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한 뼘 더 자란 만큼의 그늘, 영화 '우리집'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7.21 20:40:05
조회 36 추천 0 댓글 0
[메디먼트뉴스 김민서 인턴기자]

 시작부터 마음을 내줄만한 영화를 만날 일은 드물다. 그 점을 고려할 때 윤가은 감독은 탁월한 재능을 지닌 연출가다. 감독의 첫 장편작이자 첫 관계 맺음에 접어든 아이들의 복합적인 감정을 담았던 에서는 '피구 편 가르기'라는 소재를 통해 무리에서 배제될 두려움을 감추지 못하는 아이의 표정으로 시작해 작품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단숨에 납득시켰다. 차기작 에서는 학교가 아닌 일반 가정집으로 공간을 옮겨 부모의 언성에 짓눌린 주인공 소녀 '하나'를 주인공으로 비춘다. 갈등을 무마하기 위해 부모를 대신해 밥상을 차리고 애써 그 대화에 비집고 들어가지만 꺾이고 튕겨져 나오는 소녀의 눈에는 (의 주인공 '선'과는) 또 다른 결의 불안이 담겨 있다. 

하나는 내내 반목한 채 화해할 시도조차 하지 않는 무정한 부모, 차라리 이혼을 하라며 나몰라라 하는 오빠를 대신해 직접 팔을 걷고 관계를 회복해 내고자 대신 집안일을 도맡기도 하고, 가족 여행을 가자고 조르며 부단히 애를 쓴다. 그렇게 분투하던 어느 날 마트에서 장을 보던 하나는 어른들 없이 떠도는 유미 유진 자매를 발견하고, 우연히 언니를 잃은 유진을 도와주다 언니인 유미와도 친해지게 된다. 지방에서 근무하는 부모님 대신 삼촌의 간헐적인 돌봄 아래 있는 자매를 위해 하나는 제 장기인 요리를 활용해 아이들에게 좋은 언니가 되어준다. 그러던 중 자매는 갑작스레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고, 잦은 전학과 이사에 지쳐 있던 자매는 하나의 조력에 힘입어 집 매매를 방해하기 위한 작전들을 짜고 야물진 손과 천진한 상상력을 활용해 실행에 옮긴다. 


때로는 그런 얕은 수들이 통할 때도 있고, 혹여 좌절되더라도 그런 대로 아이들은 웃고 떠들며 함께 있다는 느낌 자체를 즐기지만, 점차 제 힘으로는 바꿀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절감하게 된다. 하나는 갖은 노력을 통해 겨우 여행 허락도 받아냈고, 부모님의 다툼도 눈에 띄게 줄어 관계가 호전되었다고 안심했지만 사실은 자녀들 몰래 차차 이혼을 준비해가는 부모님의 대화를 엿들으며 배신감을 느낀다. 한편, 방문도 걸어잠그고 집도 어지럽히는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 막아보려 했지만 어른들이 부재한 상황에 당장 집이 매매될 위기에 처하자 애써 정붙인 집을 떠나게 될까 유진 유미는 다시금 불안해진다. 

"우리집은 진짜 왜 이러지?" 캐리어를 끌고 집을 나온 하나의 제안으로 자매는 직접 부모를 찾고자 지방으로 향한다. 급한 마음에 무작정 발걸음을 옮겼지만 복잡한 초행길에 아이들은 우려대로 길을 잃고 만다. 설상가상으로 휴대폰마저 통용되지 않자 애써 숨기고 담담한 척 했지만 제 고민만으로도 버겁고 서러운 아이들의 속내가 삐죽삐죽 터져나오기 시작한다. 당장 가정이 붕괴될까 두려운 하나는 집만 이동할 뿐 화목해 보이는 부모님이 있는 유미의 투정이 성가시고, 결국 부모와 만나지도 연락도 하지 못한 채 이사가 확정되고 만 상황에 유미는 모든 것을 회유한 하나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아무리 속깊고 철든 아이들이라 해도 결국은 '아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그렇게 투닥거리고 주저 앉아 울던 아이들은 우연히 아늑한 텐트와 식료품들을 발견하고는 금새 해맑게 화해에 이르고 한데 누워 동심을 부풀려 미래에 함께 살 집에 대한 이야기들을 속닥이기도 한다.

영화가 부러 명확한 결말을 제시하진 않지만 현실로 복귀한 후 하나의 가족은 부모의 이혼과 동시에 와해될 것이고, 자매는 결국 이사를 갈 것이다. 다만 이는 모두가 애초에 예상하던 바이며,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목표의 성패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중요한 건 그 결과에 당도하는 동안의 과정일 것이다. 

