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100패 당하던 휴스턴, 신인 위주 리빌딩 WS 우승
3년 연속 3할 승률 그친 kt.. 선수 육성.영입이 결국 해답







빤한 결말의 영화는 재미없다. 시작할 때 이미 주인공이 겪어야 할 운명을 눈치 채게 만든 영화는 실패작이다. 스포츠에선 늘 이기는 팀이 이기면 재미없다. 꼴찌들의 반란이 격할수록 스포츠는 활기를 띈다. 그런 점에서 지난주 끝난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는 흥미만점이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2011년부터 3년 연속 100패 이상을 당했다. 메이저리그 최악의 기록이다. 2013년엔 무려 111번의 패전(51승)을 경험했다. 그런데 4년 후인 올해 101승을 올렸다. 게다가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시즌 100패 이상을 당한 팀이 5년 이내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것은 사상 네 번째다.





어떻게 이런 변신이 가능했을까? 휴스턴은 2011년 5월 새로운 구단주를 맞이했다. 그해 106패를 겪은 휴스턴은 이듬해 대수술을 단행했다. 고액연봉자들을 싹 내보냈다. 혹독한 리빌딩이 시작된 것이다.




리빌딩은 상처를 남겼다. 신인 위주로 짜인 전력은 어설펐다. 그 결과 2013년엔 최악의 참사(111패)를 냈다. 그래도 구단은 굴하지 않았다. 외부영입 대신 육성에 힘썼다. 알투베, 스프링어, 코레아, 브레그먼, 카이클 등 뛰어난 선수들이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휴스턴은 2014년 마침내 꼴찌를 면했다. 이듬해엔 10년 만에 가을 야구에 진출했다. 그런데도 아직 부족했다.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월드시리즈 우승은 아득히 멀어 보였다. 화룡점정은 저스틴 벌렌더의 영입이었다. 휴스턴은 앞으로 2년간 5600만달러의 몸값이 남은 벌렌더를 데려왔다. 마침내 카이클과 함께 원투 펀치를 가지게 됐다. 짠돌이 구단이지만 쓸 데는 과감하게 썼다.




휴스턴은 2017년 101승61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를 차지했다. 4년 전의 승수와 패수가 뒤바뀌었다. 디비즌시리즈서 보스턴 레드삭스를, 챔피언십시리즈서는 뉴욕 양키스를 각각 꺾었다. 월드시리즈에선 LA 다저스마저 제물로 삼았다. 메이저리그 팀 최다 연봉 1~3위에 해당하는 팀들이 휴스턴의 강펀치에 나가 떨어졌다.




kt 위즈는 지난 3년간 최하위를 했다. 단 한번도 3할대 승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내년엔 어떨까? 다시 10위에 그칠지 여부는 확실치 않지만 가을야구 전망은 밝아 보이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kt엔 알투베, 코레아, 카이클 같은 뛰어난 신인이 보이지 않아서다. 창단 2년 만에 가을야구를 맛본 NC 다이노스와 확연히 대비된다. 2013년 1군 무대에 뛰어든 NC는 2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했다. 우수 자원을 싹쓸이 한 덕분이다.





kt는 동등한 혜택을 받았지만 아직 신인왕을 내지 못하고 있다. 좋은 신인을 지명하고도 키우지 못했다면 육성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

좋은 재목 자체를 발굴하지 못했다면 스카우트 시스템이 고장 난 상태다.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서라도 kt의 오랜 부진은 바람직하지 않다.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