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중일에게서 비롯된 박용택 사태를 두고, 칩성시절 선동열의 사례가 떠올랐다
비슷한 과정이지만, 전혀 다른 결단을 한 두 감독.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대다수의 칩성빠와 류리타들은
선동열이 삼성 투수진과 클린업, 김상수까지 리빌딩 싹 해놓고 나갔다는 걸
극구 부인하거나 애써 외면하려고 하는 게 사실임.
그런데 그 선동열의 업적은 100% 팩트임.
더구나 그 리빌딩 구상은 김응룡 사장이나 김재하 단장과 직접적인 상관이 없음.
혹자는 그 리빌딩을 두고 코끼리와 선멍게의 합작이다 이딴 개소리하는데
코끼리가 사장이 되고 나서 "내가 감독 할 때 현장 간섭하는 건 좋지 못한 관행"이었다면서
아예 경기도 멀찌감치서 보고 공식행사 아니면 감독과 얼굴 마주치지도 않았음.
그건 김응룡의 인터뷰에서도, 선동열의 인터뷰에서도 여러 번 확인됨.
김응룡은 대놓고 "그냥 선동열 감독이 알아서 다 하는 거라 난 몰라요. 얼굴도 제대로 못 보는데 무슨..." 이런 수준
행사 외로 선동열과 김응룡이 마주친 게 1년에 2번이 될까 말까 했다고 하니
즉, 선동열이 지 하고 싶은대로 마음껏 하라고 한 게 김응룡 사장이었음.
둘이 만나도 야구 어떻게 하자는 말도 일절 없었다고 함.
김응룡 감독은 오로지 선동열이 원하는대로 하도록 맡겼다고 여러 번 강조함.
그래서 선동열은 2005~2006년 우승하고 나서 완전히 팀을 개조하기로 작심함.
남들은 심정수-박진만 왔다고 타선이 대단해진 줄 아는데, 그거야 말로 심각한 왜곡임
이승엽, 마해영, 브리또 OUT + 양준혁, 김한수 노쇠화 = 5명이나 문제가 생김
심정수, 박진만 IN (순수하게 클린업급 타자는 심정수 하나 뿐. 그 심정수도 05년 마치고 무릎 수술)
아래 기록을 봐도 심정수 영입은 당시 최고액을 쏟아부은 것이었지만, 왜 절박했는지 보여준다.
2005년 선동열은 양준혁을 지명 붙박이로 김한수를 1루수/지명타자로 전향시켜서 오히려 노장들을 배려해줌.
처음부터 선동열이 양준혁, 김한수에게 압력을 가한 건 절대 아니었음.
하지만 노장 중심의 삼성 중심타선의 성적을 보면 훌륭하지가 않았다. (투고타저치곤 선방은 했다는 게 이 성적)
05양준혁 : 0.261 13홈런 50타점 (그 당시까지 데뷔 이래 최악의 성적. 이게 중심타자급 성적인가?)
05김한수 : 0.293 15홈런 73타점 (그 당시로선 준수한 성적)
05심정수 : 0.275 28홈런 87타점 (홈런 2위, 타점 3위)
이 성적을 보면 왜 선동열이 클린업 유망주에 대한 욕심을 내기 시작했는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더구나 이승엽, 마해영, 브리또도 없는데, 양준혁, 김한수는 노쇠화를 겪는 중이었고.
거기에 악재가 터지는데 심정수가 무릎 부상으로 2006년 수술-재활로 들어가서 언제 복귀할 지 모르게 된 것.
이러니 어떻게 선동열이 클린업 뉴페이스 구상을 아니할 수 있었겠냐 그 말임
류중일이었으면 계속 양준혁, 김한수가 망하든 말든 계속 썼겠지만,
선동열은 자기 고집이 쎄지만, 자기 식으로 구상하는 게 강한 감독이라 그대로 밀어부쳤음.
2005년부터 감독이 되어 5년 계약한 선동열로서는 멀리 내다보고 팀을 만든 것.
혹자는 박석민은 상무가, 최형우는 경찰청이 각각 키웠다고 하는데, 그것도 일부 맞는 말이지만
2002년 우승의 주역이자, 팀의 레전드인 양준혁, 김한수 못지 않게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을 중용하겠다고 선언하는 건 감독의 결단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임.
