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겟돈' 경보…불치 전염병 확산으로 생산량 급감 우려

기사입력 2014.04.07 오후 4:57

1

가-가+

전 세계 바나나 수확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바나나의 불치병이라 불리는 ‘변종 파나마병’이 전 세계로 빠르게 퍼질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6일(현지시각) UN 관계자를 인용해 식량농업기구(FAO)가 “중동과 아프리카 내 거의 모든 바나나 농장이 변종 파나마병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파나마병이 국제적으로 퍼질 위험이 커지면서 공급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곧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파나마병은 곰팡이가 물과 흙을 통해 바나나 뿌리에 감염되는 병으로, ‘바나나의 불치병’이라 불릴 만큼 바나나에게는 치명적인 병이다. 1903년 파나마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 병에 걸린 바나나의 잎은 갈색으로 변한 후 서서히 말라죽게 된다.

1960년대 바나나 농장들은 파나마병에 잘 견디는 ‘캐번디시(Cavendish)’라는 품종을 개발해 한고비를 넘겼었다. 하지만 1980년대 캐번디시에서도 창궐하는‘변종 파나마병’이 대만에서 처음으로 발견되면서 바나나 멸종을 막으려는 과학계의 노력은 무색해진 상태다. 현재로선 이렇다할 치료법이 없다. 변종 파나마 병은 2~3년 내 바나나 농장 전체를 고사 상태로 만들어버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바나나 재배 구조의 가장 큰 취약점은 우리가 먹는 바나나의 대부분이 ‘캐번디시’ 한 가지 품종뿐 이라는 것. 이론상 수십억개의 바나나 중 하나만 파나마병에 걸려도 전 세계로 퍼질 가능성이 있다.

과학계와 바나나 업계가 걱정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변종 파나마병이 남미 지역으로 옮겨 갈 가능성이다. 그동안 변종 파나마병은 주로 대만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만 발견됐다. 하지만 올 들어 요르단과 모잠비크에서도 변종 파나마병에 걸린 바나나가 발견되는 등 파나마병이 전 세계로 빠르게 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게 FAO의 경고다.

인디펜던트는 바나나 업계가 직면한 위기를 두고 종말을 의미하는 ‘아마겟돈(Armageddon)’과 바나나의 합성어인 ‘바나나겟돈(bananageddon)’이라고 표현했다. 파나마병으로 인해 전 세계 바나나 생산량이 최대 85%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전했다. FAO에 따르면, 현재 135개국에서 재배되는 바나나의 연간 세계 교역량은 약 70억달러(약 7조3906억원)로 추산된다. 

로이 스웨넨 루벤 대학교 교수는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파나마병이 남미 지역으로 옮겨갈 경우, 파나마병의 위험은 들불처럼 전 세계로 번져나갈 것”이라며 “기업, 정부가 힘을 모아 예방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366&aid=0000186920

바나나를 무시하지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