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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3국 국민은 북한 문제보다 영토 분쟁이 동아시아에 더 큰 안보 위협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일 간 독도 문제, 중·일 간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갈등이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불안해지고 있는 지역 정세가 반영된 결과다.

아사히(朝日)신문은 7일 한·중·일 3개국 국민 4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요인’을 묻는 질문에 ‘영토문제’라는 응답이 ‘한반도 정세’ 보다 많았다고 보도했다. 조사에 따르면 영토문제를 꼽은 응답률은 한국이 58%, 중국이 36%, 일본이 63%로, 한반도 정세를 택한 응답률(한국 50%, 중국 21%, 일본 38%)을 웃돌았다.

역사 문제를 둘러싼 입장차도 컸다. 중·일전쟁, 한국 식민 지배 등 과거사 문제가 해결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일본에서는 ‘해결됐다’ 48%, ‘해결되지 않았다’ 47%로 비슷했으나, 한국과 중국에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응답이 각각 97%, 88%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지난해 12월 말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에 대해 한국과 중국 응답자들은 각각 97%, 95%가 ‘좋지 않았다’고 답했다.

반면 일본 응답자들은 ‘좋지 않았다’는 반응이 47%, ‘좋았다’는 반응이 41%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일본 내부여론은 반대론이 조금 높은 편이지만 찬성론도 무시 못할 수준임이 드러난 것이다.

영토·과거사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면서, 한·중·일 국민들의 상대국가에 대한 호감도는 크게 악화하고 있다. 한국 응답자의 67%, 중국 응답자의 74%가 ‘일본이 싫다’고 답했고, 일본에서는 ‘중국이 싫다’는 응답이 51%, ‘한국이 싫다’는 34%였다.

특히 중국과 일본은 상대를 가장 큰 ‘군사적 위협을 느끼게 하는 국가’로 지목하고 있었다. 2005년 조사에서 북한(57%)을 가장 큰 위협이라고 했던 일본 응답자들은 이번 조사에서는 중국(55%)을 가장 많이 택했다. 중국 응답자들은 2005년에는 미국(73%)을 압도적으로 많이 택했지만, 이번엔 일본·미국이 각각 42%로 공동 1위가 됐다.

그러나 3국 국민 모두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일 관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매우 필요하다’ 또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일본에서 80%, 중국에서 85%에 달했다.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해서도 일본 응답자의 74%, 한국에서 84%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