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김종문 진심합심] 발목까지 잠기는 마운드에서 그들은 여전히 던지고 있다

바람돌이 (210.220) 2024.05.13 08:27:42
조회 138 추천 2 댓글 0

며칠 전 어느 독립야구단 선수의 기사를 읽었습니다. 내용을 다 읽기 전 기사 중간 사진에 제 눈이 한참 멈췄습니다. 이 악물고 공을 던지는 그 선수의 모습이었습니다. 마지막 힘을 손가락 끝에 걸고 공을 잡아채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진의 생생함에 주목하다가 뭔가 빠진 걸 눈치챘습니다.

'어, 발목이 없네.'

사진 속에는 선수의 왼쪽 발목이 보이지 않습니다. 마운드 앞부분이 많이 파여 내딛는 왼발이 그 속으로 푹 잠겼습니다. 

왠지 안타깝고 미안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아직도 동대문 야구장 시절인가, 제대로 던지기 힘들겠다"라는 마음에서 시작, "누군가 조금만 더 신경 쓰면 될 텐데"라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이게 현실인가 싶어 전화를 돌렸습니다.

먼저 이용찬 선수(NC 다이노스 투수)를 떠올렸습니다. 그는 독립야구단에서 공을 던진 적이 있습니다. 팔꿈치 수술과 재활로 프로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이 늦어지는 바람에 3년 전 이맘때(2021년 5월) 소속팀 없이 독립리그에서 건강함을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마운드가 이미 많이 파여 내딛는 발이 지지 되는 느낌이 없었습니다”면서도 “적응력이 좋은 편이고 그땐 아프지 않다는 게 좋아서 신나게 던졌습니다”라고 그는 말합니다. 이어 “당시 몸 상태를 점검하는 게 필요했습니다. 게임 전 피칭하는데 불펜에는 마운드가 아예 없더군요. 프로와 비교해 환경의 차이가 크구나 싶었습니다”고 덧붙입니다.

다른 아마추어 현장은 어떨까요. 최금강 투수 코치(양산 물금고) 설명입니다. “저희가 주말 리그를 치르는 야구장도 하루에 여러 경기를 하니까 마운드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학교 야구장과 차이가 커요. 그래서 경기 앞두고는 학교 불펜 마운드를 아예 파놓고 훈련합니다. 실전에 미리 적응하라고요.”

멀쩡한 마운드를 움푹 파낸다는 현실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최금강 코치 설명이 이어집니다. “어느 스카우트가 ‘마운드 때문에 저 선수 밸런스가 무너졌구나’하고 이해해 줄까요. 아주 특출나면 마운드 상태를 가리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가 90%죠. 착지하는 발이 불안정할 때 대부분 ‘왜 이러지, 팔이 안 나와요, 중심이 쏠려요’라며 당황합니다. 이럴 때 바로 해결책을 주는 게 코치 역할이더라고요.”

민동근 NC 스카우트 팀장은 “전국 대회가 열리고, 방송 중계가 잡히면 그나마 운동장 관리가 되는 편이죠. 이마트배 결승 같은 경우 프로팀 야구장에서 경기를 하니 고교 선수들이 감탄합니다. 마운드가 단단하니까 던지기 굉장히 편하다고 해요. 그러나 일반 구장은 사회인 야구까지 대관하는 경우가 많아 상태의 편차가 큽니다. ‘구장을 타는’ 예민한 선수가 나오기 마련인데 저희는 적응력을 보지만 한편으론 구장 여건도 감안합니다”고 말합니다. 

전국적으로 아마 경기가 열리는 야구장 환경을 두루 파악한 스카우트 입장에서 또다른 이슈를 짚습니다. 민동근 팀장은 “내야 전체를 인조 잔디로 덮은 구장에서도 정식 엘리트 야구 경기가 열립니다.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곳에서 베이스를 향해 슬라이딩하다 어깨, 발목이 돌아가는 사고를 봅니다. 구장 관리에는 편하겠지만 선수 생명이 위험하죠”라고 지적합니다.

프로야구 경기장의 그라운드와 훈련 시설은 경쟁적으로 업그레이됐습니다. 그런데 아마 야구는 구장 수 같은 규모에만 집중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것도 필요하죠. 그런데 발목 깊이까지 파인 마운드 같은 문제는 왜 우선순위에서 밀릴까요. 저는 이 문제가 젊은 세대에게 노력하라고 세상이 요구하기 앞서 기본 환경과 제도를 갖춰줘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큰돈 들지도 않아요. 마운드를 딴딴하게 만드는 재료 ‘마운드 클레이’는 1톤당 70만원 선. NC 퓨처스 팀이 쓰는 마산구장 경우 경기와 훈련으로 거의 쉴 새 없이 돌리지만 연간 700만원(10톤)이면 마운드와 타석을 수리합니다. 구장 전문가는 “관리인이 따로 없는 야구장이라도 선수들이 돌아가며 충분히 보수할 수 있어요. 작업 시간도 한두 시간 정도면 됩니다. 클레이 사용법은 프로팀 담당들이 지역을 순회 교육하면 되지 않을까요”라고 말합니다. 발목이 빠진 곳에서 던지고 치는 야구, 이제는 바꿀 수 없을까요.

