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이야...

아무리 버둥거려도 벗어날 수 없는 늪...

그냥 놓는거야...

어차피 결국은 가라앉거든...

모든 것을 내어맡기고 나 몰라라 배째는거야...

처음에는 세상이 난리를 친다...

무슨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지...

대부분은 놀라서 다시 버둥거리는거야...

하지만 무시하면서 그냥 쌩까는거야...

소리를 지르거나 주먹을 휘두르거나 모른 척 하는거야...

그렇게 세상을 놓아버리면 서서히 가라앉는다...

처음에는 아주 견디기 어려울거야...

왜냐하면 다들 버둥거리고 있는데 나만 가만히 있으니까...

그래도 잘 보라고...

아무리 열심히 움직여도 결국은 모두 가라앉거든...

그냥 내어맡기고 가라앉는 것을 느껴봐...

아주 서서히 서서히...

온몸이 잠기면 숨이 막히기 시작한다...

죽을 것 같이 답답하면 자기도 모르게 버둥거릴거야...

하지만 알고 있어...

아무리 버둥거려도 결국은 가라앉는다는 걸...

어느 순간 그냥 놓게 된다...

그러면 모든것이 잿빛으로 변하고...

늪 속에 완전히 잠겨서 죽음을 느끼게 된다...

아 이렇게 죽는구나...

정말 죽은거나 다름없어...

아니 버둥거리는 모든것이 이미 죽어있음을 알게 된다...

결국은 모두 가라앉을테니까...

가슴이 답답하고 더이상 숨을 쉴 수 없게 되면...

스스르 눈이 감길거야...

끝인거야...

숨이 완전히 멎는 순간...

바로 그때라고...

누군가가 건져낸다...

거짓말처럼...

그러면 그 순간 보게 돼...

빛을...

그게 생명이야...

반드시 건져내는 자가 있어...

그를 만나면 되는거야...

세상은 계속 동어반복을 하다가 끝나는거야...

이미 죽어있거든...

마구 버둥거리지 말고 나를 건져줄 누군가를 믿어...

그를 만나면 나를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