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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보기 좋은 국내 스릴러 영화 두편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7.08 21:25:04
조회 65 추천 0 댓글 0
[메디먼트뉴스 김민서 인턴기자]

 살인적인 더위에 장마까지 겹치면서 끈적하고 꿉꿉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요즘, 이러한 여름의 감각과 잘 조응하는 국내 스릴러 영화 두 편을 소개해 보려 한다. 먼저 소개할 영화는 거장 이창동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유아인, 전종서, 스티븐 연 배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 (2018.05 개봉), 두 번째 영화는 이선균, 조진웅 등 걸출한 실력파 배우들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김성훈 감독의 (2014.05개봉)이다.

두 영화는 공통적으로 스릴러 장르이지만, 상당히 상이한 감각과 분위기로 몰입을 자아낸다. 이 결말로 향해 갈수록 관객을 미궁 속에 가두는 작품이라면, 는 극단의 박진감과 긴장감으로 숨통을 조여오는 작품이라고 단편적으로 평할 수 있다. 미스터리 스릴러와 서스펜스 스릴러의 차이를 극명하게 체감할 수 있는 두 작품인 동시에 좀 더 문학적으로 은유하자면, '냉기'와 '열기'의 대립으로도 볼 수 있겠다. 무더위를 삭히고 싶은 이들에게는 서늘한 감각으로 충만한 을, 여름의 진득함을 배가하여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는 팽팽한 긴장감을 몸소 경험할 수 있는 를 권한다.​

서늘한 감각의 미스터리 스릴러 '버닝'


 영화 은 앞서 언급했듯, 국내 거장 이창동 감독의 여섯 번째 장편작이자, 무라카미 하루키의 원작 단편 소설 를 바탕으로 각색된 작품이다. 영화는 작가 지망생 '종수(유아인)'가 우연히 유년 시절 친구 '해미(전종서)'와 조우하고 재회하는 시퀀스로 이야기의 문을 연다. 어느 날, 해미는 아프리카 여행을 불현듯 떠난 뒤, 정체불명의 미스터리한 남자 '벤(스티븐 연)'과 함께 복귀하게 되는데, 영화는 이후 이 셋의 관계 내에서 발생하는, 해미의 실종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을 주인공 '종수'의 시각에서 의심하고 추리하는 방식으로 풀어간다.


스포일러가 되는 부분이라 영화가 결국 어떻게 맺어지고, 사건이 어떻게 종결되는지 구체적으로 나열할 수는 없지만, 은 서두에서도 언급했듯,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더 모호해지는 영화이자,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간 후부터 비로소 시작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끝끝내 감독이 명확한 해답을 쥐어 주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데, 그러한 연출 자체가 사실은 감독의 키 메시지였음을 이해하면, 보다 입체적이고 색다른 결로 해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의 사회가 청춘들에게는 미스터리 그 자체일 수 있다는 감독의 전언을 돌이켜볼 때, 위태롭고 초라한 현실 속에서 동시대 청춘들이 절감할 열패감, 좌절 같은 것을 미스터리라는 장르의 외피로 풀어낸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을 테다. 그러한 지점에서 영화의 제목인 '버닝(Burning)'의 중의적 함의 또한 읽어낼 수 있다. 'Burning'은 청춘들이 갈망하는 무언가를 내포하는 동시에, 화염에 휩싸여 소진되는 무언가로도 볼 수 있다. 과연 속 그 실체들은 무엇일지 영화를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

숨통을 조여오는 서스펜스 스릴러 '끝까지 간다'​


과 확연히 다른 결로 흥미를 돋우는 는 극의 초반부터 결말까지 '설상가상'의 태도로 일관하는 영화다. 주요한 플롯은 극중 형사로 등장하는 '고건수(이선균)'의 악몽 같은 그 하루로부터 출발한다. 아내의 이혼 요구와 어머니의 부고를 동시에 통보받은 그날, 그는 실수로 뺑소니 사고를 내게 되고, 이를 은폐하고자 어머니 관 속에 시신을 유기하게 된다. 그렇게 무사히 종결되었다고 안심하던 찰나, 그의 모든 범죄를 목격한 누군가 (극 중 '최창민(조진웅)')가 존재를 알리며 그의 숨통을 계속해서 조여온다. 줄거리만 접해도 극의 긴박한 분위기를 쉽게 예측할 수 있을 텐데, 단언컨대 영화는 당신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극단으로 휘몰아친다. 관객의 예상과 추측을 계속해서 배반하고 뒤엎으며 제목 그대로 정말 끝까지 가고야 마는 것이다.


자신의 과오를 덮고자 시작된 우발적인 악행이 종국에는 계획적인 악행으로까지 이어진다는 점, 악(고건수)과 더 큰 악(최창민)의 대립과 결투를 그린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악', '불의' 그 자체를 선전하는 영화인 건데, 흥미로운 건 예기치 못한 순간에 치고 나오는 유머 같은 것들도 놓치지 않고 극에 적절히 녹여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리드미컬한 전개, 이선균과 조진웅 배우의 탄탄한 연기가 첨가되어 독보적인 오락적 재미를 선사한다. 이 느린 호흡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성을 자극하는 작품이라면, 는 빠른 속도감과 반전으로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순간의 감각과 본능을 조련하는 작품인 것이다. 손에 땀을 쥐며 여름의 감각을 정말 '끝까지' 맞보고 싶은 이들에게 적극 권하며, 이만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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