추천 비추천

2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7685075 멘스한다 <- 이게 무슨 뜻임? ㅇㅇ(223.39) 05.27 18 0
7685074 돡) 창모는 또 뭐하냐? [5] 엔갤러(211.214) 05.27 71 0
7685073 엔붕이도 메세지카드 [17] 엔갤러(182.31) 05.27 473 43
7685072 쟉년 딸기 카드 [3] 에이스침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163 15
7685071 소고기 메시지카드 없냐? 구경좀시켜줘 엔갤러(121.131) 05.27 21 0
7685070 망한 유니폼 메세지카드도 올려주면 안되냐? [3] 엔갤러(61.253) 05.27 81 0
7685069 칰) 뜬금없지만 난 너네 응원가 좋던데 [7] ㅇㅇ(223.38) 05.27 96 2
7685068 요즘 동문설렁탕 갤 접었나 안 보이네 ㅇㅇ(223.39) 05.27 30 0
7685067 가장 욕먹는 그 선수 메시지카드다.jpg [8] 엔싱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245 9
7685065 박건우 부상 걱정하는 건 다름 아닌 감독 때문임 ㅇㅇ(110.14) 05.27 46 0
7685064 궁금해한 132억짜리 메시지카드 [7] ㅇㅇ(211.234) 05.27 197 8
7685063 어케 두목님이 안올라오녀 [3] 엔갤러(211.234) 05.27 77 0
7685062 연보라니폼 마킹 뭐해야 되냐? [7] ㅇㅇ(58.239) 05.27 133 0
7685061 작년에 강인권 유니폼 산놈 있었다 내가 봤다 [5] ㅇㅇ(39.121) 05.27 91 0
7685060 우리는 연예인갤 동맹할곳 없냐? 엔갤러(118.235) 05.27 16 0
7685059 야 강인권 메세지카드 나와라 [5] 에이스침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95 0
7685058 겨울에 홍보다닌 농쥐입니다 [13] 농쥐(223.39) 05.27 147 5
7685057 돡) 너네 누누만 뽑으면됨? [14] 엔갤러(211.214) 05.27 127 0
7685056 오영수 메세지카드 [14] 엔갤러(112.154) 05.27 198 9
7685054 꼴붕이 소신투표 어떻노 [2] ㅇㅇ(58.29) 05.27 69 2
7685053 근데 우리 외야자리없을것 같음 엔갤러(115.23) 05.27 32 0
7685052 유망주 번호 바꾸기전 찐따번호 은근 괜찮음 [3] 에이스침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119 1
7685051 좀 있으면 창니폼 주문 받겠지? 함마대로아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22 0
7685050 겆) 니네 누구뽑아주면대냐 [8] 엔갤러(1.250) 05.27 106 2
7685048 창모카드보여주세요 ㅇㅇ(220.126) 05.27 19 0
7685047 나도 메세지카드 꺼내봄 [9] 엔갤러(14.43) 05.27 172 11
7685046 누누 희동 사실 올스타 가면 좋고 안가도 그만아님? [1] 엔갤러(117.111) 05.27 63 0
7685044 소신) 박건우 안 갔으면 좋겠음 [6] ㅇㅇ(110.14) 05.27 165 4
7685042 강인권 티셔츠 누가 만듦? ㅇㅇ(106.101) 05.27 22 0
7685041 홍석천 이팀 골수팬이라던데 곧 시구 할 듯 ㅇㅇㅇ ㅇㅇ(223.39) 05.27 38 0
7685040 쓱) 누누행님은 보내자 [4] 엔갤러(118.235) 05.27 123 0
7685039 오염수 메세지 카드 있는 애 없냐 ㅋㅋ? [8] 엔갤러(61.253) 05.27 99 0
7685038 직관 루친스키 입고 가도 됨? [9] ㅇㅇ(223.39) 05.27 76 0
7685037 지금 한결이 유니폼 사는건 호구같을까❓ [5] 엔갤러(117.111) 05.27 84 0
7685036 갤 보면 진짜 카드 선수단 다 모을 수 있겠네 [1] ㅇㅇ(211.234) 05.27 56 0
7685035 쥐) 이번시리즈 접판의 만행은 인상깊었다 ㅇㅇ(118.235) 05.27 49 2
7685034 딴갤은 올스타전 활활타오르는데 [1] 엔갤러(118.235) 05.27 90 0
7685032 나도 메시지카드 있는데 그거라 차마 못 올리겠다 [11] ㅇㅇ(118.235) 05.27 144 0
7685031 착하긴 존나착한새끼.. [5] ㅇㅇ(211.234) 05.27 219 7
7685030 이타구는~~ 루친스키의 글러브로 엔갤러(211.204) 05.27 22 0
7685029 도슨 최원준 꽁밥 이거 국민픽임 ㅇㅇ(223.39) 05.27 18 0
7685027 올스타전 볼거냐? [1] 엔갤러(117.111) 05.27 49 0
7685025 박건우 범두갤에 밀어달라하면안되나 [2] ㅇㅇ(58.124) 05.27 99 0
7685024 내일 손아섭 첫 타석 2구 타격 땅볼 [3] ㅇㅇ(106.102) 05.27 57 0
7685022 내일 1번타자 예상 [5] 함마대로아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102 0
7685021 누누만 밀어달라고 할까 우리? [7] 엔갤러(120.50) 05.27 164 0
7685020 이번 휴식일 때 버스 이동 그거 놀이 왜 안 함? [7] ㅇㅇ(223.39) 05.27 138 0
7685018 나내일조빠첫타석에서 [4] 엔갤러(175.125) 05.27 86 0
7685017 연보라 유니폼 [11] 엔갤러(211.235) 05.27 248 0
7685016 걍 흥참동끼리 올스타전 따로 하자 엔갤러(118.235) 05.27 40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