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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 퇴장 이인임, 그가 지키고 싶어했던 고려는?모바일에서 작성

닉넴고정(118.41) 2014.05.03 16:59:36
조회 243 추천 6 댓글 2

\'정도전\' 퇴장 이인임, 그가 지키고 싶어했던 고려는?

스타뉴스 2014.05.02

"힘없는 자의 용기만큼 공허한 것도 없지요. 세상을 바꾸려거든 힘부터 기르세요. 고작 당신 정도가 떼쓴다고 바뀔 세상이었으면, 난세라 부르지도 않습니다." KBS 1TV 대하사극 \'정도전\' 中 이인임의 대사

지난달 27일 방송된 KBS 1TV 대하드라마 \'정도전\'(극본 정현민·연출 강병택 이재훈)에서는 이인임(박영규 분)이 귀양길에서 정도전(조재현 분)과 마지막 환담을 나누다 숨을 거두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인임. 기황후의 힘을 등에 업은 기철 일파가 공민왕에 의해 숙청된 뒤 고려의 \'마지막 간신\'으로서 고려를 좌지우지했던 인물이다. KBS 1TV 대하사극 \'정도전\'에서 이인임 역을 맡은 박영규조차도 "이인임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듯이, 당시 떨쳤던 권세의 크기에 비해서 행적이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역사책 삽화에서도 심술이 더덕더덕 붙은 얼굴에 가자미눈을 한 전형적 간신배의 모습으로 그려질 뿐이었다.

그러나 이인임은 대하사극 \'정도전\'에서 완전히 새롭게 태어났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고급 비단으로 화려한 무늬의 의복을 지어 입고 다니는 \'미중년\' 이인임은 당시 개경의 \'패셔니스타\'였을 법도 하다. 하지만 사극 \'정도전\'이 재해석한 이인임의 모습이란 비단 \'세련된 개경남자\'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그가 등장하는 장면마다 명대사의 향연이 펼쳐진다. 이인임이 여유 있는 표정으로 느릿하게 대사를 내뱉을 때면, 옛 병법서와 정치서 속 문장들이 영상과 음성이 되어 움직이는 듯하다.

음서로 정계에 진출한 이후 유약한 우왕(박진우 분)의 환심을 사서 국부(國父)의 자리까지 오른 이인임은 이성계(유동근 분)에 의해 축출되려는 순간 최영(서인석 분)의 비호를 받게 된다. 지금까지도 만고의 충신으로 불리는 최영이 자신의 숙적인 간신 이인임의 여죄 추궁을 반대했던 장면은 실로 파격적이다. 당시 최영이 수세에 몰린 이인임을 바라보던 눈빛에 단순한 측은지심만 서려있는 것은 아니었다. 최영과 이인임의 행보가 어떻게 달랐든, 두 사람의 길은 한데로 모아진다. \'현재의\' \'고려가\' 흔들리는 것을 막는 것. 단, 이인임의 \'고려\' 앞에는 \'귀족의 나라\'라는 수식이 붙고, 최영의 \'고려\' 앞에는 어떤 수식도 필요치 않았다는 것이 고려를 지키는 두 사람의 사소한 차이로 남을 뿐이다. 최영은 이성계와 의기투합해 이인임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게 했지만, 그간 이인임이 고려에 세운 공로를 생각해 관용을 베풀자고 말한다. 이성계가 "그가 대체 무슨 공로를 세웠단 말이냐"며 이에 맞서자, 최영은 이인임이 재정대신으로 있는 동안 고려가 대외적 안정을 찾았던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언성을 높였다.

같은 맥락에서, 최영이 곡식 값을 올려 폭리를 취했다는 죄목으로 상인들을 과도하게 처벌하려 할 때, 정도전은 그에게 "백성보다 나라를 앞세우는 것이냐"고 묻는다. 그러자 최영은 정도전에게 "저런 자가 어떻게 백성이냐"며 "나라가 있어야 백성도 있는 것"이라고 일갈한다. 이인임 역시 거듭되는 기근에 백성들이 굶주리는 사태가 발생했을 때 "나라 차원의 공짜 쌀은 더 이상 안 된다"고 잘라 말한 바 있다. 그는 "산과 들로 먹거리를 찾아야할 백성들이 죽치고 앉아 대궐만 쳐다보기 때문이다. 공짜도 반복되면 권리가 되는 것이다. 그리되면 고려는 망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들이 지키고 싶었던 것은 고려였지만, 그 안의 민생은 숙고의 대상조차 되지 못했던 것이다.

