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 시리즈 후속편이 공개됐다. 기존 주인공이던 DP 체포조 '안준호(정해인)', '한호열(구교환)'을 필두로 '박범구(김성균)', '임지섭(손석구)'등이 연이어 등장하며, 여전히 청산되지 않은 군대 내 가혹행위를 조명하지만, 분명한 차이점도 있다. 우선 이전 서사를 적극 활용하고 버무려 긴밀성을 갖춤으로써 전 시즌의 나열식 에피소드가 남겼던 아쉬운 감흥을 지웠다. 또한 통제된 군사 내부에서의 폭력을 미시적으로 포착한 시즌 1과 달리 금번에는 그러한 사각지대를 방기한 수뇌부 그리고 국가를 직접적으로 명중한다. 보다 거시적인 차원으로 시야를 확장한 만큼 시즌 1에서 괴롭힘을 주도하던 '황장수'같은 강력한 빌런 대신 제도의 꼭대기에서 방관하고 묵살하는 군림 세력 '구자운(지진희)', '오민우(정석용)'가 그 자리를 메꾼다.
시즌 1에서는 안준호, 한호열이 목격한 사례들을 통해 군 제도의 검은 실황을 수면 위에 드러냈다면, 시즌 2에서는 이를 신호탄 삼아 그러한 과거를 딛고, 현재의 어떤 노력들을 통해 미래를 변화시켜야 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파한다. 안준호, 한호열을 비롯해 과거 근무 태만으로 검거 예정이던 탈영병의 자살을 막지 못한 '박성우(고경표)'는 시즌1에서 지켜내지 못한 이들에 대한 죄책감을 떠안은 채 등장한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명확한 해법도, 부조리를 혁파할 힘도 없다.
대신 작품은 일개 DP에서 실질적인 권한이 있는 박범구, 임지섭 그리고 새로 투입된 '서은(김지현)'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안타고니스트는 아니지만, 폐쇄적인 군 시스템의 일부로서 상급자의 지시로 혹은 현실적인 조건으로 부조리에 타협했거나 다소 수동적으로 대처했던 그들은 현장에서의 각성을 통해 고발자, 진술자로 서게 된다. 그리고 탈영을 개인의 일탈로 환원하고 체포해 다시금 귀속시키는 것이 해법이라 믿는 안일함에 대해 일갈하며 탈영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혹은 2차 가해를 야기하는 사회적, 제도적인 폭력에 대해 주지시킨다. 바위에 달걀치기일 뿐인 외침일지언정 흔적이라도 남기기 위해.
사회파적인 성향이 짙어졌다. 그러나 제도 자체를 해부하면서도 모든 책임을 전가하지 않는 것이 인상적이다. 예컨대 탈영병들의 속 사정을 들여다보지만 모든 선택을 두둔하지 않고, 국가의 책임 못지않은 개인의 과실을 상기시킴으로써 비약을 상쇄한다. 감정적으로 선동하는 비판이 아닌, 침착하고 논리정연하게 모두가 통감해야 할 사안들에 대해 짚어내는 비판인지라 '허구'로만 그치지 않는 효용성을 갖춘다. 시즌 1보다 무거운 메시지가 담긴지라 극적인 재미는 다소 흐릿해진 편이다. 또한 박범구, 임지섭이 주요한 롤을 쥐게 되면서 일말의 유쾌함을 안겨주던 두 DP의 콤비합도 보기 드물어졌다. 다만 흥행공식에 집착하지 않고 유효한 외침을 담았기에 더 만듦새 있는 작품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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