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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미갤러들의 정신상태

닭둘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7.03 20:03:09
조회 169 추천 0 댓글 2

대가리속_뇌.JPG
강박증이 있는데 이제 거의 한계에 다다른것같습니다. 졸업작품전이나 다른 일들이 있을땐 그것에 신경을 쓰느라 덜했는데..이젠 인생의 많은 문제가 해결돼서 당분간에 아무것도 신경안쓰고 아무 걱정도 없이 자기발전에만 몰두하면 되는 상황이 왔습니다. 

다른사람들이라면 매우 기뻐할 일이지만 저는 이제 머릿속에서 문제를 만들어서 스스로를 괴롭히기 시작하네요. 

사실 강박증이 저에겐 병이 아니라 다른 사람보다 높은 경지에서 상황을 파악하는 저의 능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가지 예로 정신과 의사와의 대화를 적어보겠습니다. 저는 집에 돌아오면(집에 돌아와서 아무도 없을 때) 일단 문 옆에 둔 클립이 제대로 붙어있나 확인하고 일부러 어질러놓고 나간 신발배열(하지만 의도적으로 놓은것임)이 나가기 전과 똑같은지 확인해봅니다. 도둑이 들어왔다면 그 신발배열을 망가뜨리지 않고 들어오긴 거의 불가능합니다. 물론 그 전에 클립을 건드려서 떨어뜨렸겠지만.

하지만 저는 안심할수 없죠. 엄청나게 똑똑하고 1년 내내 나를 노리고 있던 사이코가 오늘 드디어 행동을 개시한 날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잠금쇠를 해제하고 문에 있던 클립은 떨어뜨리지 않고 내 집에 침입하면서 신발배열을 전혀 흐뜨러뜨리지 않고 뛰어넘어 지금 안에서 날 기다리고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들어오자마자 재빨리 집안을 훑어봅니다. 여기서 정말 하기 싫고 무서운건 화장실 문을 여는것인데(도둑이 들어왔다면 잠복하고 있을만한곳이 화장실뿐) 전 이쯤 되면 안에서 누가 무기를 들고 내가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을거라고 거의 믿어버리기 때문에 문을 열수가없습니다. 열려다가 무서워서 포기하고 잠깐 가만히 있다가 드디어 마음을 먹고 식칼을 꺼내들고 화장실 문을 아주 빠른속도로 열면서 안으로 식칼을 들이밉니다. 물론 아무도 없죠. 어쨌든 정신과 의사와의대화..


의사 - 아직도 집에 돌아오면 도둑이 숨어있나 확인하고 그러세요?

나 - 네

의사 - 그런데 왜 그렇게 그걸 신경쓰죠?

나 - 의사선생님은 집에 돌아왔을때 집에 아무도 없으면 도둑이 들어와서 기다리고 있을거라고
      생각 안합니까? 물론 그럴 가능성이 거의 0에 가깝긴 하지만 재수없게0.001% 정도는 가능하죠

의사 - 예 그렇죠

나 - 그러니까 집에 오면 모든 방을 뒤져보고 도둑이 없는지 확인해야죠.

의사 -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그렇지 않잖아요.

나 - 예 저도 물론 보통은 도둑이 숨어있을거란 생각을 안 하죠. 하지만 확률이 0이 아니면 도대체
      무시할 수가 없는 겁니다. 의사선생님처럼 아무 조사도 안 했다가 도둑이 갑자기 달려들면
      손도 못써보고 당하게 되잖아요?


의사 - 아 예 그렇죠. 정말 도둑이 숨어있다면 그렇게 되겠죠


나 -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저의 실력으로 여기에 있는거고 의사선생님은 단지 운이 좋아서 오늘
      나와 만날 수 있던 겁니다.


의사 - .......


의사(다른의사) - 여은주씨 강박증 약도 좀 드리죠. 강박증은 우울증과 달리 약만 잘 먹으면 
                  굉장히 효과가 빨리 보이는 편입니다.

나 - 그게 바로 위험한거죠. 저는 모든 일에 대비하고 모든 상황을 생각한 뒤에 움직여서 늘 
      안전한 상태로 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조금만 안심하고 다른 사람들처럼 '무지하고 
      안이한 상태'가 되버리면 뭐가 일어나는지도 모르고 그냥 당하는거죠. 


어쨌든 저건 기본이고 옵션으로 보도블럭을 천단위로 세고 근처의 모든수를 7로 맞추며 살고 있었는데 여기까지는 오히려 기분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내가 통제해야 할 것들을 통제하고 남보다 높은 수준에서 운을 자기 쪽으로 끌어들이는 기분이 나서요.


문제는 지금 드디어 그렇게 원하던 '당분간은 책임질 것도 없고 걱정거리도 없고 그냥 하고 싶은 걸 하면 되는' 상황을 손에 넣었는데 다른 데 신경쓸 게 없다 보니 내 머리가 미친듯이 위험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누구랑 붙든 법을 어기지 않고 거꾸러뜨릴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물론 누군가와 다툼을 벌이는건 영광의 길로 가는 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쓰레기같은 일이기 때문에 무조건 피하죠. 게다가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내가 상대를 공격할 수 있을 때는 상대가 나에게 구체적인 피해를 입힌 뒤에 해야한다는 규칙이 있기 때문에 선방을 날릴수도없죠.

어쨌든 문제는 근처의 모든 사람을 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외모가 아무리 평범해도 안심이 안됩니다. 물론 객관적으로 보면 어이없는 일이지만 이미 머릿속에서 그렇게 만들기 시작했기 때문에 저에겐 사실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엄청나게 많은 글을 썼지만 미친 소리 같아서 다 지워버렸습니다. 

대충 설명하자면 근처에 적으로 설정한 18명의 사람들-쿠폰 파는 아줌마, 평범한 대학 휴학생, 의욕 없어 보이는 회사원, 풀무원 아줌마, 택배배달부-이 최대한도의 폭력을 발휘할 수 있고 나에게 상상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악의를 가지고 있다고 이미 믿어버렸습니다.

이젠 거의 신경쇠약에 걸릴 지경이라서 이런거 신경 그만쓰고 평범하게 눈에 보이는대로 사물을 받아들이고 싶은데 마음속의 누군가가 '정말 저사람들이 변변치 않아보이나? 그냥 평범한 회사원이나 대학생 같다고 보이는 대로 믿나? 네가 틈만 보이면 뒷주머니에서 네 아킬레스건을 따버릴 칼을 꺼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 정도로 순진한가? 정말 저사람들이 널 공격할 확률이 0.1%도 안될까? 저 사람들은 자신이 감옥에 가든 사형을 당하든 오직 너만 끝장내면 인생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여길 미친놈들일지도 몰라. 이 세상엔 존중이나 친절같은 건 존재하지도 않고 네가 끝없이 경계해야 할 시커먼 악의만이 넘쳐나고 있다는 걸 왜 애써 무시하나?' 라고만 속삭여주면 또다시 고민이 시작됩니다. 스스로 극복해야 할 문제지만 한번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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