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2011학년도 재수한 이야기 中 분량주의

Ic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12.17 00:51:28
조회 184 추천 0 댓글 2

 2월이 시작됐다. 게임도 슬슬 줄였고, 매일같이 출근하다시피 하던 친구 집에도 가지 않기로 했다. 그 친구 집에는 콘솔 게임기가 있다. 엑박. 철권도 하고 헤일로 시리즈도 세 개 다 모조리 하고…여하튼 그 동안은 재미있었다.

 한 2주 정도 지나고, 개강. 등록해놨던 반으로 갔다. 일단은 특반이었다.

 남중남고 나와서 남녀합반 들어가니까 솔직히 눈돌아간다. 한동안은 앉아있기조차 불편했다. 한 2주쯤 지나서야 시선에 대해서 조금 편해졌다. 그리곤 마음먹었다. 재수할 땐 그냥 혼자 지내야지. 어차피 학교 때 친구들 중에 재수하는 인원이 꽤 됐고, 걔들 전부 나랑 같은 학원이었기 때문에 말상대 아쉬울 일은 없었다. 그리고 나는 아직까지 이 결정이 잘 한 일이었는지 못 한 일이었는지는 모른다. 아마 잘 한 일이었던 것 같다. 왜 잘 한 일이라 생각하는지는 下 혹은 그보다 더 뒤에서 얘기할 것이다.



 한 3월까진 별 일 없었다. 같이 온 친구 두 명과 함께 세명이서 지냈다가, 나중에 보니 두 명 더 있어서 그 두 명 합쳐서 다섯 명이 몰려다녔다. 나름대로 지낼 만 하더라. 반에 친구가 없지만-물론 만들지 않은 내 탓이지만-그거야 쉬는 시간에 반에 있지 않으면 그만이니 별로 아쉽지 않았다. 수업 들어가면, 그리고 자습시간이 되면 나는 벙어리가 된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집중은 비교적 잘 됐다. 학교 다닐 때에 비하면.

 그리고 4월을 지나면서 슬슬 풀어졌다. 4월 중순, 5월로 넘어가면서 아직 초반 초중반일 때라 성적도 좀 나오고, 분위기도 아직은 널럴한 편이라 \'혹시 나는 공부 꽤 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470가까이 맞고 나니 그 생각이, 가당찮게도, 매우 확고해졌다. 참고를 위해 말하는데 그 때 수리 나형 범위 다 들어가지도 않을 때다. 내가 작년에 엿 먹었던 수리 나. 지금 생각해 보면 방심도 정도껏이지, 싶다.
 연초에 콘솔(친구 집)로 하던 철권을 본격적으로 오락실에 가서 하기 시작한 것도 그 즈음이었다. 재밌었다. 변명을 덧붙이자면, 그래도 자습은 다 했다. 결과적으로 오락실을 가면 주말 저녁시간 다 돼서 가는 거다. 정신 제대로 박힌 재수생이라면 다 공부할 때.

 그러다가 6월 평가원을 쳤는데, 맙소사 수리가 또 2등급. 탐구도 그 즈음에는 거품이 빠지고 160점 정도밖에 나오질 않았다. 정신이 좀 난다. 오락실을 안 가겠다고 친구들 사이에 공언하고, 안 갔다. 떠나간 근현대사 점수는 쉽게 돌아오질 않는다.


 그런 6월 평가원이 지나고 나서 한 명, 아니 두 명 더 왔다. 원래 더 친하던 애들이었고, 같은 다섯 명이지만 새로 온 두 명으로 나중의 두 명이 교체..? 됐다. 편의상 처음에 같이 시작했던 네 명을 A B C D, 반수하러 온 둘을 E F라고 하자. A와 B는 나와 무지 친했고 C와 D는 그 정도는 아니었기에, C와 D 대신 E와 F가 일행에 들어온 셈이다. 그 즈음 D는 서든에 빠져 있었다(그리고 수능을 치는 바로 전 주까지 빠져 있는다-_-;).