이인임과 최영은 백성을 포기하더라도 고려라는 나라를 반드시 지켜야만 할 나름의 명분이 있었다. 불로장생 말고는 고려 안에서 못할 일이 없었던 그들에게 고려의 변화란 필요치 않은 것일지 모른다. 그런 이인임과 최영을 바라보는 정도전에게도 이들의 고려를 반드시 부숴야만 할 명분이 존재했다. 서로를 설득하지 못했던 양측은 반목할 수밖에 없었고, 정도전은 이성계를 등에 업은 채 최영과 이인임을 차례로 숙청한다.

시청자들이 정도전이라는 인물에 열광하는 이유는 \'나라는 백성이 근본이고, 백성은 먹을 것이 하늘이다\'라는 그의 사상, 민본주의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는 \'변방의 촌뜨기\' 이성계가 정도전의 끝없는 설득으로 역성혁명의 대업에 가담할 것을 천명하며 "모든 백성이 군자가 되는 그 멋드러진 나라의 임금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던 장면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던 것과도 궤를 같이 한다. 역사 속 위인들의 애달픈 충절은, 어쩌면 그들이 양반이었기에 적어도 명예가 보장된 상황이라 가능했던 것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주인공 정도전을 향한 열광 이상으로 매회 이인임의 등장을 반겼다. 정도전이 극 초반에 전라도로 귀양을 가서 비중이 적었을 때 세간에서는 "대하사극 \'이인임\'"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돌 정도였다. 역사 속 이인임은 권세와 재물을 탐한 흔한 간신배에 불과하지만, 사극 \'정도전\'의 이인임이 시청자들에게 주는 울림은 남다르다. "정적이 없는 권력은 고인 물과 같다"고 말하는 이인임은, 정도전의 \'민본주의\'를 빛내기 위해 도구화되는 평면적 악역으로 남기를 단호히 거부한다. "의혹은 궁금할 때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감당할 능력이 있을 때 제기하는 것"이라 말하는 이인임은 이미 정도전의 정적이 아닌 정치스승이었기 때문이다.

정도전과 이인임의 목숨을 건 정치 대결은 명분 없이 부화뇌동하며 패를 지어 싸울 뿐인 작금의 세태와 정반대의 상황을 보여준다. \'대의\'는 각자의 마음속에 있기에 모두 다른 모양을 하고 있다손 치더라도, \'정도전\' 속 모든 정치가들은 최소한 나름의 \'명분\'을 갖고 우선 정적과 토론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같은 \'정도전\' 속 권모술수는 자칫 협잡으로 전락할 수 있었으나, 시대를 반영하는 스토리텔링으로 시청자들을 잡아끄는 분명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삼봉 정도전이 꿈꾸던 것은 미래, 새 나라였다. 반면 이인임의 신념은 현재의 나라를 지키는 것이었다. 혹자는 \'국가\'라는 구조에 집착해 그 안의 민생을 외면하는 이인임에게서 공감능력의 부재를 읽을 것이다. 그러나 \'정도전\'은 극 장르이지만 그 안에 절대선의 존재도, 절대악의 존재도 허락하지 않는 신선함이 있다. 또한 \'정도전\'은 정도전과 이인임의 대립을 통해 진정한 보수와 진보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사극이다. 특히 다수의 사극에서도 정도전과 이성계의 혁명을 방해하는 간신으로만 그려졌던 이인임의 무게 있는 재해석은 \'정도전\'을 더욱 빛나게 했다. 극중 이인임의 말처럼, 고려는 그에게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숙명"이었다. 이인임은 귀족의 몸으로서 그저 \'귀족의 나라\'를 지키고 싶었을 뿐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인임의 퇴장과 더불어, 정도전의 스승이자 야은 길재, 포은 정몽주와 더불어 고려 말 삼은으로 불리던 목은 이색(박지일 분)이 그의 새로운 정적으로 등장했다. 이는 또 다른 정치적 진영 대결의 서막을 알리는 장치다. "정치는 부수는 것이 아니라 지키는 것이다"라는 이색의 말에 정도전은 이렇게 답한다. "스승님은 지키십시오. 저는 부술 것입니다"라고.

바야흐로, 역성혁명의 시작이 예고되는 순간이었다.

오는 3일 방송될 \'정도전\'에서는 고려의 토지제도 개혁을 놓고 이색과 정도전의 정면대결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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