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도 그렇고 여성향 작품에서 주목할 점은 남자 스펙이 아니다.

남자들이 그렇듯이 여자도 취향이 다양하다.

그러니 섭남이니 뭐니 엄청나게 다양한 남캐들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바로 여자는 정면을 보고 

남자는 여자를 바라보는 표지가 절대다수라는 점이다.

왜 그럴까?

본인은 꽤 많은 여자들과 대화를 나누어봤고 (아마 인맥 좁은 여자는 나보다 여자와 대화를 덜 해봤을 수 있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키큰 존잘남을 원하지 않는다.

키큰 존잘남을 찾는 여자들은 대개 자존감이 낮고 그 자존감을 타인을 통해 얻으려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존예녀보다는 키도 작고 외모도 학벌도 뭔가 애매한 여자들이 키큰 존잘남을 찾고 나아가 그렇지 않은 남자들을 무시하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정상적인 여자들이 키큰 존잘남에 대해 얘기하면

"아 걔 알긴 알지. 잘생겼지. 그래서?"

라고 반응한다. 당연히 집단 내에서라면 남자들처럼 외모가 뛰어난 이성에 대한 정보 정도는 접하는 것 같지만

그뿐이다. 우리가 얼굴만 예쁜 여자보다는 내 타입으로 생기고, 나랑 대화가 맞는 사람을 찾는 것처럼 여자들도 취향은 같다.

그런데 왜 설거지 결혼이 발생할까?

일단 남자나 여자나 취준이 힘든 것은 똑같다.

그런데 남자는 결혼 잘해서 인생 피려는 사람이 드물고 (있긴 있다.)

그렇게 되더라도 셔터맨 등의 비하를 당해야 한다.

때문에 먹고살기 어려운 남자는 극소수의 창남을 제외하면 나쁜 쪽으로는 도박이나 조폭, 건전한 쪽으로는 노가다를 한다.

반면 여자는 결혼 잘해서 인생 핀 여자들이 많고, 당당하다.

이러니 노력하는 여자들은 노력하는 남자들보다도 훨씬 자존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흔히 여자들이 하는 얘기가 "나는 이렇게 노력하는데 일진 하던 년이 대기업 다니는 남편 잡더니 자랑질을 한다" 따위다.

게다가 여자들은 먹고살기 어려워지면 마트, 식당 등 좁은 문을 통과하지 못하면(노가다보다 자리가 적다) 몸을 팔아야 한다.

고시 준비하면서 노가다하는 남성에 대응하는 여자의 상태가

몸 팔면서 고시 준비하는 여자인 것이다.

그런데 몸 파는 일은 노가다보다 훨씬 대가가 크다보니 여자들은 노력의 부질없음을 남자보다 수백배 더 크게 느끼게 된다.

여기서 제정신을 유지하는 여자는 몸 팔면서라도 자기 꿈을 이루는 거고, 이렇게 망가진 삶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이게 좋은 케이스고, 보통은 그냥 몸 파는데 익숙해져서 소비도 커지다가 어느 순간 안팔리면 빚더미에 나앉게 된다.

그럼 어쩔 수 없이 빚을 갚아줄 남자를 찾게 되고, 그렇게 매매혼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남자도 도박하다가 빚더미에 나앉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은 사기를 친다.

즉, 설거지 결혼을 한 여자들의 심리 상태는 

도박하다가 빚더미에 나앉은 남성

노가다 뛰며 고시를 준비하는 남성

30대가 넘도록 취준 중인 남성

과 같은 것이다.

당연히 자존감이란 1도 없고, 자기가 제일 잘나가던 시절만 기억하게 된다.

그게 뭘까?

젊을 때 쉽게 만날 수 있었던,

나를 먹고 버린 지금은 인생이 아마도 나락에 빠져있을 양아치와의 하룻밤이다.

그러니 마치 취준 중인 백수들이 인정을 갈구하듯이

타인의 인정을 갈구하며

특히 이렇게 망가진 나의 진정한 가치를 믿고 응원해주고

내가 옳다고 말해주는 사람을 원하는 것이다.

그래서 유능하고 인기가 많아서 내가 아니어도 누구나 만날 수 있는 남자가

나의 어떤 특별한 점을 찾아주고, 그래서 나만 보는 것으로 나를 인정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그들의 로망스인 것이다.

이걸 증명하듯이 저런 작품들을 읽어보면 여주가 어떤 식으로든 외모가 아니라 유능한 판단을 하는 모습이 계속 그려진다.

그러니까 결국 설거지 결혼이 발생하는 이유는

1. 결혼으로 대박 난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비난 부족

2. 자기 효능감 부족으로 인한 여자들의 자존감 하락

3. 절망적인 상황에서 결혼이라는 탈출구의 존재

이렇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겠다.

결국 해답은

1. 여자도 군대를 보내든 해서 노가다든 남초시장에서도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2. 성매매를 양지화하거나 아예 극단적으로 제압하며 

(전자는 성매매를 노동의 일종으로 인정하는 것이고, 후자는 여성들을 다른 직업전선에 뛰어들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3. 이혼 시 재산 분할과정에서 금전적 소득 또는 자산 기여에 단순한 동거로 분할하는 것이 

아니라 가사노동의 가치를 정량화해서 정확히 분배해야 한다.

(가사노동을 하고 아내로서 존재했다는 이유만으로 재산의 절반을 무조건 분할 받는 현재 제도에 반대해야 한다.)

(사실 이 제도의 국내 판례상 가장 잘 알려진 수혜자는 의외로 남자다.)

4. 이도저도 아니라면 남녀불문 저소득자도 어떻게든 생존을 위해 자신을 매매하는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안전망을 만들어야한다.

즉, 여자도 경제적으로 도태되었을 때 결혼 말고 다른 탈출구를 마련해주고,

결혼이 경제적 문제의 탈출구가 될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결국 상당수의 여성들이 결혼을 하면서 자의든 타의든 자기가 사회적으로 유능할 수 있는 가능성을 포기하고

남편의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가 자신의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라는 망상에 빠져 있고

스스로 성공하려는 많은 여자들이 위의 사례를 보면서 절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그래야 여자들이 극도의 우울감과 패배감에 

집안에서라도 이겨먹어야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퐁퐁이형들 괴롭히고

바람피고

무시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