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사가 아니란다 퍄퍄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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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의 수술은 혹사보다는 짧은 투수 경력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수도권 구단의 한 스카우트는 “박준영은 고교에서 주로 유격수로 활약했다. 유격수를 보다 경기 상황에 따라 마운드에 올라가서 잠깐씩 투수로 선을 보일 때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아마추어 야구에서 가장 재능있는 선수들이 맡는 포지션은 대개 유격수와 투수다. 그래서 팀에 따라서는 유격수 겸 4번타자를 치는 선수가 투수를 겸하는 경우도 있다.” 이 스카우트의 설명이다.

문제는 야수 자리에서 뛰다 투수로 등판할 경우, 충분한 연습투구를 하지 못하고 바로 올라가서 던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아마야구 지도자 출신의 한 스카우트 관계자는 “투수가 불펜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가 마운드에 올라 던지는 경우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야수를 하다 긴급하게 마운드에 올라가서 연습구 몇 개 던진 뒤 투구를 하는 일이 반복되면 무리가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수로 등판하지 않는 날 타자로 기용하는 건 문제가 없지만, 경기 중에 야수와 투수를 오가는 기용 방식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수와 투수를 겸하는 만능 선수의 문제점은 또 있다. 모 구단 트레이너는 “같은 야구 선수라도 야수와 투수는 전혀 다른 영역이다. 공을 던지는 방법부터 다르다. 야수는 빠르고 간결하게 공을 던져야 하고, 투수는 온 몸을 사용해서 강하게 공을 뿌려야 한다. 공을 던질 때 어깨와 팔꿈치 등에 가해지는 부담이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야수 출신인 선수가 프로에서 투수로 전향할 경우, 투수에 적합한 몸을 만들고 어깨를 단련하는 준비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프로에서 투수 몸을 처음부터 만들어야 한다. 허리와 허벅지 등 하체의 근력을 강화해야 하고, 어깨 보강훈련도 신경써야 한다. 원래 투수를 하다 온 선수들도 프로에 와서 보면 신체적으로 덜 완성된 상태인 경우가 많다. 야수 출신일 경우에는 더 철저한 준비와 관리를 해야 한다.” 이 트레이너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