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근처 숲에 사람을 잡아먹는 요괴가 산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사람들 사이에 이런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소문이라곤 하지만 여러 종류가 있어서 전체적인 맥락이나 세부적인 사항은 조금씩 달랐다.

젊은 여행객은 차에 입김을 불며 두 아이가 말싸움하는것을 가만히 지켜봤다.

"남자한테 속은것에 원한을 품고 요괴가 된 여자야! 그래서 남자만 집요하게 노려서 눈알을 파먹는다구!"

"뭐? 말도 안되는 얘기야. 여자들은 뭐든지 사랑 얘기로 만든다니까. 날뛰고 다녀봤자 어차피 요괴잖아? 어른들이 곧 스님을 불러 퇴치해줄 거라고!"

"타로는 언제나 허세를 부린다니까! 숲에 들어가지도 못하면서!"

"누, 누가 못들어간다고 그래!"

여행객은 새빨간 얼굴을 하고 말다툼을 하는 둘을 보며 마지막 경단을 먹고선 아이들에게 말을 걸었다. "얘들아, 숲에 들어가보려 하는데 어느 길로 가야하는지 아니?"

"아저씨, 숲에 가려고요!?"

"아저씨, 숲에 간다고!?"

아이들이 동시에 대답을 했다.

"이래뵈도 신사에서 일하는 몸이라서. 거기 오빠 말대로 요괴를 퇴치하러 왔단다."

"아저씨가? 신사?" 소년은 반신반의한 기색으로 여행객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늠름하고 젊어보이는 여행객은 어딜 봐도 요괴를 퇴치할만한 사람으론 보이지 않았다.

여행객은 한숨을 쉬더니 길을 묻는 것을 포기했다. 몇년간 그가 신주라는걸 믿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거 참, 뭐 때문에 그런걸까.

"기, 기다려봐" 소년은 옆에 두었던 모자를 쓰고 길을 나서려던 여행객을 불러 세웠다. "내가 데려다줄게. 이쪽이야."

소녀가 놀란 표정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소년은 여행객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아닌지도 확인하지 않고 산속으로 이어지는 좁은 길을 쪼르르 걸어갔다.

여행객은 그 발자국을 묵묵히 뒤따라갔다.

좁은 길의 끝에는 울창한 숲이 있었다. 벌초한 흔적도 없이 풀이 무성하게 나 있는 것을 보면, 요괴 소문이 퍼진 이후로는 아무도 안에 들어가지 않은 모양이다.

숲의 입구에 도착하니, 소년은 발을 멈추고 떨리는 목소리로 "아저씨, 진짜 갈거야?" 라며 다시 물었다.

"어, 들어갈거야."

"하, 하지만 사람을 잡아먹는 요괴라고!"

"본 적은 있니?"

"없, 없긴 한데."

"그러면 아는 사람중에 잡아먹힌 사람이 있니?"

"잡아먹힌 사람도 없어"

"그러면 왜 그 요괴가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소문을 믿는거야?"

"어른들이 다들 그렇게 말하잖아! 사람을 잡아먹지 않는 요괴가 어디에 있어!"

"도적이 되는 것도, 부처가 되는 것도 마음이라 하는 말이 있단다." 여행객은 천천히 설교를 시작했다. "그 사람이 선한지 악한지는 그 사람의 출신이나 지위랑은 관계가 없단다. 모든건 그 사람의 마음에 달린 것이지. 그건 요괴도 마찬가지란다."

무언가를 떠올린듯 한 여행객이 말을 끊고, 곤혹스러워 하는 소년을 보며 다시 말을 꺼내며 웃었다. "뭐, 너에겐 아직 어려운 이야기겠구나."

요즘 세상에 이런 말을 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겠지.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믿으려고 하는 것만 믿는다. 요괴에 대한 편견을 한두번 대화로 깨버린다는 것은 야무진 꿈이라고 하겠다.

일섭계정으로 내용 읽은다음 영문텍스트에서 내용 번역하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맛이 달라서 일섭텍스트에서 번역해봄

번역어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