 난 6월 평가원 이후로는 별 굴곡 없이 공부했다. 바꿔말하자면, 적당히 했다. 그렇게 파멸적인 점수가 나오지도 않았고, 그렇게 뛰어난 점수가 나오지도 않았다. 어머니와 말싸움하는 횟수가 잦아진 것도 아마 이때쯤이다. 나는 내가 적당히 하는 인간이라는 것을 이때쯤엔 이미 어렴풋이 알고 있었고, 그 정도가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어머니께는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떨어지는 게 점수니까. 하지만 어머니께서 \'더\' 열심히 할 수 없었냐고 물어보셨다면 아마 대답 못 했을 거다. 어머니께서도 그걸 아니까 그 질문은 하시지 않았던 게 아닌가 싶다.

 그렇게 무난하게 공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미친 듯 열심히 하는 사람도 있다. A가 그랬다. 고1 때부터 친구였는데, 작년에 수시를 엉뚱한 데 내서 정시를 내 보지도 못하고 학원으로 온 친구다. 분하다면서 무척 열심히 했다. 쉬는 시간에 몰려서 놀다가도 가장 먼저 교실로 돌아가는 친구였다. 또 한편으로는 원래 잘하는 사람도 있다. B가 그렇다. 엄밀히 말하자면 원래 잘 하는 건 아니고, 재능이 있고 또 재미를 붙여서 열심히 하는 친구였다. 둘 다 이과다. B는 서울대 인재로 촉망받던 친구였기에, A보단 B가 좀 나았다. 아니, 많이 나았다. 여러 가지로, 특히 수리 가에서. 그런가 하면 보기 힘들어지는 사람도 있다. C랑 D. C는 집에 돈이 꽤 있는 편이라서, 집에서 공부를 한다며 자습을 빠진다. 결국 그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아직 모른다. 잘 됐겠지. D는 좀 다른 이유였다. 앞서 말한 것처럼 서든에 빠진 게다. 대회를 나가니 어쩌니 하면서 자습을 빠지고 PC방을 가기 시작하더니, 점입가경으로 나중에는 아예 학원을 안 나오고 하루종일 PC방에서 살았다. 여하튼 둘 다 안 보인 거다. 그런 사람들을 걱정하면서, E와 F를 포함한 다섯 명은 무난하게 공부해 갔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9879 4654457 재수해서 얻을 점수는? [10] 오나니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2.17 435 0
9878 재수 결심하니까 대인기피증 걸림 연락 다 씹고 밖에 안나감 ㅠㅠㅠ ㅋㅋㅋ [8] ㅇㄴㄹㄴㄹㄴ(121.134) 10.12.17 490 0
9877 재수했는데 재수 결심하는 놈들보다 못보니까.. 유초로롱(125.142) 10.12.17 99 0
9875 3상향 지르고 전적대복학 준비해야겟다 ㅇㅁㅇ(121.177) 10.12.17 44 0
9874 건대 VS 삼수 [4] 인생휴후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2.17 406 0
9873 걍 폐인같음 [3] ㅇㅁㄴㅇ(115.139) 10.12.17 96 0
9872 이번에 국숭세단 성적 얻은 놈인데 고민 좀 들어주세요 ㅠㅠㅠㅠㅠㅠ [15] 목고국(121.134) 10.12.17 495 0
9870 신승범/박승동/한석원샘 현강들어보신분? [2] ㅇㅁㅇ(121.177) 10.12.17 221 0
9869 재수허락받앗는데 수리공부 재수ㄱㄱ(219.241) 10.12.17 78 0
9868 올해부터 평가원모의 모교에서 봐야했다는데 맞음? [2] ㄴㅁㅇㄻㄹㅇ(222.112) 10.12.17 159 0
9867 기숙가서 친목킹 연애킹만안되면 승리하지않냐? [3] a(121.177) 10.12.17 293 0
9866 재수 실패할 때 드는 생각. [6] 성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2.17 703 0
9864 개정된 수학이나 그전에 수학이나 별 차이 없지? [1] 미친넘(211.205) 10.12.17 119 0
9863 언쇠 411이고 고대식 480인데 [9] 부수수(114.199) 10.12.17 224 0
9862 이제 공부시작할려고 밤새는데 졸려 뒤지겠따 진짜 ㅅㅂ [1] 앗ㅂ(112.159) 10.12.17 105 0
9861 탐구 인강vs현강 [6] 듀우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2.17 166 0
9860 기숙학원 선행반가는데 공부 잘될까? [2]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2.17 189 0
9859 3상향쓰고재수해야겠다 [3] 늅늅늅(58.120) 10.12.17 198 0
9858 가나다군 삼패 [2] 에브라(110.9) 10.12.17 119 0
