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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과 조국의 키즈 김호중 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18.235) 2024.05.24 10:19:20
조회 196 추천 7 댓글 2

이진곤의 그게 말이지요] 이재명과 조국의 키즈 김호중

기자명 이진곤 정치학 박사 / 前 국민일보 주필 기사스크랩하기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닉네임이 트바로티라고 한다. 트로트를 하는 파바로티라는 뜻이겠다. 성악가인데 TV조선의 경연프로그램 ‘미스터트롯’에 나가서 인기를 끌었다. 당시만 해도 독특한 캐릭터였다. 독일유학까지 한 성악가가 트로트 경연에 출전했으니 대중의 눈길을 끌만했다. 더욱이 그는 감동 스토리가 있는 가수였다. 노래도 잘 했지만 그 스토리 때문에 대중의 갈채가 쏟아졌다. 경연을 통해 그는 대스타로 점핑했다.




그런데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대반전이 일어났다.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것이다. 다행히 사람은 다치지 않았다. 바로 내려서 사과하고 경찰서에 가서 사실을 밝힌 후 응분의 처분을 받았다면 그리 어렵잖게 넘어갈 수 있었을 일이다. 그런데 뺑소니에다 거짓말, 증거인멸 등 안 좋은 짓은 다 저질렀다. 그래놓고도 예정된 콘서트를 강행하면서 “모든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 모든 죄와 상처는 내가 받겠다”며 희생양 코스프레까지 했다.


<팬들의 무조건적인 역성들기

펜이라는 사람들은 취소된 표를 사주면서까지 그를 응원했다. △가슴이 아프다. △밤잠을 설쳤다. △방송마다 떠들어대는 소리 듣기 싫다.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다는 등 온갖 응원의 글이 그의 팬 카페를 메웠다. 그의 학폭 폭로 영상에는 “맞은 놈이 말이 많네” “명백한 거짓말입니다.” “왜 조용히 있다 하필 이 시기에 또 한 사람 죽이자는 겁니까?” 등의 댓글이 올라왔다.

많은 사람들에게, 누구인가의 경우에서 본 장면들이라는 생각, 그러니까 기시감을 줬음직한 장면이다. 잘못을 저지르고는 남 탓으로 돌린다. 온갖 변명과 거짓으로 자기 합리화 정당화를 할 뿐만 아니라 희생양 코스프레까지 능숙하게 해낸다. 되레 경쟁상대에게 죄를 덮어씌우는가 하면 언론까지 위협하고 조롱한다. 검찰의 수사를,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방해하거나 지연시킨다. 마찬가지로 법원도 시쳇말로 가지고 논다.


그 뒤에는 거대하고 격렬한 팬덤이 있다. 그들은 자기들의 스타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가치전도의 언어도 망설이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정치인뿐만 아니라 국민까지도 선과 악으로만 존재한다. 내편은 선이고 상대편은 악이다. 검찰이 혐의를 밝혀내 기소해도, 법원이 재판을 거쳐 유죄를 판결해도 아랑곳없다. 그건 검찰과 법원의 잘못일 뿐이다. 이런 사람들이 선동력(煽動力) 강한 골수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좌파정권은 이 같은 현상조차 ‘집단지성’이니 뭐니 하는 황당한 용어로 미화했다.



결국 그들의 막무가내식 충성과 선동이 이겼다. 22대 총선은 이재명과 조국을 영웅으로 만들었다. 이 대표는 갖가지 범죄혐의로 재판에 회부돼 있는데다 더불어민주당 대표‧상임공동선대위원장‧인천 계양을 후보라는 1인 3역에도 불구하고 총선 압승을 이끌었다. 그에게 죄가 있든 없든, 그가 도덕적 파탄자이든 아니든, 팬덤에겐 그게 중요하지 않았다. 이런 팬덤이 형성된 것은 우파 정치세력이 적개심을 유발한 탓도 있지만 이 대표 자신의 뻔뻔함・집요함과 교묘한 말재간이 큰 몫을 했다. 이재명 신도가 된 것이다.



뻔뻔스러움을 전수한 스승들


그의 제자 혹은 동지가 조국혁신당 대표 조국이다. 이 사람의 캐릭터에 대해서 말하자면 ‘조만대장경’이 오히려 부족하다고 한 만하다. 민주당 이 대표나 마찬가지로 머리가 좋고 구변(口辯)도 발군이다. 사람들 말로는 얼굴도 한 몫 할 만하게 생겼다. 게다가 대단히 뻔뻔하고 자기중심적이다. 자기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는 재주 또한 뛰어나다. 명백한 자신의 과오도 ‘윤석열 검찰’의 음모이고 정치 보복이라고 규정한다.



