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자체만으로도 주변이 꽉 찬 듯한 선수가 있다. 더그아웃에 그가 들어서면 환하다 못해 곧 시끄러워 질 걸 안다. 기분 좋은 입담으로 좌중을 압도하는 그는 프로야구 KBO리그 LG의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39)이다.

올 겨울 자유계약(FA) 시장에서도 박용택은 ‘박용택 다운’ 선택을 했다. 그는 에이전트에게 협상을 일임하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직접 구단 최고위층을 만나 계약 조건을 따진다. 이유는 명확하다. 자신의 요구 사항을 자신만큼 아는 이가 없어서다.

이번이 세 번째 FA인 박용택은 차명석 LG 단장과 직접 만난다. 그토록 원한 LG에 입단해 꾸준한 활약을 보인 만큼 자부심을 보이는 박용택은 다른 구단으로 옮길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복수 구단 사이에서 협상을 조율할 누군가가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리인에게 줄 수수료도 아끼고 '셀프 홍보'에 나선다.

차명석 단장은 30일부터 박용택과의 협상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미 세 차례 만나 대화를 나눴고, 박용택이 영원한 ‘LG 맨’으로 남고 싶어 하는 데 동의했다. 물론 결과는 미지수지만, ‘몸값’ 올리기에 혈안인 에이전트가 득세하는 시대에 박용택의 소신은 분명 의미가 있다. 박용택이 줄무늬 유니폼을 내년에도 입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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