9857 친구들아 좀 도와줘라 공통수학 필수 부분이 어디냐 [12] 미친넘(211.205) 10.12.17 262 0
9856 재수생사탐좀 ㅠ [2] 재수 ㅠ(175.252) 10.12.17 109 0
9855 재수하기로 결심했는데 원서 넣어야할까요?(재수 해본분들 답변좀) [8] 답변좀(121.171) 10.12.17 195 0
9854 야 공통수학 인강 이쁜 강사좀 추천해줘라 [7] 미친넘(211.205) 10.12.17 552 0
9853 난 개념원리 고등수학부터 한다 [2] 미친넘(211.205) 10.12.17 151 0
9852 여자 4수생 없나여 [11] 난평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2.17 781 0
9851 근데 방통대가 어떤 학교길래 다 여기 걸치고 4,5수? [1] 부수수(114.199) 10.12.17 255 0
9850 우리가 재수한다고 이짓할때 합격자들은 위풍당당이욬ㅋㅋㅋㅋ [6] 카성갤알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2.17 494 0
9849 형들 근데 무시험반이랑 유시험반이랑 차이있음? [3] 형들(183.96) 10.12.17 176 0
9848 야 나 상근이라고 영장 나왔거든? [1] Acekard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2.17 145 0
9846 메가 재수학원중에 신승범 강의 들어오는데 있음? [4] 신승범(116.35) 10.12.17 329 0
9845 중앙학원 어떰? [3] 중앙학원(116.35) 10.12.17 168 0
9844 ★ 재수에 관해 자꾸 질문하지마 ㅡㅡ ★ [10] 제발자신감을(211.172) 10.12.17 568 5
9843 마음은 서메 쪽으로 기울긴 하는데 [1] 1588-5588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2.17 65 0
9842 수강증인증한다 씨발아 이과님들 선행 다 서메오세요^^ [8] 카성갤알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2.17 495 0
9841 이과 재수학원 가면 여자 많냐 ??? [4] 1588-5588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2.17 625 0
9840 재수할때 미적.. [2] 하악(222.100) 10.12.17 163 0
9839 재수하면 스무살 존나아까움여 [3] (AAA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2.17 536 0
9838 티치미 경험자나 쫌 아는사람도 없나?? [3] 1588-5588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2.17 107 0
9837 신청한애들 수강증 인증좀해봐라알바오인받지말ㄹ곸ㅋㅋㅋ 서메선행(59.10) 10.12.17 22 0
9836 이과 선행반하는넘들 다 서초메가온나 [2] 카성갤알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2.17 150 0
9835 서초메가 재수선행반 관리 잘 되나? [1] 1588-5588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2.17 214 0
9834 여기 왤캐 우울함 [2] (AAA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2.17 155 0
9832 무단결석 2일째 어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2.17 72 0
9831 문관데 재수선행반들을까말까 ㅇ랃ㄹ자ㅐㄱ(219.254) 10.12.17 80 0
9830 올4가 갈만한 전국 어디라도 좋으니 기숙학원 추천좀 [4] 기숙(116.41) 10.12.17 210 0
9829 아씨발 지금일어나서 학교못갔는데 좆된거냐 [5] ㅁㅁ(221.145) 10.12.17 172 0
9828 성적표받기전에 이미 재수를결정한상황에서 [11] ㄴㅇㄹㄴㅇ(115.41) 10.12.17 376 0
9827 대전사는데 대전에 재수학원같은데는 허접함?? 555(119.203) 10.12.17 82 0
9826 재수선행반 갈려는데,, 서초메가랑 티치미 중에 어디 추천? [1] 1588-5588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2.17 156 0
9824 수원대 화공과 vs 재수 [1] 청순한남고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2.17 207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