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김경기 SPOTV 해설위원] '미스터 인천' 김경기 SPOTV 해설위원이 <스타뉴스>를 통해 KBO리그 주간 관전평을 연재합니다. 김 위원은 1990년 태평양 돌핀스서 데뷔해 현대 시절을 거쳐 2001년 SK에서 은퇴한 인천 야구의 상징입니다.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 동안 SK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전문가의 시각을 야구팬들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기록지에 남지 않는 차이가 NC와 LG의 희비를 갈랐다. LG는 경기력에 비해 가혹한 결과를 받았다. 1경기는 잡을 수 있었다. 다만 NC가 승리로 가는 최단거리를 너무 잘 알았다.

4일 경기가 그랬다. LG가 이기는 경기였다. LG는 잘 치고, 잘 던졌다. 안타 쳐서 득점하고 투수들이 잘 버텼다. 하지만 왠지 초반부터 NC가 지고 있다는 기분은 들지 않았다. 8회까지 앞선 팀은 LG였지만 주도권은 NC가 쥐고 있었다. 역시나 9회에 뒤집히고 말았다.

1회초 박석민의 몸에 맞는 공이 시작이었다. 무사 1, 2루서 모창민, 스크럭스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난 뒤 박석민의 타석이었다. 여기서 5번타자에게 필요한 것은 당연히 타점이다. 박석민은 그런데 배터박스 안쪽에 바짝 붙었다. 어떻게 보면 몸 쪽 공에 거의 다리를 갖다 대다시피 하면서까지 몸에 맞는 공을 얻어냈다. 최근에 타격감이 워낙 나빠서 저렇게라도 팀에 도움을 주려나 보다 느껴졌다.

2회초에도 김태군이, 4회초에도 박민우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가만히 보니 NC 타자들은 전부 안쪽으로 바짝 들어왔다. 맞고서라도 나가겠다는 의지가 타선 전체에 감돌고 있었다.

NC는 지난달 2일 류제국을 처음 만났을 때 7이닝 2실점으로 묶였었다. 올 시즌 류제국은 타자 몸쪽으로 꺾여 들어가는 컷 패스트볼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거기에 커브까지 배합해 공략하기 매우 까다로운 투수가 됐다. 특히 몸쪽 커터는 건드려도 땅볼, 속으면 헛스윙, 지켜봐도 존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NC 타자들은 이걸 칠 바에 맞자고 작정한 것 같았다. 류제국을 공략하기 위해 철저하게 붙었다. 류제국은 몸에 맞는 공이 자꾸 나오니까 커터를 조금씩 줄이기 시작했다. 각 큰 커브 위주로 투구패턴을 바꿨다. NC 타자들은 이제 커브를 노리고 들어왔다. 박석민이 1회부터 맞고 나가면서 주장의 메시지를 팀 전체에 전한 것이다. 사실 오지환의 파인플레이가 아니었다면 1회에 그냥 넘어가는 경기였다.

NC는 현재 외국인선발 1명과 간판타자 나성범이 빠진 상태다. 그야말로 버티기 모드다. 흔히 버티기라 하면 불펜을 총동원해 꾸역꾸역 막아나가는 게 떠오르지만 공격에도 버티기가 있다. 사실 NC의 선발진이 워낙 일찍 무너져 여름이 힘겨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NC가 이런 지는 경기를 풀어나가는 힘을 보니 8월 이후에도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수 있을 것 같다.

반면 LG는 이기기 위해서는 완벽한 야구를 해야 한다. 완벽하지 않을 때 이기는 방법을 NC는 안다. LG는 4일 안타도 많이 쳤다. 선발투수 류제국이 흔들렸지만 발빠르게 대처해 수습도 깔끔하게 했다. 그런데 결국 9회에 마무리가 완벽하게 막지 못했다. 완벽하지 못했던 그 한 장면에 무너졌다.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풀어나갈 힘을 LG는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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