전작 과 마찬가지로 의 주인공들 또한 소위 '애어른'이라 불릴 만한 속깊은 아이들이다. 감독은 이번에도 또래들보다 한 뼘 더 자란 듯 보이는 아이들의 등 뒤로 새겨진 그만큼의 그늘을 포착한다. 다만 어두운 면면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일상이란 것이 다 그렇듯, 가끔은 울적하고 때로는 행복하고, 어떤 노력을 들여도 회복하거나 이룰 수 없는 것도 있는 반면 선물처럼 찾아오는 만남도 있고, 상처를 받기도 내기도 하지만 서로를 치유로 이끌기도 하고, 아픈 순간도 있지만 그 모든 걸 상쇄할 만한 찬란한 순간들도 존재한다는 진리에 입문해가는 아이들의 여정과 성장을 선명한 질감으로 담아낸다.



▶ 미디어 콘텐츠 슈퍼 취업특강을 듣고 나서▶ 장기하 밀수 ost 음악감독으로 참여▶ '나는 솔로' 제작진, 15기 현숙이 영식에게 비매너 논란 사과 "마음 아파..우릴 욕하길"▶ 천둥♥미미 '결혼 발표'에 최수종 생애 첫 주례 약속..."내년 결혼 계획 누나 산다라박도 좋아해"▶ 한기범, 마르판 증후군 투병 고백..."두 아들 모두 경계성 자폐 스펙트럼 진단"▶ '댄스가수 유랑단' 보아, 란제리룩에 당황 "이거 진짜 입으라고?"▶ '컬투쇼' 산다라박, 과거 인기 언급 "男연예인 이상형 1순위, 나였다…수지 등장 후 밀려났다"▶ '고딩엄빠3' 하하 하차, 마지막 인사는 "피임 잘합시다"...하하 빈자리는 서장훈▶ 천둥♥미미, 최수종♥하희라 '세컨 하우스2' 진안 출격…비밀 연애 스토리 공개▶ 김민우 근황 공개, 외제차 세일즈맨 변신 "21년간 차 1000대, 연간 80대 팔았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이슈 [디시人터뷰] 웃는 모습이 예쁜 누나, 아나운서 김나정 운영자 24/06/11 - -
10629 임영웅, 아이돌차트 평점랭킹 124주 연속 1위...이찬원 김호중 각각 2, 3위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209 2
10628 유노윤호, 채널A '뉴스A' 출연 "K팝 아이돌도 사람이고 노래하는 기계가 아니다" 일침 [89]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8609 17
10627 김서형, 독립영화 '비닐하우스' 1만 돌파…지난달 26일 개봉 직후 입소문에 저력 발휘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112 0
10626 지연, 67억 신혼집 뷰 공개…♥황재균 첫 홈런에 눈물 펑펑 "기뻐서 우는 것" [84]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11313 17
10625 '아씨 두리안' 최명길♥곽민호 결혼, '아씨 두리안' 측 "충격·반전 터질것" 막판 킬링 포인트 5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186 0
10624 '댄스가수 유랑단' 김완선X엄정화X이효리X보아X화사, 서울공연 끝으로 종영...전국 유랑 여정 마무리 [2]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85 0
10623 안은진 연인 OST 참여, '연인' 세 번째 OST '다만 마음으로만' 직접 부른다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55 0
10622 '국민사형투표' 박해진X임지연x박성웅, 첫방부터 파격변신 통했다!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96 0
10621 '국민사형투표' 임지연, 완벽 연기 변신...'더글로리'→'마당집'→'국민사형투표' 또 흥행 이끌까?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99 0
10620 페이커 살해 예고 "페이커 숙소에 찾아가 흉기로 해치겠다"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와...경찰 수사 착수 [2]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303 1
10619 리쌍 길 전속계약, 27년 前매니저 손잡고 MLD엔터에서 새출발 "신인 그룹 프로듀싱 참여"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149 0
10618 박술녀 택갈이 의혹 반박, '실화탐사대' 기성한복 '택갈이' 고발남 사연에 "결단코 그런 일 없다" [29]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5690 3
10617 김도연 영화 열여덟 청춘 주연을 맡다.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56 0
10616 비와이, CTM과 레이블 매니지먼트와 서비스 게약채결 [1]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92 0
10615 '노 웨이 아웃' 이광수, 연기 변신…신선한 여름소재로 순수한 청년으로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62 0
10614 이효리, "지훈아 오늘은 벗지 마라" 경고에 "벗는 건 내 자유이지 않나" [1]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272 0
10613 한소희, 진한 스모키 메이크업하고 시크한 매력 발산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142 0
10612 정태우, 중등 검정고시 시험보는 붕어빵 첫째 아들과 찰칵 "잘하리라 믿는다 아들 파이팅!!"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126 0
10611 블랙핑크 리사, 과감하게 연두색 비키니 입고 섹시美 과시 [76]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7079 11
10610 '♥이상순' 이효리, 양갈래로 땋은 머리 눈길...네티즌 "치티치티뱅뱅 이효리 같다" [1]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130 0
10609 '킹더랜드' 윤아, 이준호와 웨딩드레스 입은 웨딩사진 공개...소녀시대 수영 "눈호강"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98 0
