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메네스가 보호해 준 거다. 고마운 일이다."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이 LG 트윈스 외국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의 동업자 정신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피벗 플레이 도중 2루수 박민우가 크게 다칠 뻔했는데 히메네스가 보호해줬다는 이야기였다.

NC는 6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시즌 네 번째 맞대결서 구단 최초로 삼중살을 기록했다. 그런데 삼중살을 연결하던 도중 2루수 박민우와 1루 주자 히메네스가 충돌했다. 박민우는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는데 곧 스스로 일어나 들어왔고 남은 경기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당시 NC 관계자는 "히메네스의 무릎과 박민우의 배가 부딪혔다. 큰 부상은 아니다"라 설명했다.

하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2루를 밟은 박민우가 주자를 피하면서 1루에 송구를 했어야 했는데 주로를 비우지 않았다. 슬라이딩을 하던 히메네스가 발을 오므려서 그나마 충격이 덜했던 것이었다.

다음날 김 감독은 이 상황을 돌아보며 "히메네스가 보호해 준 거다. 고마운 일이다. 원래 (박)민우가 다칠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민우가 피했어야 했다. 히메네스가 송구를 방해하려고 마음먹고 거칠게 들어갈 수도 있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양상문 LG 감독 역시 "다치지 않아서 천만다행이다. 히메네스가 발을 오므려줘서 무릎이 배에 부딪혔다. 안 그랬으면 스파이크로 찍혀서 크게 다칠 뻔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대 야구는 메이저리그를 중심으로 선수 부상 방지를 가장 중요시하며 각종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KBO 또한 메이저리그의 흐름을 따라 올 시즌부터 홈 충돌 방지 규정을 만들었다. 이 규정을 2루 쪽에서도 확대 적용하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규정이 왜 만들어졌느냐. 결국에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아닌가. 세세한 조항에 대해 말이 많은데 '부상 방지'라는 본연의 목적만 잊지 않으면 간단하다"며 본질을 강조한 바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히메네스의 태도는 모든 선수들이 본받아 마땅하다. 제도 개선이 아무리 정교하게 이루어져도 당사자들의 의식 전환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규제를 위한 규칙만이 남을 뿐이다. 반면 의식 전환이 확고하다면 오히려 복잡한 규정은 필요가 없다.

히메네스는 평소 덕아웃은 물론 라커룸에서도 항상 밝고 활발한 태도로 유명하다. 기본적인 대화는 한국말로도 가능할 정도로 열의가 대단하며 오지환, 양석환 등과는 거의 형제처럼 지낸다. 실력은 물론 인성까지 갖춘 KBO 2년차 외국인선수 히메네스가 정말 훌륭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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