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1위 두산과 2위 NC가 맞붙은 12일 마산구장 하늘의 변덕은 심했다. 비가 흩뿌리다가도 개고 다시 비가 내리기를 반복했다. 경기 시작 3시간 전 홈팀 NC 선수들은 비를 피해 실내연습장에서 훈련을 소화했다. 일부 야수들은 빗줄기가 약해진 틈을 타 그라운드로 나와 캐치볼을 하기도 했다. 훈련을 마치고도 NC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더그아웃으로 나와 비가 오는지를 확인했다. 당초 일기예보대로라면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 6시부터 계속 비가 와야했지만 오후 5시 정도 아예 비가 그쳤다.

NC 김경문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요즘 비로 경기를 자주 하지 못해서 저쪽도 그렇겠지만 선수들이 컨디션을 관리하는데 힘들어 한다”고 걱정했다. NC는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비로 예정된 4경기를 하지 못하고 5일을 내리 쉬었다. 이후 6일과 7일 상대 전적 절대 우위인 롯데에 2연승을 거뒀지만 넥센과의 주말 3연전에선 1승2패로 위닝시리즈(3연전 최소 2승)에 실패했다. NC는 이날 경기 전까지 10개팀 중 가장 많은 13경기를 비로 치르지 못했다. 이날도 김 감독은 “경기를 하는 것은 내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하늘이 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하늘은 경기를 허락했다.

김 감독의 걱정처럼 전날 하루 또 쉬고 다시 우천순연을 신경쓰던 NC 선수들의 초반 집중력이 떨어졌다. 두산의 선발투수가 더스틴 니퍼트였긴 하지만 5회까지 1점을 뽑는데 그쳤다. 5회 첫 득점도 무사 1,3루에서 손시헌의 병살타 때 3루 주자가 홈플레이트를 밟으며 나왔다. 7회 2사 2루에서 나온 용덕한의 1타점 2루타로 뽑은 추가득점이 나올 때까지도 이렇다할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5연승, 홈 4연승행진 중이던 NC 선발투수 재크 스튜어트까지 1회와 2회 3점씩 내주며 4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반면 두산은 NC와 달랐다. 3일부터 5일까지 비로 2경기를 치르지 못하며 3일 쉬었지만 6일부터 10일까지 꾸준히 경기를 치렀다. 두산 허경민은 프로 데뷔 처음으로 1경기에서 2개의 홈런(2,3호)을 몰아치며 개인 한경기 최다 타점인 6타점을 기록했고, 오재일은 1군 복귀 후 첫 홈런(9호)을 선제 3점포로 장식했다. 니퍼트도 7이닝 2실점으로 5연승을 이어가며 1,2위팀 간의 에이스 자존심 대결에서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