2심 재판에서까지 징역 2년형을 선고 받았지만 이상하게도 법원을 비난하지는 않는다. 거기서 까지 버림받으면 재기의 기회가 없어진다고 여겨서일까? 어쨌든 그도 끈질기게 버티며 남 탓으로 일관한 덕분에 신당을 만들어 총선에서 12석을 확보하는 기적을 이뤄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니! 이재명 식 생존 및 출세 술을 전수받아 승승장구했으니 제자이거나 동지이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 아래 제자가 또 등장했다. 김호중이 그 사람이다. 그러나 이 사람에 대해서는 안타까워 하되 정색을 하고 비난할 생각은 없다. 이런 교활한 잔기술(김의겸 의원의 표현으로)을 가르친 사람들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이・조가 만들고자 하는 세상은 어떤 곳인가. 패당만 모으면 법 위에 군림할 수 있는 세상, 잘못이 있어도 끝까지 우기면 과오가 없었던 것이 되는 세상, 교묘한 말 재주로 선과 악을 뒤바꿔놓는 사람이 득세하는 세상 아닌가? 이・조가 득세해 기고만장한데 김호중이라고 그들의 잔기술에 혹하지 말란 법이 있을까?  



이・조는 이제 의기투합해서 윤 대통령과 여당을 ‘가지고 놀’ 궁리를 하느라 바쁘다.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 대표, 조 대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노 전 대통령 서재에 불러 모아 환담을 했다. 이 대표와 조 대표에게 “두 정당 사이에 공통 공약이 많으니 서로 연대해 성과를 빨리 내라”는 뜻을 전했다던가. 궁지로 몰아넣었으니 당장 항복을 받든지 아니면 밀어내버리든지 하라는 뜻이었을 것 같은데 글쎄….

절벽에 가로막혀도 길은 있다


그렇지만 따지고 보면 네 사람의 이해와 입장이 다 다르다. 문 전 대통령은 사법리스크에 구애될 일 없이 정치적 영향력을 일정하게 행사하며 퇴임 생활을 즐기고 싶을 것이다. 이 대표는 사법리스크를 벗어나면야 좋겠지만 그게 안 되면 2027년 대선 때까지 재판을 마냥 미루면서 차기 민주당 대선후보 자리를 확실하게 꿰차야 한다는 계산으로 머리가 복잡할 것이다. 조 대표는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을 받는 게 소원이겠지만 그걸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차기 대선 전에 사면‧복권돼 야권 단일후보가 되는 것을 꿈꿀 수가 있다. 그 점에서 이 대표와는 웃어도 웃는 사이가 아니다. 김 전 경남지사도 야권의 대선주자 반열에 올라서 있다. 복권만 되면 경쟁자들, 그러니까 이 대표나 조 대표와 겨뤄볼 만하다고 기대를 부풀리고 있을 법하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으로서는 아주 곤고한 처지가 된 게 사실이다. 어쩌다 상황을 이 지경으로 까지 망쳐놓고 말았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지만 어쩌겠는가, 이게 현실인데! 그렇다고 지레 주눅이 들어 이 대표에게 과공의 자세를 보일 필요는 없다. 태산과 대하가 앞을 막더라도  길은 있는 법이다.





△나의 이익보다는 국민의 이익을 앞세워야 한다. 서로의 이익이 상충하면 내 것을 포기하는 게 옳다. △국민이 나의 진정을 저절로 느끼게 해야 한다. △나를 믿고 지지하는 사람들을 배신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신뢰가 확고하면 난관을 극복할 기회는 언제나 있게 마련이다. △정적들에게 웃음을 보인다고 그 추종자들이 내 편에 설 리는 없다. 오히려 더 만만하게 볼 것이다. △먼저 눈빛이 흔들리는 쪽이 진다. △저들은 앞으로 더 뻔뻔하게 입법전횡을 일삼겠지만 이쪽에도 쓸 만한 무기가 있다. 대통령의 헌법상 권리인 사면과 복권의 권한이다. 용케도 세 사람 모두가 갈구할만한 특효약이다. △이이제이(以夷制夷)를 하면서 확실한 우파 대권 주자를 키워내면 정권을 재창출한 승자가 될 수 있다.

누구나 다 알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우파 정치세력과 유권자들이 윤 대통령에게 바라는 바가 이것이다.


<

이진곤 정치학 박사 / 前 국민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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