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차명석 수석 코치가 19일(현지 시간) 오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에서 진행된 LG의 전지훈련에 참여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2015.01.19. 서프라이즈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담당부서에 1루수 명단을 부탁했다. 영입 후보군을 1루수로 추려서 시장에 나온 1루수들을 파악하겠다.”

외국인야수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류중일 감독의 요구대로 1루수로 시선을 좁혀 중심타선 업그레이드를 꾀한다. 외국인 원투펀치는 타일러 윌슨, 헨리 소사로 방향을 잡으면서도 100만 달러 이하로 잡을 수 있는 투수 리스트도 체크한다. 차명석 단장 체제로 재편된 LG가 2019시즌 외국인선수 영입 작업에 들어갔다.

가장 큰 과제는 외국인야수다. LG는 5년 동안 외국인야수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 모든 팀이 최소 한 명씩 외국인야수를 보유하기 시작한 2014시즌부터 2018시즌까지 6명이 LG 유니폼을 입었지만 모두가 기대 이하였다. 2015시즌 중반부터 2017시즌 중반까지 2년을 뛴 루이스 히메네스 외에는 LG 유니폼을 입은 기간도 짧았다. 반면 LG를 제외한 9팀은 최소 한 번은 외국인야수 영입에 성공해 전력 상승을 이뤘다. 외국인야수가 벤치멤버로 전락해왔던 넥센은 올시즌 중반 제리 샌즈를 영입해 후반기 질주의 발판을 만들었다. 리그에서 가장 두꺼운 야수진을 자랑하는 두산도 닉 에반스가 2016시즌과 2017시즌 2년 동안에는 전력에 보탬이 됐다.

반면 LG는 매번 꼬였다. 단순히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만 뽑은 것은 아니다. 기량이 뛰어난 선수를 영입하면 몸상태에 문제가 있어 제대로 출장하지 못했다. 2015시즌 잭 한나한과 올해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경우 타석에서 보여준 경쟁력은 다른팀 외국인야수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스프링캠프부터 부상을 달고 있었고 뛴 경기보다 뛰지 못한 경기가 월등히 많았다. 한나한은 자신의 포지션인 3루수로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하다가 부상 재발로 한국을 떠났다. 다리가 정상이 아니었던 가르시아는 등록일(74일)보다 말소일(113일)이 더 많았다. 처음 부상을 당했던 4월 17일 신속하게 교체를 결정했다면 LG의 2018시즌은 달라졌을 수도 있다.

LG가 외국인야수 영입에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포지션을 3루수를 한정지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메이저리그(ML)서도 공수가 모두 뛰어난 3루수는 귀중하다. 마이너리그에도 많지 않다. 차 단장은 “감독님께서 1루수를 찾아보자고 하셔서 담당부서에 1루수 명단을 부탁했다. 영입 후보군을 1루수로 추려서 시장에 나온 1루수들을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양석환의 군입대로 2019시즌 핫코너 자리에도 커다란 물음표가 붙었지만 외국인야수를 통한 공격력 강화부터 이룬다는 계획이다. 삼성 다린 러프나 SK 제이미 로맥과 같은 거포형 1루수를 영입하는 게 LG에 있어 최상의 시나리오다. 올시즌 둘 다 30홈런·10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00 이상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2019시즌까지 3년째 KBO리그에서 뛸 확률이 높다. 러프와 로맥 모두 ML에서 파워는 인정받았지만 내부 경쟁에서 밀려 한국으로 무대를 옮겼다.

외국인투수 교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윌슨과 소사에게 재계약을 제시할 확률이 높다. 그래도 시장은 살펴본다는 입장이다. 차 단장은 “소사가 올해 부상도 당했고 이제는 나이도 좀 있다”면서도 “하지만 100만 달러 상한제가 생겨서 뛰어난 투수들 새롭게 데려오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외국인 원투펀치 유지에 무게를 뒀다. 데이비드 허프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선 “아무리 뛰어난 투수라도 부상이 많으면 투수진을 운용하기 힘들다”고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2016시즌 중반 LG 유니폼을 입은 허프는 2017시즌까지 특급 활약을 펼쳤지만 한 시즌 반 동안 세 차례 부상으로 이탈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두 차례 부상으로 엔트리서 제외돼 124.2이닝 소화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