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보다 한 발 앞선 韓 신용평가 업계 위상

韓, 4년 전부터 印 등 국가등급 평가로 시장 선점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이 지난 2일(현지시간) 미얀마에서 개최된 '한·미얀마·ADB 금융포럼'에서 미얀마 재무부 차관 우 마웅 마웅 테인을 만나 양국의 경제협력과 금융분야 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독자적인 신용평가회사 설립키로 함에 따라 금융위기 이전부터 동남아에 진출한 한국 신용평가업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중국과 러시아는 인도, 브라질 등 브릭스(BRICS) 국가까지 참여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 신용평가회사들은 금융위기 이전부터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 진출을 타진하다 지난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나이스그룹 계열인 나이스신용평가정보가 인도,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의 동남아 국가와 브라질을 포함한 8개국의 정부신용평가를 지난 2011년부터 발표하기 시작했다.

무디스, 피치, S&P 등 국제신용평가회사의 잣대로만 평가받던 이들 국가에 새로운 아시아적 시각을 제시한 것이다. 90년대 동남아시아를 휩쓴 외환위기와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아시아 국가들은 서구 신용평가회사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해주지 않는다는 불만이 많았다.

정부 또한 신용평가회사의 동남아시아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소매금융은 급성장하고 있지만 신용평가업, 채권시가평가업 등 신용정보 인프라는 열악하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이날 출장 중인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미얀마 재무부와 한국의 기업신용평가(CB) 체계와 기업신용평가시스템(CCRS) 수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시스템이 현지에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미얀마 재무부에 정책자문관을 파견한다고 덧붙였다.

기업 CB는 금융기관.공공기관.대기업 등에 분산돼 있는 기업 관련 신용정보를 한데 묶어 관리하면서 가공하는 기업 관련 신용정보 업무다.

기업신용평가시스템은 기업을 신용평가에 따라 등급을 매기는 시스템이다. 정부는 미얀마의 신용평가 시스템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신용보증기금 전문인력으로 파견할 방침이다.

sdpark@fnnews.com 박승덕 김기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