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정보의 바다라고들 하는데 그것은 현상이라는 커튼 한꺼풀 뒤에 펼쳐져 있는 세상의 본질을 전혀 통찰하지 못하는 아주 피상적인 인식일 뿐이다. 인터넷은 본래 정보의 보안과 통제를 위해 만들어진 군사적인 목적을 가진 시스템이다. 최근에 이르러 일부 선진국가들에서 민간인들이 광범위하게 이 시스템에 접속하고 있다고 해서 그 본질적인 성격까지 변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터넷에서 범람하는 각종 방송과 신문 등의 쉴새없이 교체되는 시사적인 뉴스정보들과 스포츠, 영화, 게임, 포르노 그리고 소셜네트워크 등의 오락거리들은 민간인들이 정작 주요핵심정보에 도달할 일말의 가능성조차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일종의 일차적인 방화벽의 기능을 자연스럽게 수행하고 있다.

이차적인 방화벽은 상대적으로 고등교육을 받은 중산계층들이 향유하는 고급문화들로서 학문과 예술 그리고 국제경제와 해외여행 등에 관련된 정보들인데 절대 대다수의 민간인들은 이 정도 양의 지식도 소화해내기에 벅차다. 이러한 속물적인 근성에 이리저리 이끌려다니는 자들이 자신을 자신의 운명의 주인이라고 믿는 것은 그냥 보기에도 우스운 어리석은 자만에 불과할 뿐이다. 게다가 이러한 암시에 가까운 단순한 확신이 강한 부류들일수록 직접적으로 고용하여 임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추가적인 고정비용이 전혀 소요되지 않는 말그대로 저절로 인터넷의 본래 목적에 더욱더 부합하는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선전선동기계 그리고 경호경비기계로 열심히 작동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