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모창민(32·NC)이 이렇게까지 해낼지 누가 알았을까. 

28일 창원 넥센전, 5번 지명타자로 나선 모창민은 2안타 4타점을 뽑아냈다. 0-3으로 뒤진 3회말 동점 싹쓸이타와 5회말 5점째 적시타까지 어김없이 타점을 쓸어담았다. 

“쟤가 너무 잘하잖아.” 최근 김경문 NC 감독은 스크럭스와 박석민 등이 빠진 타선이지만 걱정이 덜하다고 웃었다. 또 나성범조차 손목부상으로 지난 21일에야 1군에 돌아왔다. 선발 맨쉽까지 빠져있다 보니 선두경쟁 중인 NC는 ‘잇몸야구의 기적’이라고 불린다. 

모창민은 잇몸으로 부르기엔 너무 강하다. 28일 현재 타율 0.317(262타수 83안타) 8홈런 55타점 OPS 0.847 득점권타율 0.391을 기록 중이다. 

2008년 SK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입단한 우타 내야수 모창민은 좋은 신체조건에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1∼2군을 오가는 신세였다. 원래 포지션인 3루는 최정에게 내줬다. 

그러다 2012년 11월 NC가 특별지명으로 영입하면서 현역 2막을 맞이했지만 쉽지는 않았다. 수비불안으로 3루수 포지션은 지석훈에게 밀렸고 팀은 FA 박석민까지 영입했다. 1루수에는 그간 테임즈가 있었고 지명타자 자리에는 이호준이 있었다. 

그러다 프로 10년차를 맞아 폭발했다. 부상선수로 인해 기회를 잡고 주전 지명타자로 나서는 모창민은 시즌 초부터 반환점을 돈 현재까지 전혀 부족함이 없다. 4월까지 23경기 타율 0.337, 5월 25경기 타율 0.326로 꾸준했다. 6월 들어 23경기에서 타율 0.286으로 다소 주춤하지만 22개의 타점을 보면 아쉽다고 말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타점생산능력이 리그 정상급이다. 55개는 로사리오(한화)와 함께 리그 공동 4위에 해당한다. 1위 최정(SK)이 62개, 최형우(KIA)와 러프(삼성)가 58개로 공동 2위다. 

야구의 꽃을 홈런이라고 한다면 타점은 실제 선수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표다. 이승엽(삼성)조차 홈런보다 타점이 더 중요한 기록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런 점에서 모창민이 현 NC 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지 알 수 있다. 점수가 필요할 때 내주는 선수들이 있다. 이른바 클러치능력이 좋다고 표현한다. 모창민을 보고 김경문 감독이 흐뭇하게 웃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