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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알이 왜 기독교의 하느님한테 밀려났는지 알려줄까?

대노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6.18 23:06:25
조회 457 추천 3 댓글 10

바알은 다소 고립적이고 무서운 신으로 외딴 언덕이나 산꼭대기, 풍요로운 들판의 신이었고 하늘의 주인, 바꿔 말하자면 전 우주의 신이었다. 타니트도 하늘의 여신이었으며 농경의 번영을 위해 꼭 필요한 비를 내렸다. 그녀는 카르타고의 주요 수호신이기도 하다.

 

 

 

바알과 타니트를 위해 카르타고인들은 성대하게 제사를 지냈는데, 이 제사는 도벳이라 불리는 신성한 야외에서 치러졌다. 그런데 카르타고에서 발견된 수천 개의 도벳비문을 보면 숭배와 제사의 초점은 주로 타니트였다. 그런데 도벳이란 용어는 성서에서 아이를 제물로 바쳤다는 페니키아의 장소를 자리키는 말이다. 카르타고의 도벳은 1921년 카르타고의 남쪽 가장자리에 있는 인공 항구로부터 서쪽으로 50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되었다. 면적은 약 6,000제곱미터이다. 이곳에서 화장된 유해를 담은 단지들이 수천 개 출토되었는데 조약돌로 만든 칸막이에 하나씩 묻혀 있었다. 카르타고의 도벳 제사는 기원전 8세기 중반에서 기원전 146년 도시가 파괴될 때까지 꾸준히 지속되었는데, 매년 약 100개의 납골 단지가 매장되었고 모두 6만개 가량으로 추정된다.

 

 

 

1970년 카르타코 도벳에 대한 상세한 연구 자료가 발표되었다. 화장된 뼈에는 사람의 것과 짐승의 것이 있었는데, 예상과는 달리 인신제물이 짐승제물로 대체되지 않고 오히려 증가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초기에 짐승제물은 전체의 약 3분의 1이었는데 기원전 4세기에는 이 비율이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즉 이 시기 제물의 90퍼센트는 사람이었다는 뜻이다. 또한 기원전 8~6세기에는 사산아나 신생아를 주로 제물로 바쳤는데 기원전 4세기부터는 한 살에서 세 살 정도의 아이를 주로 바쳤다. 더군다나 한 납골단지에 아이 두 세 명이 있는 경우가 3분의 1이나 되었다.

 

 

 

 

 

 

 

 

 

[신을 위해 희생된 자들의 비석. 가히 지옥의 신전(神殿)이라 할 수 있겠다. 수만 명이 넘는 어린아이들의 목숨이 카르타고의 신을 위해 사라졌다]

 

 

 

카르타고에서 인신제물을 왜 선호했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기 때문에 정확한 실상을 파악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신생아 대신 유아를 제물로 바친 이유도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카르타코의 지배층에서는 첫아이를 제물로 바치는 것이 관습이었다는 점이다. 로마의 역사가 디오도루스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초기에 그들은 신에게 고위층 시민들의 아들을을 제물로 바쳤다. 나중에는 고위층 시민들이 비밀스럽게 제물용으로 아이들을 사서 키운 다음, 제물로 바쳤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카르타고인들은 미신과 같은 불안감에 잠겼다. 그들은 신의 명예가 손상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신의 노여움을 풀기 위해 그들은 고위층 시민들의 아이들 중 200명을 골라 공개적으로 제물을 바쳤다. 그러자 구설에 올라 있던 다른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희생했는데, 그 수가 300명보다 많았다. 도시에는 크로노스의 청동 입상이 하나 있었는데, 그 입상이 뻗친 손바닥 위에 아이들이 올라가면 불이 타오르는 구덩이로 굴러 떨어지게 되어 있었다."

 

 

 

 

 

 

일부 학자들은 원치 않은 아이를 산에 버려 죽게 했다는 스파르타 관습과 비슷하게 유아 제물을 일종의 산아제한으로 보기도 하지만 조금 자란 아이까지 제물로 바쳤다는 것을 볼 때 이 설명은 다소 미흡하다. 임신 중에 타니트에게 봉헌되기로 정해진 아이가 사산할 경우 집안의 다른 아이로 대신했다는 주장도 있다. 법의학자인 샬롯 로버츠는 모티아 도벳에서 발견된 아기 유골 20구를 조사한 결과 질병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로마가 북아프리카를 정복한 뒤에도 바알과 타니트의 숭배는 계속해서 명맥을 유지했다. 그러나 인신제사의 관습만은 로마가 모든 곳에서 금지했으므로 기원전 146년을 기점으로 카르타고를 비롯한 다른 곳에서도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기원후 3세기에도 인신제사가 이루어졌음을 테르툴리아누스는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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