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들은 시즌 초반부터 지난해 MVP를 견제했다. 하지만 2016시즌 전반기 최고의 선수도 역시 테임즈(30)였다.

14 일 경기 전까지 타율 0.343, 25홈런, 71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0.735)은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60명 중 유일하게 7할대를 넘기고 있다. 장타율에 출루율(0.463)을 합한 OPS도 1.198로 리그 1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삼진(51개)보다 많은 볼넷(53개)을 기록 중이다.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견제를 뚫고 올라왔다. 시즌 초반 잠깐 고전했다. 개막 후 첫 9경기 타율이 고작 2할이었다. 박승호 NC 타격코치는 "볼넷을 줘도 좋다는 생각으로 상대 투수들이 몸쪽으로 공을 많이 던진다. 그 때문에 타격감이 잠깐 주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테임즈는 전인미답의 40(홈런)-40(도루)클럽에도 가입했지만 시즌 첫 20경기에선 도루 숫자가 '0'이었다. 꼬인 실타래처럼 타격과 주루가 모두 기대 이하였다. 하지만 부진이 오래가지 않았다.

테임즈는 5월에만 출전한 22경기 중 19경기에서 안타를 때려냈다. 월간 타율이 0.423(78타수 33안타). 10홈런을 터트리며 월간 장타율이 무려 0.974였다. 안타 33개 중 장타가 67%.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한 OPS가 1.499로 2위 나성범(NC·1.231)을 크게 앞질렀다.

6월에는 기념비적인 기록 하나를 세웠다. 6월 2일 마산 두산전에서 홈런 1개를 추가하며 KBO 무대 314경기 만에 개인통산 100번째 홈런을 터트렸다. 두산에서 뛰었던 타이론 우즈가 보유하고 있던 역대 최소경기 100홈런(324경기) 기록을 10경기 단축시켰다. 테임즈는 13일까지 시즌 25홈런으로 김재환(두산·이하 22개)과 히메네스(LG)를 제치고 이 부문 단독 1위를 질주 중이다.

테 임즈는 매경기 성실한 훈련 태도로 그라운드 안팎에서 평가가 좋다. 부진에 빠졌을 때도 "몸쪽 공이나 바깥쪽 공을 치지 못하는 건 내 잘못일 뿐이다. 다른 건 다 똑같다"고 훈련에만 몰두했다. 뚝 떨어진 도루수에 대해서도 "상황이 맞지 않아서 못 뛴 것 뿐"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김경문 NC 감독도 테임즈에 대해선 따로 우려를 하지 않았다. '올라 올 선수는 올라온다'는 기다림이었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는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외국인타자가 꽤 많다. 한화 로사리오는 현역 메이저리거여서 눈길을 끌었다. SK 고메즈도 메이저리그 출신 유격수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테임즈는 왕좌 자리를 지켜내며 전반기를 마쳤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을 몸소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