 팬들의 존재야말로 프로 선수들이 존재하는 근거이자 이유라 할 수 있다.


'팬'의 의미를 재정립해야 할 때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경기가 끝난 뒤 선수와 구단이 자연스럽게 느끼는 불안과 미안함은, 그러니 어떤 면에선 단순한 예의를 너머 생존과 연결될 정도로 중요한 감정이다. 비정상적인 결과에 스스로 자괴감에 빠진 선수들이 팬들에게 보이는 최소한의 성의 표시이면서, 자신들을 포기하지 말아달라 애원하는 구애의 표현인 것이다. 

프로 스포츠가 팬층 형성의 결과가 아닌, 상부 지시에 의해 출발한 국내 풍토에서, 팬은 종종 오해의 대상이 되는 존재다. 그 오해는 스포츠 종사자들만이 아닌 팬들 스스로에 의해서도 이뤄지는데, 그래서 때로는 팬들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구단/선수들과, 팬들이 요구할 수 있는 것이 어디까지인지를 공감하지 못하는 팬들의 충돌이 자주 벌어진다. 그 근간에는 우리네 프로 스포츠가 아직 '팬'의 의미를 깊게 고민하지 않은 무심함이 자리한다. 소비자와 생산자이면서 때로는 주체이기도 객체이기도 한 '팬'의 의미를 함께 고민해 나갈 때에 진정한 '팬 중심주의'가 만들어질 수 있다.

자진 환불 같은 방식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배구계에서 벌어지는 '비즈니스석 논란'이나, 프로축구 올스타전 논란, 축구 대표팀이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루머 아닌 루머 역시 '팬'을 바라보는 종사자들의 시선, 그리고 프로스포츠의 또 하나의 주체로서 팬들이 자신의 가치를 얼마나 가치있게 여기는 지에 대한 고민이 더 중요하다. 이 지점이야말로 우리네 프로 스포츠가 좀 더 성숙되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그라운드 위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 그 안팎에서 오가는 얘기들이 '팬'의 의미를 재정립하는 순간 우리에게 좀 더 새롭게 다가올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출처 http://sports.news.naver.com/wfootball/news/read.nhn?oid=260&aid=0000001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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