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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부작용 환자는 안 본다"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23.62) 2021.09.18 14:57:23
조회 148 추천 4 댓글 0


내 사전에 부작용은 없었다. 백신이 뒷통수를 쳤다.

3주 전, 서울 종로구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 1차를 맞았다. 팔이 뻐근하고, 열이 났다. 기저 질환이 없는데도 숨이 차고, 심장이 두근거렸다. 타이레놀을 먹었지만 차도가 없었다. 질병관리청 공식 유튜브를 찾아 보니 “예방접종 후 흉통이라던가 두근거림, 호흡곤란과 같은 심낭염이나 심근염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으라”고 했다. 심장혈관 전문의가 있는 집 근처의 한 내과에 갔다. 접수처 간호조무사에게 “접종한 지 4일 됐는데, 흉통 등이 있어 진료를 보고 싶다”고 하니, 반응이 싸늘했다. “접종 관련 부작용 진료는 안 본다”고 했다.

“인과성을 밝혀달라는 게 아니다. 진료만 보게 해달라. 평소 심근염·심낭염 의심 환자 진료는 보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200만원 정도의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 가격이면 진료 본다고 안 하겠지’란 말로 들렸다. “필요하면 200만원짜리 검사라도 받겠지만, 일단 진료를 받아야 알 수 있지 않겠냐”고 맞선 끝에 겨우 대기실 의자에 앉았다. 그 사이,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비슷한 증상을 호소했다가 비슷한 안내를 받고 돌아갔다.

지금이라도 다른 병원에 갈까 생각했으나, 기다렸다. 히포크라테스의 소명 의식까진 아니더라도, 적어도 의사라면 당장 눈앞의 아픈 환자는 봐주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감에서였다. 의사의 첫 질문으로 기대감은 완전히 깨졌다. “제가 어떻게 해주길 원하세요?”

순간 어안이 벙벙했다. 환자가 의사에게 진료 말고 뭘 원하겠는가. 그저 청진기로 숨소리 한번 들어봐주길, 증상을 물어봐주길 바랄 뿐. 그 당연한 일을 이 의사는 누군가 대단히 원해야 해주는 특별한 일로 만들었다. 이후엔 접수처 간호사와 똑같은 말을 했다. “백신이 그렇게 좋으면 우리 병원도 백신 접종 병원으로 신청했겠죠. 백신 부작용 환자는 안 봐요. 우리 병원 다니던 환자면 모를까. 백신 맞았던 병원으로 가세요.” 백신을 예방접종센터(구청 체육관 등 백신 접종을 위해 임시로 마련한 시설)에서 맞아 갈 병원이 없다고 했으나, 소용없었다. 그는 끝내 청진기를 들지 않았다.

병원 문을 나서는데 간호사가 말했다. “4900원입니다.” 진료를 안 본다는데, 진료비를 내야 하느냐 물었다. 이 경우 나는 진료 본 환자로 둔갑돼, 병원은 건강보험공단에서 더 많은 금액을 받을 것이다. 2000년 전 예수가 울고 갈 답변이 나왔다. “진료실 문 열고 들어갔다 나오는 것도 진료입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검색하니, 전국 각지에서 진료를 거부당한 백신 부작용 환자들이 많았다. 백신은 처음이라 진료 못 본다는 완곡한 거절부터, 의사가 고개만 빼꼼히 내밀고 ‘응급실 가라’고 외쳤다는 병원까지 다양했다. 의료법 제15조는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하지 못하게 돼 있다.

백신을 맞은 병원이나 응급실에서만 부작용 진료를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달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예방접종을 한 병원에서만 부작용 상담이나 혹은 진료상의 문제들을 상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인근 다른 병원에서도 진료를 볼 수 있다”고 했다.

나는 결국 다른 구(區)에 있는 심장 전문 내과를 찾았다. 진료 거부를 당할까봐 전화로 확인하고 방문했다. 병원 대기실엔 앉을 자리가 없었다. 20·30대가 상당수였다. 심장 초음파는 당일에 못 보고 돌아왔다. 병원에선 “요즘 심장내과마다 사람이 몰려 예약 자체가 어렵다. 지금 날짜도 없는 자리에 끼워 넣은 것”이라고 했다. 가족들은 대학병원 응급실로 가지 않았다고 타박했다. 전직 복지부 출입기자랍시고 “1·2차 병원 건너뛰고 무조건 3차 병원 응급실로 가면 진짜 응급환자는 몇 시간씩 대기하다 골든타임 놓친다”고 항변했으나, 속으론 후회했다.

지난 13일 기준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 신고는 총 21만6517건. 부정출혈 등 이상 반응에 포함되지 않는 증상을 고려하면, 훨씬 많은 국민이 이상 반응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하루 걸러 호소가 올라온다. 지금 우리는 부작용 가능성을 알면서도 주사를 맞는다. 백신만이 거의 유일한 해법임을 믿기 때문이다. 백신을 종용하는 사회라면, 적어도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병원 문 앞에서 돌아가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참고로, 심낭염과 심근염의 1차 진단에 200만원짜리 검사는 필요없었다. 피검사와 엑스레이에 5만원, 심장초음파에 4만8000원 들었다.

https://m.news.nate.com/view/20210918n01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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