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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것. (단편)앱에서 작성

ㅇㅇ(123.111) 2023.04.12 20:21:53
조회 27 추천 0 댓글 0

나는 요즘 죽고 싶다. 왜냐하면 동생이 엄마아빠를 빼앗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생 현준이가 밉다. 현준이가 태어나면서 나는 이 집에서 찬밥신세로 변했다. 아침마다 엄마와 놀러 나가는 일도 없어졌고, 아빠가 퇴근하고 나서 안아주는 대상도 이제는 항상 현준이었다.
나는 지금 너무 힘들다. 힘들어서 쓰러질 것만 같다. 하지만 내 마음을 엄마아빠에게 전할 방법이 아무것도 없다. 나는 그들에게 ‘엄마!!! 아빠!!!' 하고 소리치고 싶지만, 그 말은 항상 목에 걸려서 나올 수가 없다. 그런 내가 싫고, 나 자신이 너무 역겹다. 나는 자학에 하루하루 메말라가고 있었다.

나는 오늘도 평소처럼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지만, 역시 입맛이 없었다. 그래서 내 앞에 있는 밥을 보며 입맛만 다시고 있었다. 그러자 현준이에게 젖병을 물려주던 엄마가 나를 째려보며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현수 너 오늘도 밥 남기는 거야? 너 계속 그러면 엄마가 집에서 쫓아내버린다."
그 말을 듣자 덜컥 겁이 났다. 정말 그렇게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래서 나는 허둥지둥 밥그릇을 남김없이 다 비웠다. 이런 사소한 일로 엄마에게 버림받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밥그릇을 깨끗이 비운 나는 엄마에게 가서 안기며 뽀뽀를 시도했다.
"어마, 얘가 왜 이래? 절로 가!"
엄마는 나를 거세게 밀어내며 현준이를 안고 안방으로 가버렸고, 홀로 거실에 남겨진 나는 서러웠다. 역시 엄마한테는 현준이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더이상 엄마에게 아무것도 아닌 존재다. 그런 생각을 하자 더욱 괴로웠지만, 눈물은 흐르지 않았다. 엄마가 좋아하는 멜로영화의 배우처럼 눈물을 쏟고 싶었지만, 눈물 대신 콧물과 침만 흘러내렸다. 눈물 하나 제대로 못 흘리는 나 자신이 썩 처량해서 죽고만 싶었다. 나 스스로를 싫어하게 된 만큼, 현준이가 죽도록 싫어지는 날이었다.

한 달 동안 나는 이곳에 현준이와 나만 남게 되는 순간을 절실히 기다렸다. 그간에는 엄마아빠 말도 잘 듣고, 현준이와도 최대한 가까이 지내려고 노력했다. 오랜 시간 동안의 내 인고가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지금 나는 현준이와 단둘이 거실에 있다. 마침내 복수의 때가 온 것이다. 나는 침을 흘리면서, 천천히 현준이에게 접근했다.


미숙은 요즈음 현수를 너무 등한시했던 게 마음에 걸렸던지 현수가 좋아하는 햄을 가득 사가지고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왔습니다."
버릇처럼 하는 그 말에 현수가 현관에서 그녀를 반긴다. 그녀는 현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이제 몇 년이 지나면 그녀의 사랑스러운 아들 현준이 그녀에게 어서 오세요 엄마, 하며 맞아줄 거란 상상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잠깐 현수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뒤 거실로 들어서는 미숙. 현수가 그녀의 뒤를 졸졸 따른다.
툭. 미숙이 손에 들고 있던 햄이 든 비닐봉투가 아래로 떨어지며 난 기척이었다.

거실 바닥에는 작은 ‘동물'이었을 거라 추측되는 작은 고깃덩이들이 갈가리 흩어져 있었고, 그것에서 나온 피라고 여겨지는 붉은 액체가 바닥을 푹 적시고 있었다. 멍한 표정의 미숙은 그녀의 발에 달라붙어 ‘꼬리를 흔들고 있는' 현수를 쳐다보았다. 머리를 쓰다듬을 적엔 몰랐는데 현수의 ‘주둥이'는 붉게 물들어 있었다.


나는 ‘남들한테는 없는 나만의 세 번째 다리'를 한껏 좌우로 흔들며 엄마에게 용서를 빌었다.
"멍 멍 멍!"
앞으로는 제발 나만 사랑해달라고 애걸복걸했다.
"왈왈, 멍멍, 왈, 멍!"
아, 나는 도대체 언제 말을 할 수 있게 될까. 어서 말을 배워야 엄마한테 사랑받을 수 있을 텐데.


거실에는 현수의 소리가 크게 울리고 있고, 현준이라고 불리던 고깃덩이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미숙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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