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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 작가, “캐스팅을 할땐 누가 이런 역을 안했는지부터 생각”앱에서 작성

ㅇㅇ(106.101) 2023.03.17 22:40:27
조회 516 추천 4 댓글 0



[인터뷰] ‘디어 마이 프렌즈’ 노희경 작가, “캐스팅을 할땐 누가 이런 역을 안했는지부터 생각”

이야기꾼이 아닌 마음 탐구자 -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했던 배우들이 작가님의 드라마에서 새로운 옷을 입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들의 블루스>의 이병헌도 그랬죠. 툭 하면 엄마한테 바락바락 소리 지르는 남루한 차림새


이야기꾼이 아닌 마음 탐구자

-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했던 배우들이 작가님의 드라마에서 새로운 옷을 입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들의 블루스>의 이병헌도 그랬죠. 툭 하면 엄마한테 바락바락 소리 지르는 남루한 차림새의 만물상 장수를 어떤 작가 어떤 감독이 선뜻 이병헌에게 제안할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 다행히 배우 복이 있죠. 나이대만 맞으면 거의 모든 대본이 병헌씨한테 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역할은 안 해봤지 싶어서 대본을 주는 거예요. 이병헌 같은 배우가 내 작품으로 무슨 더 큰 부와 명예를 얻겠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안 해본 역할을 하는 게 배우로서의 바람 아니겠어요. 그래서 큰 배우들이 올 경우에는 더더욱 지금까지와는 다른 역할을 맡겨요. 차승원씨는 그간 설정 연기를 많이 했잖아요. <우리들의 블루스> 때도 설정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왜 꼭 설정을 해야 돼요? 그냥 평범하게 말하면 안돼요?” 그랬더니 3초쯤 말없이 가만 있더니 “그렇네, 내가 너무 설정을 하고 연기했네. 그래 그냥 하면 되는데. 여태까지 너무 설정을 했네” 하더라고요. 캐스팅을 할 땐 누가 이런 역을 안 했는지부터 생각해요. 이 역할을 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 연기는 잘하는데 이 역할을 지금껏 안 해본 사람을 떠올려요.

- 김혜/자, 고두심, 나문희, 윤여정 같은 선생님들의 경우는 어떤가요. 워낙 오랜 시간 연기해온 분들이라 그들에게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는 일이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 최근에 안 했던 걸 찾는 거죠. 김혜자 선생님은 최근에 소녀소녀한 역할만 했잖아요. 그런데 <우리들의 블루스>에선 그러면 안되거든요. 고두심 선생님도 제주도 사투리를 살벌하게 쓰는 척박한 역할인데 최근엔 그런 역을 안 하셨죠.

- 10대 시절에도 글 쓰는 게 꿈이었나요.

= 네. 초등학생 때부터요. 그때 글을 써서 상을 탔어요. 다른 걸로는 상을 받아본 적이 없는데. 내가 글 쓰는 데 재능이 있나?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한 거죠. 그러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절박해졌고, 딱 1년만 드라마 공부하고 안되면 때려치우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동안 난 왜 작가가 되지 못했을까? 왜 시도 안되고 소설도 안됐을까? 그렇다면 드라마로도 안되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들 때 스스로에게 질문했어요. 넌 왜 안된 것 같니? 그때 이미 젊은 나이에 데뷔한 시인들이 많았어요. 이병률 시인(서울예대 문예창작학과)도 동기고, 함민복 시인도 또래인데 다들 졸업하자마자 데뷔를 했단 말이죠. 그런데 넌 왜 안됐니? 생각해보니 나는 선생님들이 쓰라는 대로 안 썼어요. 내가 누구의 조언을 듣지 않는 애였구나. 그렇다면 드라마 공부할 때는 선생님이 쓰라는 대로 한번 써봐야겠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딱 1년 공부해서 드라마 작가가 된 거죠. 지금도 저는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그에게 존경할 만한 스승이 있나 봐요. 스승을 모신다는 건 겸손한 거죠. 소통할 때 상대의 말을 들으려고 하는 사람이라는 신뢰가 생기니까요.

- 시나 소설에 대한 미련은 없으세요.

= 없어요. 솔직히 저는 우리나라 문학보다 드라마가 더 좋다고 생각해요.

- 드라마를 만든다는 것, 이야기를 짓는다는 것은 작가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 나는 이야기를 짓는다는 생각은 잘 안 해요. 그런데 어떤 관계, 어떤 마음을 궁금해하는 탐구심은 있어요. 우리는 왜 상처받고 어떻게 그 상처를 이겨내는지, 우리는 어떤 순간에 행복하고 어떤 순간에 절망하는지. 그렇게 탐구하다 보면 거기에 부합하는 이야기가 나와요. <우리들의 블루스>의 동석과 옥동(김혜자), 부모 자식간 얘기야 뻔하잖아요. 그런데 동석이 그 순간에 느꼈던 마음과 엄마를 천천히 들여다보는 과정을 쓰는 거예요. 그 장면 쓸 때 좋았어요. 동석이, 저수지가 된 엄마의 고향 집을 찾아가는 길에서 엄마의 과거를 듣는 장면. 사실 그게 무슨 스토리예요. 그냥 그 사람의 마음의 경로지. 장황한 이야기가 아니라 명징한 마음을 들여다보는 거죠. 탐구하면 할수록 예뻐요, 그 마음이. 그렇게 본다면 나는 이야기꾼은 아니에요. 재벌 드라마에서 사람을 죽였다 살렸다 하는 거 보면서 막 감탄해요. 엄청난 이야기꾼들이구나 하면서. (웃음) 나는 사라져가거나 빛을 잃어가는 것들에 현미경을 대고 그 순간을 자꾸만 보려고 하는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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