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름만 대면 대부분 알 기업의 한 관리직 직원이다. 관리직 중에서도 직급과 나이에 무관하게 직책상 매우 높은 입지에 서 있다. 
 C라는 형은 생산직 직원이다. 생산직이지만 내 직책에 관련한 부서에 소속되어 있어 생산직 중에선 조금 특별한 입지에 있다.
 머 대충 이런 관계다.
 
 난 지방에선 지금 수입으로도 특별히 좋고 나쁜 일 없이 무난히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내 주위에는 주로 상위특권계층들이 많다.
 형은 빚도 있고, 여러가지 내우가 있어 골치아픈 상황에 처해있으나 나름 여유를 부리며 산다. 형 주위에는 주로 막장인생들이 많다.

 거의 매일 틈이 나면 저 형이 근무하는 2층짜리 별도 건물에 가서 잡담을 하러 간다. 
 우리는 로또가 되면 서로에게 신차와 3년치 유지비, 총 1억치 선물해 주기로 약속했다.

 어제도 이런저런 잡답도중 각자의 스트레스를 토로했고, 역시 대화의 결론은
 \'해답은 하나, 로또다!\' 로 귀결되었다.

 그렇게 대화하는 도중 형이, \'아후 그래 로또되면 내 불러가지고 바로 찾으러 가자\'라고 말했다. 
 
 형은 종로한복판에 서도 눈의 띌 만큼 크고 우람한 체격이다.
 난 왜소하다. 
 
 \'내 불러서 찾으러 가자\'라는 말에...
 순간 침묵이 흘렀다. 
 
 여자얘기도, 돈얘기도, 범죄*폭력얘기도.. 그 어떤 얘기도 허심탄회 꺼리낌없이 대화해 온 우리지만,
 금전,가사 등의 일이 있을땐 보통사이 이상으로 서로에게 지원을 해 준 사이지만...  
 순간 침묵이 흘렀다.

 왜 였을까...

 직설적으로 표현해보자면...
 로또 당첨을 확인한 순간, 당청금을 수령하기 까지는.. 서로를(혹은 수령자입장에서) 믿지 못해서가 아닐까..
 또는 (수령자 입장에서) 당첨금 수령후 자금운용에의 간섭이 신경쓰여서가 아닐까...

 어쨌든...
 이전과 달리 조금 어색해졌다.
 상황은 아무것도 달라진게 없는데..
 
 나야 원래 그래왔지만.. 서로에게 과한 기대, 간섭과 부담은 지어주지 않는게 현명한 사람관계 유지 요령이 아닐까 다시 곱씹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