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더 좋은 조건으로 어디 갈 수도 있는 것"

(창원=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에릭 테임즈(30)는 분명 NC 다이노스에 큰 도움이 되는 선수다.

22일 기준으로 타율(0.374), 홈런(22개), 득점(65점), 출루율(0.488), 장타율(0.791)에서 1위에 올라 있고, 타점(61점)도 3위를 달리는 리그 최고의 타자다.

NC가 승률 0.672로 두산 베어스(1위)와 양강 체제를 구축한 비결로 테임즈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단순히 타격 능력으로만 테임즈의 가치를 논할 수 없다.

김경문 NC 감독은 2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스포츠는 마음이 중요하다"며 테임즈가 야구와 팀을 대하는 태도로도 좋은 선수라고 고마워했다.

몸이 힘들어도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한다.

김 감독은 "시즌이 개막한 지 3달이 다 돼간다. 외국인 선수면 지명타자로 나가 편하게 경기하고 싶을 텐데, 이호준이 지명타자로 잘하는 것을 보고 있으니 표시를 안 내고 1루수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낮 경기를 힘들어해 지난해에는 이따금 낮 경기에 지명타자로 출전했지만, 올해는 단 한 번도 불평불만 없이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최근에는 손목에 불편함을 느껴 지난 19일 수원 케이티 위즈전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었지만, 테임즈는 경기 시작 직전 출전을 자청해 선발 라인업(4번 타자 1루수)에 들어갔다. 이 경기에서 테임즈는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렸다.

김 감독은 "말 안 해도 서로 안다. 야구를 잘하니 물론 좋지만, 그런(태도) 점에서 팀에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지난해 최고의 선수(MVP)에 올랐으면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김 감독이 테임즈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다.

NC 테임즈[연합뉴스 자료사잔]
테임즈는 지난해 40홈런-40도루를 달성하는 등 무서운 활약을 펼친 결과로 올 시즌 초반 집중적인 견제를 받았다. 투수들이 테임즈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그나마 약점을 보인 몸쪽 높은 공을 집중적으로 던졌다.

이에 미처 대처하지 못한 테임즈는 시즌 초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김 감독은 "초반 출발은 조금 걱정스러웠다"고 돌아봤다.

그는 "전년도에 잘한 친구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시작한다. 감독이 보기에는 불안하다는 생각이 들어도 선수는 스스로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투수들이 다르게 상대하니까, 높은 볼에 많이 당했다"며 테임즈가 초반에 고전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테임즈는 극복해냈다. 김 감독은 "지금은 높은 공에 홈런을 많이 때린다. 19일 케이티전에서 친 홈런도 높은 공이었고, 21일 한화전에서 친 홈런도 높았다"고 흐뭇해했다.

테임즈는 오히려 상대 투수의 볼 배합을 역으로 이용할 수도 있게 됐다. 김 감독은 "테임즈는 투수가 좋은 공을 안 줘도 삼진을 안 먹고 볼넷으로 살아나간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금은 손목이 조금 안 좋은 것 빼고는 잘하고 있다"며 "야구는 계속 변한다. 타자도 계속 그것에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테임즈의 좋은 자세와 팀을 생각하는 마음이 궁극적으로는 테임즈 자신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지나고 보면 자기에게 도움이 된다. 경기 중에 일본 등에서 스카우트들이 많이 오는 것으로 안다. 더 좋은 조건으로 어디 갈 수도 있는 것"이라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