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예비마누라 시리즈

• 알제리 예비마누라와 대화하면 재밌는점
• 개종했다니까 예비마누라 울었다.
• 예비마누라와의 대화 - 노래 불러주기

엄청나게 좋아하고 있지만 심각한 상황이다.

3월에 예정된 내 알제리 여행을 기대하며

살을 빼겠다며 10일간 하루 1끼씩만 먹다가

결국 응급실에 실려갔다.

의사인가 간호사인가가

거식증이라고 했다고 한다.

식욕을 못 느낀다고.

나는 몰랐다.

걱정하는 말을 녹음해서 들려줬더니

내 마음도 모르고

걱정해주는 목소리가 좋다고 웃고 있다.

오늘은 밥을 먹었는지. 우유를 마셨는지

끼니마다 체크를 하고 있다.

근데 아직도 평소 식사량으로는

돌아가지 않은 듯.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극단적인 다이어트하면

알제리에 안가겠다고 했더니

말을 듣는 척은 한다는 것이다.

꼭 먹으라고 계속 말했다.

응, 응을 왜 영어로 쳤는지는 모르겠다.

이 바보같은 에비마누라는

걱정해주는 것을 엄청나게 기뻐하고 있다.

기뻐하지 말고 밥을 먹어라...

한국어 초급수준인 예비마누라가

내 말을 다 알아들을 수 있는 이유는

내가 알아들을 수 있게 또박또박 쉬운말로만

말해주기 때문임.

다이어트를 하려는게 아무래도

내가 봤을때 뚱뚱해보이면

자기를 버릴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나는 외모보다 네 품성을 보고 청혼을 한거다

나는 사실 한국에서는 인기가 없고

너를 만난 것은 행운이다.

그런걸 이야기 하니까

약간 안심한 듯 하다.

내가 밥때가 되서

식사하고 온다고 했는데

왜 하트를 저렇게 많이 쓰는지는

잘 모르겠다. 보통 내가 따뜻하게 지내고

잘먹는걸 좋아하니까 그런가?

어제의 메뉴는 그냥 삶은 고구마였다.

변비가 심해지는 것 같아서 섬유질이 많은 고구마를 먹었다.

그녀는 보통 내가 잘 차려진 정식이나 배달음식

식당에서 거나하게 먹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단순한 식사인 고구마를 먹는 것에

화를 내는 상황이다.

삶은 고구마와 삶은 밤, 삼각김밥은

내가 먹을때 예비마누라가 싫어하는 메뉴이다.

레토르트는 음식이 아니다라는게 그녀의 생각

혼자먹기 싫어서 간단하게 먹었다고 했더니

아침끼니를 확인 들어왔다.

하지만 고구마가 아침이었다.

개종 후 기도문 같은게 아랍어 발음이 궁금해서

녹음해달라고 했더니 해주기로 했다.

아 아무래도 교보재는 사랑하는 여자 목소리가 최고지

열심히 녹음해서 내일 보내주기로 했다.

기대가 되는 군.

무신론자에서 개종한거라서

아직 예배가 익숙하지는 않지만

시간이 되면 한번씩 해보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인 예배로 두아라는 게 있는데

기독교 기도처럼

신에게 부탁을 할 수 있다.

오늘은 빌었다.

'알제리에 있는 예비마누라 XXXX가 거식증이 낫게 해주세요'

빌만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