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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걸려 핀 꽃…전에 없던 뉴 타입 마무리 kt 이상화모바일에서 작성

ㄹㄹ(59.9) 2017.09.28 11:17:08
조회 889 추천 47 댓글 17

그 꽃이 피는데, 10년이 넘게 걸렸다.




롯데 팬들에게 이상화(29·kt)는 애증의 존재다. 한 롯데 팬은 “미우면서, 또 미안한 선수”라고 했다. 경남고 에이스 출신으로 2007년 롯데의 1라운드 지명 선수였다. 일명 ‘전화번호 8888577’이라 불리던 롯데 암흑기의 끝자락이었다. 기대가 적지 않았다. 그만큼 실망도 컸다.




3년차였던 2009년 처음 1군에 올라왔다. 3경기만에 팔꿈치에서 뚝 소리가 들렸다. 곧장 수술대에 올라야했다. 재활 기간이 길었다. 다시 마운드에 선 게 2012년이었다. 제구와 경기 운영 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프로무대의 벽이 높았다. 기대를 받으면 1군에 올라왔다가, 팬들의 비난과 함께 2군에 내려가는 일이 반복됐다. 롯데 유니폼을 입은 9년 동안 6승14패, 평균자책 6.45. 이상화는 “욕 많이 먹었다. 그땐 야구를 잘 몰랐다. 팬들께 미안했다”고 말했다.




2016시즌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kt에 지명됐다. 창단 2년된 팀, 당연히 마운드에 빈 자리가 많았지만 저절로 주어지는 자리는 없다. 이상화는 16경기 등판해 승패없이 평균자책 7.99만 남겼다.




한 해가 또 흘렀고, 입단 11년차 선수가 됐다. 2017년 9월, 이상화는 리그에서 가장 안정된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이 됐다. 그런데 기존 마무리들과 영 딴판이다. 공이 빠르지 않고, 삼진이 적지만 볼넷도 없는, 지금까지 없었던 뉴타입 마무리다. 8월27일 삼성전 세이브를 따냈고, 곧 부상으로 빠진 kt 마무리 김재윤의 빈 자리를 채웠다. 이후 13경기, 11.1이닝 동안 1승4세이브를 따냈다. 평균자책 2.38. 삼진 10개를 잡았고, 볼넷은 딱 1개만 내줬다.







24일 잠실 두산전 4-5로 뒤진 8회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에반스를 맞아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8월 18일 이후 37일, 42타석만에 처음 내 준 볼넷이었다. 7구째 던진 회심의 백도어 커터는 중계화면 그래픽에는 몸쪽 낮은 코스 경계선에 공 위치가 찍혔지만 주심의 손이 올라가지 않았다. 서예일의 행운의 안타 등이 나오면서 실점했다. 홈런이 아닌 실점 역시 37일 만이었다.




27일 수원 두산전에서 갚았다. 오재원에게 2사 뒤 중전안타를 내줬을 뿐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3-2, 1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4타자를 상대로 14개 중 12개가 140㎞ 언저리의 커터(2개는 직구)였다. 사실상 ‘전구커터 세이브’에 팬들은 벌써 ‘마리아노 리상화’라는 별명을 붙였다.



140㎞ 공이 빠르게 꺾인다. 이상화는 “원래 예전부터 슬라이더가 조금 빨랐다. 예전에는 아래로 떨어뜨리려 노력했는데, 최근 타자들의 스윙이 변했다. 공을 띄우는 스윙이 많다. 아래로 꺾이면 그 스윙에 걸릴 것 같아 옆으로 휘도록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상화 커터’가 탄생했다. 그 공을 타자가 생각치 못하는 궤적에 던진다. 박건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백도어 커터는 스트라이크 처럼 보이다 빠져나가면서 홀리는 공이 아닌, 몸쪽 위협구 처럼 보이다가 스트라이크 존으로 파고드는 공이다. 타자를 얼게 만드는 송곳 같은 공이다.







그 공을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게 만든 것은 반성과 성찰이다. 이상화는 “이제서야 알게 된 것은 내 폼에 대한 ‘정립’이 우선이라는 점이다”라고 했다. 정립(正立)은 바로 선다는 뜻이다.



이상화의 설명은 길다.



“이전까지는 공만 생각했다. 공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 공이 맞으면, 그래서 점수를 주면 내 공이 좋지 않아서라고 생각했다. 많이 던지면 공이 좋아질까, 막연했다. 순서가 틀렸다. 중요한 건 그 공을 던지는 나다. 공을 던지는 폼이다. 아니, 그냥 폼이 아니라 리듬과 밸런스, 메커닉 모두를 종합한 느낌이다. 계속해서 그 느낌으로 던질 수 있다는 확신이 먼저다. 내 폼이, 던지는 내가 완성되면 공은 저절로 날아간다. LG 진해수 형이 그랬다. 공을 어떻게 하는 게 아니라, 공이 저절로 날아가게 만드는 거라고.”




그걸 아는 데 10년이 걸렸다. 변화는 2017시즌 스프링캠프 부터였다. 이상화는 “캠프는 준비하러 가는 게 아니다. 확인하러 가는 거다. 그래서 캠프 전에 폼을 완성하려 노력했다. 만약, 캠프 가서 준비했다면 캠프 내내 또 헤맸을 거고, 지금의 나는 없다”고 말했다. 마무리 캠프 때 지독하게 공을 많이 던졌다. 코치들이 말려도 몰래 던졌다. 이상화는 “부끄럽지만, 한 번도 2군에 내려가지 않은 채 시즌을 치른 게 올해가 처음이다”고 말했다.




지금 알고 있는 걸, 10년 전 그때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이상화는 “그때는 공이 안 좋다고 생각했다. 안타 맞지 말아야지, 점수 주지 말아야지라고만 생각했다. 지금은 이유를 나한테서 찾는다. 공을 던지는 건 나니까”라고 말했다. “그때 알았더라면, 돈을 더 많이 벌었을 거다”라고 수줍게 덧붙였다. 이상화의 연봉은 1군 최저연봉에 못 미치는 4500만원이다. 돈을 더 벌어야 할 이유도 생겼다. 12월에 장가를 간다.



야구가 찾아오는데 10년이 넘게 걸렸다. 겨울에 결혼도 한다. 한자로 상화(相和)지만, 이제서야 그 이름에 빛나는 꽃이 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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