10608 강원래 아내 김송, 성형수술 전후 공개 "예쁘게 한 땀 한 땀 꿰매주셨다"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287 0
10607 NCT DREAM, 정규 3집 'ISTJ' 7월 월간 음반 차트 정상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29 0
10606 윤세아, 드라마 '완벽한 가족' 출연 확정…'SKY 캐슬' 이후 김병철과 또 한번 부부 호흡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95 0
10605 츄, 한화 이글스 시구자 낙점...소속사 "츄, 오는 12일 한화 이글스-두산 베어스 경기 시구자 선정"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67 0
10604 제로베이스원 김태래, '복면가왕' 출연, 소중한 경험...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58 0
10603 '명품 몸매' 이혜영, C사 명품 수영복 입고 하와이에서 섹시美 과시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152 0
10602 임영웅, '미스터트롯 예선에서 부른 '바램' 무대 영상 2400만 뷰 달성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113 2
10601 추신수 텍사스 1200평 '추패밀리하우스' 산불로 전소...♥하원미 "우리들의 추억이 다 사라진 기분"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1 87 0
10600 박술녀 "택갈이, 맹세코 없다" 눈물...박술녀를 고발한다는 남자의 정체는?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0 125 0
10599 박수홍 동생 증언, "큰형, 동생들 착취 대상으로 여겨"...박수홍 눈물 [1]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0 136 0
10598 송가인 콘서트, '미스트롯' 진선미 출신 정미애X홍자 함께 합동 콘서트 '꽃' 9월 개최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0 58 0
10597 24살 이지현 씨, 국악과 해금의 아름다운 알리는 꿈 꿔 뇌사장기기증으로 3명 생명 살려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0 89 1
10596 '힙하게' 한지민, "힙하게 무섭고 웃긴다...코미디와 스릴러까지 있는 작품"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0 81 0
10595 K팝 콘서트 라인업 확정, 하루 전 출연 결정한 아이브 포함 뉴진스 NCT 드림 강다니엘 등 참여...BTS는 불참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0 109 0
10594 '하루 1만보 걷기' 목표? 2400보만 걸어도 심혈관 사망위험 ↓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0 158 0
10593 SM, 백현 개인법인 설립 몰랐다? "백현 개인법인 설립, 기사로 알아...첸백시 전속계약은 유효"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0 135 0
10592 정애리 9주기, 지난 2014년 반포한강공원에서 산책 중 실족사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0 112 0
10591 700억 건물주 서장훈도 '헉' '건물 15개·현금 1200억' 싱가포르 재벌男 등장 [39]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0 6234 3
10590 송가인, '편스토랑' 출격 "3개월 식비 4천만원..매니저 20kg 쪘다" 충격 [18]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0 5577 8
10589 큐라티스, 전 세계 10억명 소외 질환자 구한다… 주혈흡충증 백신 라이선스인 계약 체결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0 69 0
10588 대웅제약, 국내 최초 SGLT-2 당뇨병 신약 '엔블로' 4대 종합병원 입성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0 116 0
10587 김희선, '달짝지근해' 커플 호흡 유해진 언급 "유해진과 키스신, 내가 다가가기만 해도 웃어"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0 106 0
10586 김새론 복귀? 음주운전 자숙 1년만에 뮤직비디오 여주인공 맡아 [1]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0 276 1
10585 [컬럼] 말복 보양식과 식이요법을 통한 발기부전 예방법은?!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0 52 0
10584 최민수 강주은 사과, 반려견과 함께 현충원 방문 논란 "우리 부부 같이 실수하지 마시길"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0 133 0
10583 [스타&헬스] 윤도현 암 투병 고백, "2012년 건강검진 후 암 진단...남몰래 3년간 암 투병했다"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0 96 0
10582 SM, 에스파 윈터 협박글 작성자 고소 [8]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0 252 0
10581 넷플릭스 '패러다이스', 수명을 사고 파는 시대가 도래한다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0 152 0
10580 최민수♥강주은, 반려견과 현충원 산책…"동행 금지", "숭고한 곳인데" 누리꾼들 지적 [2] 메디먼트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10 147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