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1일 목요일-

어제는 비가 내렸고 오늘은 하늘이 좀 흐리다.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나는 운동을 하고 로또를 사러 나갔다.
로또 판매점에 들어서자 주인 아주머니께서 어서오라며 나는 반기신다.
..사실 반기진 않았다.

어쨌든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오늘은 로또를 사는 날이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나는 내가 생각했던 번호를 마킹하고 신문을 보시던 아주머니께 드렸다.
수동1 자동2
아주머니는 베테랑답게 유연한 손놀림으로 마킹용지를 로또 기계에 꽂아넣으셨다.
마치 태극권의 초식처럼 손돌림이 보통이 아니었다.
나는 잠시 넋이 나간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았고
어느새 아주머니께서는 로또용지를 들이밀며 \'여깄어요\' 하며 낭랑한 목소리로 말을 하신다.
나는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어 아주머니께 드리며 즉석복권 2장을 떼어내 \'이것도요\' 라고 말했다.

계산을 마치고 뒤돌아서는데 뒤에서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들린다.
"안녕히 가세요"
젠틀맨인 나는 혹시 가래가 끼진 않았을까 걱정스런 마음에 헛기침을 몇 번 하고 점잖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흠흠 어험! .. 안녕히 계세요~" 하며 밖으로 빠져나왔다.

\'이번엔 될까?...\'
몇주전부터 길몽이라고 생각되는 꿈을 여러번 꾸었지만 내겐 별다른 일이 없었다.
\'그래.. 그 꿈들의 기가 한낱한시에 모두 모여 한방에 운이 트일 것이다!!\'
...라고 생각하며 나는 터덜터덜 집으로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