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제로썸이 아닌 윈윈 '스트릿우먼파이터2'

메디먼트뉴스

2023.09.25 09:30:05

조회 26 추천 0 댓글 0

[메디먼트뉴스 김민서 인턴기자]

가 지난달 22일 첫 방송을 한 이래로 연일 기염을 토하고 있다. 2021년 방영된 시즌 1의 후속작으로 다양한 장르와 분야에서 활동 중인 여성 댄스 크루들의 경진으로 1등 팀을 가린다는 뼈대는 동일하지만 달라진 점도 두드러진다. 그중 표면적으로 눈에 띄는 건 출연자 섭외의 폭이 해외로까지 확장됐다는 것이다. 일본 댄스 신을 대표하는 크루 '츠바킬'과 영미권 댄서들이 포진한 글로벌 크루 '잼리퍼블릭'이 그렇다. 해외 유수의 크루를 영입한 엠넷의 선택은 다음 이유에서 탁월한 지략일 수밖에 없다.

우선 시즌 1과의 차별점을 두는 데 있어 톡톡한 역할을 해냈다. 시즌 1은 국내 댄서들의 역량과 댄서 신의 비하인드를 대중적으로 알리는 데 주력했다. 프로그램을 접한 이들이라면 알 테지만, 당시로서는 배틀 신에 관심이 많거나 아이돌의 안무가를 따로 서치할 정도로 관심이 있는 열성팬이 아니고서야 크루명과 크루원들이 생소한 것이 실정이었다. 이에 엠넷은 자극적인 편집과 짜깁기로 우선 관심을 끈 뒤, 화려한 퍼포먼스와 뭉클한 서사로 시청자들의 이입을 유도했다. 프로그램의 파급력은 지대했고, 방송이 종료된 이후에도 한동안 가비, 노제, 아이키, 모니카, 허니제이 등 수장들은 여타 예능에도 활발히 출현하며 대세를 입증했다.

전 시즌이 국내 댄서들의 역량을 각인시키고 인지도를 쌓는 레벨이었다면 금번에는 해외 댄서들과의 배틀을 추가해 국내 댄서들의 위상이 어디까지인지 체감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그러나 주최국에게 무조건 유리한 판도인 것도 아니다. 계급 미션에서 츠바킬의 '레나'가 선보인 절도 있는 강약 조절과 곡 전체를 온전히 소화한 듯한 표정 연기는 심사단의 호평을 샀고 그녀는 실력으로 당당히 센터 자리를 꿰찼다. 한편, 리더 계급 미션에서 커스틴은 유연한 무빙과 무대 장악력으로 월드 와이드 크루 수장으로의 자격을 증명했다. 센터 자리는 안무 원작자인 바다에게 넘어갔지만 실력 부족이 아닌 매력 차이라는 것에 동의하는 대중적 분위기가 형성됐다.

더불어 해외 참가자들에게 어찌보면 약점이기도 한 소통 문제로 초반에는 크루 간 갈등을 일기도 했지만 종반에는 관용과 능동적인 노력을 바탕으로 더한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했다. 예컨대 계급 미션 당시 주어진 곡의 한국어 가사를 완벽히 숙지하지 못한 채로 안무 구성을 한 잼 리퍼블릭의 라트리스는 다른 크루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완성도 있는 안무를 위해 미션 곡을 숙지하며 K-POP 데스 매치 미션에서 잼 리퍼블릭은 곡의 가사와 완벽히 조응하는 독창적인 안무로 호응을 얻었다.

한편, 상대 팀의 창작 안무를 흡수해야 하는 K-POP 데스 매치 미션의 룰은 크루 모두에 고민을 안겼지만, 마네퀸의 그것은 유독 더 가혹했다. 스타일도, 보폭도 다른 잼 리퍼블릭의 안무를 소화해야 했기 때문이다. 사실 안무의 테크닉 자체는 간단했지만, 해외 댄서 특유의 느낌을 살리기란 여간 쉽지 않았고, 그들은 밤을 지새우며 연습에 임했다. 결국에는 무대에 올라 성공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땀의 결실을 맺었다.

이런 점에서 에서 엠넷이 제시한 서바이벌은 제로썸이 아닌 윈윈일 수밖에 없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마저 허문 그들의 성과는 두고두고 기억될 것이다. 상대가 아닌 각자의 한계를 과감히 정면하고 검질기게 전진 중인 그들에게 패배란 존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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