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맹타, 박석민은 "오히려 불안하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NC 다이노스 내야수 박석민(31)에게는 '시범경기에서 못해야 마음이 편하다'는 징크스가 있다.

일부러 못 칠 건 없지만, 오히려 시범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하면 불안한 게 박석민이다.

그런데 올해 시범경기에서 박석민은 타율 0.429에 홈런 3개, 11타점으로 맹활약을 했다.

역대 자유계약선수(FA) 최고액인 4년 최대 96억원에 계약을 한 박석민에게 시범경기 좋은 성적은 반길 일이지만, 5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박석민은 오히려 "너무 잘 쳐서 불안하다"고 말했다.

박석민은 "어차피 홈런을 쳐도 정규시즌에 쳐야지, 시범경기는 아무리 잘해봐야 소용없다. 타격에는 분명 사이클이 있고, (지금 컨디션이 좋으면) 분명히 떨어지게 되어 있다. 시범경기에는 못 해야 마음이 편한 징크스가 있다"는 말로 이유를 설명했다.

박석민의 시범경기 통산 성적은 타율 0.275, 8홈런에 48타점이다. 작년에는 타율 0.179로 심한 부진을 겪었지만, 오히려 정규시즌에서는 타율 0.321로 데뷔 후 가장 높은 성적을 거뒀다.

그렇다고 해서 시범경기에 일부러 부진할 수도 없는 일, 박석민은 "내가 아끼는 장갑은 (정규시즌을 위해) 남겨 놓고 남의 장갑을 빌려 끼고, 또 남의 방망이로 쳤는데도 이상하게 잘 맞더라"고 머리를 긁적였다.

그의 걱정은 단순한 기우였을까. 일단 정규시즌 출발은 나쁘지 않다. 

선발 출전한 3경기 모두 3타수 1안타씩 기록해 타율 0.333이고, 홈런 1개에 5타점을 적립했다.

여기에 볼넷도 3개를 얻어 출루율은 0.500까지 올라 NC 타자 중 가장 컨디션이 좋다.

박석민은 거액을 투자한 NC의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기량으로 증명한다.

그래도 박석민은 만족할 수 없다는 듯 "저는 아직 배가 고픕니다!"라는 외침으로 활약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