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너도 어렸을 때 가족한테 상처받고 자란 것 같아.

어린애들 좋아하는 부류는 다 그렇더라구.

나도 그렇고, 내 친구 중에서도 그런 경우가 있었어.

근데 가정에서 상처를 입는다는 게 보통 가정폭력이나 부모자식간에 불화 때문인 게 대부분인데

나같은 경우는 부친한테 성폭행을 당했다는 거야.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시작돼서 중1때 끝났어.

어릴 때는 그냥, 마냥 아빠가 나 좋아서 그러는 건 줄 알았는데.

생리 시작하고 중학교 입학해서 애들하고 얘기하다보니까

애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건지 알게된 거야. 나 진짜 그전까진 암것두 몰랐는데...

근데 그짓이 여태껏 부친이 나한테 한짓이랑 비슷했던 거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물론 아는데...

부친이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는 원래 이러는거고, 우리만의 비밀이라고...

그래도 최소한의 양심은 있었는지 그걸 갖다대고 문지르고 그랬지 삽입은 안 했어. 뭐 다행이지만...

아마 이거 때문에 내가 애기들나오는 동인지같은 걸 보는 것 같아.

흥분되는 건 아닌데 그냥 동질감같은 게 느껴져서.

하여튼 충격받아서 엄마한테 말했는데 엄마도 충격받아서 부친이랑 별거하게 됐어.

글구 엄마가 미안했던지 해달라는 거 다 해줄 테니까 원망은 하지 말아달래.

그뒤로 정말 내가 해달라는 거 다 해주고, 사달라는 거 다 사주고 원하는 거 다 하고 살았어.

내가 스스로 강해져야겠다고 생각해서 혼자 해외여행도 몇번 갔다오고

여자인 게 싫어서 남자처럼 행동하고 그랬던 거 같아.

공부든 운동이든 음악이든 진짜 죽도록 해왔어. 그냥 잊고 싶어서.

이게 내 배경이야. 현재 졸업을 앞둔 고딩인데

대학진학하고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구

어차피 돈벌려고 취업하는 건데 부모돈으로 평생 먹고살 걱정은 없으니까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공부하고 여행다니고 하다 죽을 생각이야.

내가 겉보기엔 착해보이고 친절하고 그렇게 보이는데

진짜 사람이 너무 싫어. 그냥 완전 염세주의자인 거 같아.

내 부모도 싫고, 그냥 인간적인 감정은 완전 잃어버렸어.

내가 너한테 묻고 싶은 건 세 가지야.

이런 상황에서, 너는 부친을 용서해줄 수 있어? 만약 그렇다면 이유는?

너라면 이런 조건에서, 어떤 식으로 사고하고, 어떻게 살아갈 거야?

그리고 너는 남자인 것 같아서 물어보는 건데, 남자는 누구나 어린 애를 겁탈하고자하는 욕망이 있는 거야?

너역시 그런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