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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별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4.44) 2016.04.27 01:21:54
조회 141 추천 0 댓글 7

9회 말
진성은 자칫하면 자신 때문에 팀이 질 수 있다는 생각에 흔들리고 있었다.마운드 위, 수많은 관중의 함성소리조차 들을 수 없었다. 필드에 비해 작게 솟은 마운드는 진성에게 마치 무덤처럼 느껴졌다.고요했다. 진성은 심장소리조차 들을 수 없었다.
1구, 2구 ... 공이 포구 미트속으로 빨려들어갔다.긴장감 때문인지 안타를 계속 허용하게 되고,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제대로 던질 수 없었다.
볼, 볼, 볼... 손끝이 무뎌져간다. 시야가 깜깜해진다. 공의 포뮬선이 보이지 않는다.눈앞은 흐려지다, 망원경으로 바라본 세상처럼 둥글게 좁혀진다.그리고 점이 됐다.
어느 덧, 만루. 다음 상대는 LG의 4번 타자 조쉬벨. 진성으로선 그리 자신 없는 타자였다.
- 하필 용병이야.
평소 같으면 이렇게 중얼거렸을테지만 진성에게 그럴 겨를은 없었다.
9회 말 투 아웃, 만루 상황, 점수는 한 점차.
진성은 만루가 되자 두리번거리며 감독을 찾았다.
- 편하게 던져라.
김경문 감독이 진성에게 글러브를 건내며 한 말이었다.
믿음을 준 상대에게 실망 끼치는 것만큼 자신이 초라해지는 경우는 없다.자기 자신조차 스스로에게 믿음을 가지기 힘든데 하물며 타인이 믿어주는 경우라면. 그리고 그것이 추락한다면.
진성은 이내 손바닥이 땀으로 젖고 다리가 후들거렸다.그리고 여전히 눈앞은 어둠.중력이 사라진 지구에 서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우주공간을 표류하는 환상에 빠져듦이 마치 시간이 멈춘 듯 했다.
순간, 진성은 별을 보았다. 명멸하는 불빛. 그곳에서 강력한 중력을 느껴 자신도 모르게 빨려 들어갔다.
태군이 손짓하고 있었다. 그리곤 태군은 진성과 거리를 좁히며 성큼성큼 다가왔다.태군은 툭 내뱉듯
- 형.
붕 뜬 채, 헤매이던 진성은 그 소리가 마치 천둥치는 소리같았다.
태군은 곧 사투리 섞어, 특유의 무심함 말투로
- 심장이 막 두근두근 뛰나?
진성은 그제야 심장을 느꼈다. 뜨겁게 속에서 마구 요동치고 있었다.손끝으론 실밥이 잡혔다. 점처럼 좁고 어두웠던 시야가 밝아지고 이내 관중들의 함성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진성은 태군의 말에 대답하듯, 축쳐져있던 고개를 태군에게 향했다.
태군은 진성의 글러브를 자신의 글러브와 강하게 부딪치며 말을 이었다.
- 이런 게 마무리 아이가. 내가 뭔 공이든 막아줄테니까 자신있게 던지기만 해라.
태군의 말은 확신에 차있었다. 9회 말 투 아웃, 만루 상황, 점수는 한 점차. 타자는 조쉬벨.
누군가가 자신을 믿고 있는 것, 누군가를 믿을 수 있음은 축복이다. 하지만 안개처럼 뿌옇다.누군가가 확신을 주지않는다면. 별의 불빛이 안개를 몰아내지 않는다면 말이다.. 사람이란 이렇게 나약한 존재다. 꽤나 서글픈 일이다.
진성은 믿고 던지라던 태군의 말 속에서 별을 발견했다.진성은 별의 주위를 타원형으로 돌기 시작했다.
더이상 표류는 없다.손바닥의 땀을 닦는다. 숨을 고른다. 공을 꽉 움켜쥔다. 팬들, 감독님, 동료들이 숨 죽이며 자신을 믿고 바라보고 있음을 느낀다.더이상 마운드는 무덤이 아니었다.조쉬벨은 보이지 않았다.눈앞엔 오직 뚜렷한 스트라이크 존 뿐.
1구 볼2구 스트라이크3구 헛스윙4구 파울5구 파울6구 헛스윙
삼진아웃
NC : LG12  : 11, 경기 끝세이브 투수 : 김진성
진성은 무아지경 속에 축하를 받으며 덕아웃으로 내려갔다.방금 전의 모든 일들은 아득하게만 느껴졌다. 전광판의 승리라는 글자가 실감가지 않았다.반갑게 맞아주며 자신의 어깨를 툭 치는 감독님을 보며 비로소 오늘 이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곤 잠시 마운드와 포수석을 번갈아 바라보며 되뇌었다.

- 태군이가 다 막아준댔어. 다 막아준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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