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당첨 방송을 그냥 제낀 나

그저 일욜날 확인하고 싶고 방송을 챙겨보기도

귀찮았던 나

일요일날 점심을 먹기전에 내 복권 번호를 확인해 보니

이런 이런 1등, 그것도 나 혼자 독식, 드디어 현실로

심장이 두근거리고 맥박수가 빨라진다

그날 잠이 안 오고 배가 고프지도 않다, 그저 멍할뿐이다

월욜날 아침 세수를 하고 오후 12시가 되기 전 서대문으로 향한다

최대한 깨끗한 옷을 입고 가서 창구에 온 이유를 말하고

손을 깍지 끼고 앉아서 정수기에서 물을 한잔 따라 마신다

곧 농협 복권 지급 창구로 올라간다

직원은 나를 보며 웃고 있다, 무어라고 말을 한다

뭐라고 해도 귀에 들려오지 않는다, 그저 통장에 자기 당첨액

이 빨리 찍히기만을 바랄뿐이다

글쎄 한 6분쯤 지났나? 뭐라고 했는지 아무것도 모르겠다

독식 당첨액이 찍힌 통장을 들고 정문으로 천천히 나온다

왠지 추위도 반갑고 살짝 들어오는 햇빛도 달다, 좋다

차를 타고 집에 돌아오며 창문 밖을 지긋히 바라본다

오래 남은 미래, 안전하고 유용하게 돈을 굴려야 겠다고 맘 먹는다

사람들과 전봇대와 상가들이 무심하게 자신을 지나쳐 가고 있다


(사실 내가 이렇게 되고 싶어 쓴거야, 니들도 별반 다를게 없겠지 ㅎㅎ

 다들 토요일 행운을 빈다, 다들 간절히 바라라구, 귀신도 모르는게

 로또 번호거든, 기도를 하면서 조용히 기다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