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가 대한체육회 산하단체 아닌 걸 작년에야 알았다” 상무야구단의 본헤드 플레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대한체육회에 등록이 안 됐다는 것을 작년에 인지했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이 입대 자격 없는 프로야구 선수를 선발해온 것이 밝혀진 것(지난 18일 본보 ‘경찰야구단 폐지 상무에 불똥튀나… 훈령 위반 사실 불거져’ 보도)과 관련해 상무는 KBO가 대한체육회 등록 단체가 아니었다는 것을 지난해 뒤늦게 알아차렸다고 인정했다. 상무 야구단이 스스로의 본헤드 플레이(미숙한 플레이)를 자인한 꼴이다.

29일 상무와 대한체육회 등에 따르면 국군체육부대 선수 선발 지원 자격은 ‘현역병 입영대상자로서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만 27세 이하이며(해당연도 12월31일 기준), 병역판정신체검사 결과 신체등급 3급 이상인 자 다만, 신장 및 체중 등의 제한에 따른 신체등급 4급은 지원 가능’이라고 명시돼 있다. 문제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대한체육회에 등록되지 않았다는 것. 국방부에서도 이 문제가 “훈령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라고 인정했다.

KBO가 대한체육회에 등록되지 않은 기관임에도 상무는 관례처럼 KBO의 추천서를 받아 프로야구 선수를 선발하는 안일한 행정 처리를 해왔다. 국군체육부대 선수선발 담당 노남길 준위는 “2016년 9월 선수 선발 훈령 개정을 하면서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자로 바뀌었다”며 “그 동안 해왔던 것처럼 KBO 추천서로 뽑았는데, 지난해 KBO가 대한체육회에 등록이 안 된 단체라는 것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뜻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다. KBO가 프로야구를 관장하는 독립된 단체라는 것은 야구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일반인이라면 모두 알 수 있다. 아마추어와 국가대표 업무 등 야구 전반적인 사항을 관장하는 곳이자, 대한체육회 산하단체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다. 30년 넘게 야구단을 운영한 상무가 이 같은 사실을 모를 리 없다.


상무는 또한 예규로 야구 선수를 선발했다고 하며, 지원 자격이 없는 선수를 대한체육회 등록 단체가 아닌 기관의 추천서로 선발한 것을 ‘예규’라고 설명했다. 노 준위는 “예규에 야구 선수를 추천서로 받아 선발할 수 있다는 문구가 적시된 것은 없지만 ‘프로 선수에 한해 해당경기 협회 또는 연맹 발행’을 적용해 선발했다”고 말했다.

상무는 프로야구 선수 문제로 2019년 운동 선수 선발 시기도 예년보다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엔 10월30일, 2016년 9월29일, 2015년 9월21일에 모집 공고를 냈다. 노 준위는 “현재 훈령을 개정 중이며, 11월 초엔 공지가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상무 정훈공보실 관계자는 “KBO 또는 대한야구협회에 선수로 등록된 자도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