(그건 말미에 박석민 인터뷰를 봐도 그걸 느낄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쓰다가 보니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이 터진 게 아니라
박석민, 최형우가 제대하고 1군 들어가기 전부터 대놓고 선동열은 최, 채, 박을 밀어주겠다고 선언했음.
특히 기존 선수와 신예 선수의 경쟁을 적극 유도하겠다고 공언했음.
이후 언젠가 박석민, 최형우가 삼성의 중심에 설 것이다.
그리고 채태인이 가세하자 2군에서 키워서는 채태인도 중심에 넣어 쓰겠다라고 함
혹자는 양준혁, 김한수 은퇴시킨 나쁜 놈으로 선동열을 몰아가지만
선동열도 처음부터 노장들을 쳐내려고 했던 것도 아니고, 노장 선수들이 애를 먹이니 마음이 바뀐 것임을 알 수 있다.
류중일식으로 김한수가 3루수 계속 봤으면 왕조시절 날렸던 박석민은 없었고
양준혁이 더 오래 뛰었으면 수비 안 되는 최형우와 1루수 밖에 안 되는 채태인 중에 하나는 도태되었을 것임.
그건 지금 박용택이 지명으로 오래 뛰는 걸 봐도 증명이 되는 일.
박용택이 붙박이 지명으로 가니 잘 치는 김현수, 이천웅은 써야 겠고.
그러니 김현수는 낯선 1루수 포지션을 수비하다가 문제가 되는 일이 발생하잖아.
뭔가 한 가지가 좋으려면 다른 한 가지를 버려야지. 비워야 채울 것 아닌가?
선동열은 레전드 쳐낸다는 오명을 들어가면서도 리빌딩을 해내에서 유산을 만들었는데,
돌중일은 그걸 할 줄 모르니 삼성에서도 골치, 엘지로 가도 골치
(덧붙임)
심지어는 박진만에 대해서도 선동열은 아주 너그러웠다.
하지만 2010년에 한 경기에 4실책을 하는 등 평범한 수비도 안 되고 노쇠화하는 게 보이자,
참다 참다 결국 결단을 내리고 김상수를 주전으로 밀어주기에 이르렀다.
어짜피 김상수 밀어주는 참에 팀의 미래를 위해서 그게 옳다 생각한 선동열은
결국 박진만을 유격수로 복귀시키지 않고, 2군에서 2루수, 3루수 연습시켰음.
그래서 2010년 한국시리즈 때엔 박진만이 3루수로 뛰기도 했고.
홍어로 가서 선동열이 엉망이 된 건 맞는데,
돌중일이 유산이나 빨아먹으면서 호의호식한 것과
선동열이 심정수-박진만 받아서 우승한 건 내용이 다름.
선동열은 적어도 우승을 하든, 가을야구를 하든 그 투수진은 지가 온전히 다 만든 것임.
심지어 두산이 김창희와 함께 패키지로 묶어 보낸 강봉규, 롯데에서 외면받던 신명철을 영입한 뒤,
일본인 타격코치 붙여서 두 선수를 모두 20-20 클럽 만든 게 선동열임.
돌중일은 그런 거 전혀 없는 사람임.
2009~2012년까지 강봉규, 신명철은 싼 값치곤 백업이든, 주전이든 제대로 써먹었음.
아래는 박석민이 삼성을 떠나 엔씨로 간 뒤, 골든글러브 수상했는데, 수상 소감이다.
이것만 봐도 삼성 선수들이 마음과 고마움이 류중일에게 있는지, 선동열에게 있는지 짐작이 가능하다
(상당수 삼성 선수들이 류중일에겐 4연패를 한 것에 대한 형식적인 인사를 하나, 마음으론 선동열에게 가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똑같이 군복무 마치고 제대하는데,
주전이 불투명한 최형우, 박석민에게 충분히 기회 줄테니 걱정말라고 했던 선동열
타율 3할 4~5푼을 칠 유망주 구자욱을 못 알아보고, 은퇴 직전 장성호를 영입하려고 했던 류중일
이것만 봐도 단순히 우승 회수와 감독의 능력을 비교하는 건 무리임.
그렇게 따지면 크보에서 우승 2번 밖에 안 한 김인식 감독이 돌중일보다 못하다는 건데. 안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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