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하나의 방이 있다.

 수년 동안 사람이 살지 않아 적막한 방이 있다.

 그 방에서는 10년 전에 어떤 사람이 살다가 죽었는데 이후로는

아무도 그 방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 방에는 한마디로 사건이 없이 적막만 흐르고 있었다.

 이 방에 당신이 들어가면 뭔가 귀신을 볼 확률이 많다고 생각하는가?

 정답은 예스이다.

 위에 그림을 보고 혹시 눈치를 챈 사람이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천재다.

 이동하지 않는 폐쇄된 공간은 시간축만 흐른다.

 여기서 지구가 자전과 공전을 하니 그 방도 사실은 움직인다는 질문은 하지 말자.

 그 방은 지금의 방의 모습과 1시간 전의 방의 모습, 그리고 5년 전의 방의 모습,

10년 전의 방의 모습들이 연속으로 시간축을 따라 포개진 레이어층과 같다.

 최대한 간단히 설명하기 위해서 현재와 5년 전과 10년 전만을 골라내서 생각해 보자.

 현재의 방에서는 벌레가 한 마리 기어갔다.

 5년 전 방에서는 어디서 낙엽들이 떨어졌다.

 이 폐쇄되고 적막한 공간에서는 사건이 별로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10년 전에는 어떤 사람이 거기서 죽었다.

여기서는 그 직전의 모습이다.

 그러면.. 이제  각기 시간이 다른 방들을 포개어 보라.

워낙 사건이 적어서 맨 뒤에 있는 10년 전 방의 모습이 보이게 될 것이다.

 사건이 많이 일어나는 공간에서는 각 시간의 층층마다 무수히 많은 사건의 점이 찍어진다.

그래서... 오래된 과거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게 된다.

 그러나... 사건이 거의 일어나지 않은 공간에서는

오래된 과거의 일이라도... 이후 시간대에서 사건들이 아주 희박하기에 가려지지가 않는다.

 그래서 보이게 된다.

 그리고, 멀리 떨어진 별이라도 그 별 자체가 크고 밝으면 더 가까이 보이는 것처럼

특히나 죽음으로 넘어간 사건은 그 시공간에 아주 커다란 별처럼 박히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사건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한적하고 으스한 곳에서

과거의 시공에 각인된 어떤 사건과 당시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다.

 그에게 말을 걸어 보라.

그가 이상하게도 그 당시 상태의 심리상태만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당신은 그 시공단면의 흔적만을 본 것이다.

 죽기 전의 그가 살았던 더 오래된 과거까지 꿰뚫어 보게 된다면

더욱 완전한 인격체와 같은 귀신과 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귀신과의 대화와

영혼과의 대화는 엄밀히 말해서 틀리다.

 귀신은 과거의 시공을 꿰뚫어 보는 이들이 볼 수 있지만

영혼이라는 것은 시공을 뚫고 나간 다른 차원에 관련한 것이기 때문이다.

 슬프게도.. 이 영혼이라는 것에서는 어떠한 설명을 하기가 난감하다.

귀신을 쫓는 것은 사실..

과거의 트라우마를 쫓는 것과 같다.

 그런데, 영혼이란 시공을 넘어서는 다른 차원이나 고차원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여기서 섣불리 뭐가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는 없다.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인간들은 영혼이 있다는 쪽으로 생각을 한다.

종교와 과학이 서로 다른 거 같지만

과학에서 말하는 다차원이나 고차원은 종교에서 말하는 영혼의 영역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일단.. 여기서는 귀신의 의미부터 파헤쳐 보았다.

 나는 누구인가?

 사실은.... 미친 넘이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