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6.30 오후 04:15 최종수정 2016.06.30 오후 04:15 기사원문

NC 김태진.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NC 김태진(21)은 1군에 있는 소감을 묻자 빙그레 웃으며 “행복하죠”라고 했다.

2군에 있던 선수들이 그렇듯 1군 무대를 밟는 것 자체만으로 행복한 일이다. 김태진은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기에 더 했다.

지난해 NC의 2군인 고양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김태진은 86경기에서 타율 4할2리를 기록해 퓨처스리그 타격왕을 차지했다. 퓨처스 사상 6번째 4할 타자에 이름을 올렸다. 1군 경기 기록은 단 1경기밖에 없었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2015시즌을 마치고 시련이 시작됐다. 김태진은 군입대를 위해 상무에 지원했으나 탈락했다. 퓨처스리그에서 4할을 기록했던 타자가 떨어지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게다가 뜻하지 않던 병을 발견했다. 팀에서 건강 검진을 했는데 식도에 혹이 있다는 판정을 받은 것이다. 때문에 김태진은 미국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빠지게 됐다.

마음을 다잡고 시즌 준비를 했던 김태진에게 부상이라는 시련이 또 닥쳤다. 김태진은 4월 말 왼쪽 어깨에 부상을 입었다. 당시 4월 18일 주전 2루수인 박민우가 2군행 통보를 받아 김태진이 모처럼 1군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였지만 부상으로 잡지 못했다.

29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태진은 “속상하기도 하고 타이밍도 안 맞았다. ‘언젠간 불러주시겠지’라는 생각으로 기다렸다”고 했다. 부상을 입을 당시만 해도 김태진은 뼈가 골절이 된 줄 알았다. 왼쪽 어깨 삼각근이 찢어졌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리고 김태진은 이 부상을 기회로 만들기로 했다.

김태진은 “지난해 몸무게가 69㎏이었다. 그런데 경기를 뛰다보니 힘들어서 체중이 점점 줄더라. 체력도 나중에 떨어졌다. 그래서 재활군에서 몸도 키우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재활군에 있는 동안 체중을 8㎏정도 불리며 말 그대로 ‘벌크업’을 했다. 언젠가 1군의 부름을 받으면 긴 시즌을 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김태진은 “1군에서 버틸려면 체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며 “확실히 몸을 키우니 내가 평소 배트가 밀렸던 볼에도 이길 수 있게 되더라”고 했다.

부상을 털고 김태진은 퓨처스리그에서 9경기에서 41타수 19안타 5타점 타율 4할6푼3리를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 26일 마산 KIA전에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운 좋게도 이날 시즌 첫 안타까지 뽑아냈다.

84번이라는 무거운 등번호가 말해주듯 김태진은 팀의 주전급 선수가 아니다. 때문에 훈련량도 주전에 비해 훨씬 많다. 하지만 김태진은 “힘들어도 1군은 행복한 곳”이라고 했다.

경기 중에도 언젠가 올 기회를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김태진은 “크게 이기거나 지고 있을 때 항상 나갈 수 있게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했다.

언젠가 다시 2군으로 내려갈 것을 알 고 있다. 하지만 그 시기가 최대한 늦춰졌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김태진은 “백업 선수들 중에서도 최대한 2군에 늦게 내려가고 싶다. 내려가기 전까지는 팀이 필요로 할때 요긴하게 쓰이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다부지게 각오를 다졌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2군 애들한테 졸라 소중한 1군 생활을 매일 하고있는

몿발놈은 타석에서 공 1개, 길어야 3개로 우리에게 빡침을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