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와 10회는 각각 덕선과 택의 반전을 보여준 회였다.
9회 속 택과 관련한 장면 중 첫 씬은 어느 날 아침, 친구가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고 김해로 내려간 무성으로 인해 미란이 택의 끼니를 챙기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그 날 저녁 택의 끼니를 챙긴 것은 덕선의 어머니인 일화였다. 하지만 택의 끼니를 걱정하는 일화와는 다르게 덕선은 밥 생각이 없다며 집에 올 것을 거절한 택에게 밥을 챙겨주기 위해 택의 집으로 향하면서도 투덜대는 모습을 보인다.
희동이 이거 은근 사람 귀찮게 한다니까.
그리고 택의 집앞에서 문을 열고 나오는 택을 발견한 덕선은 택이 자신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음식이 담긴 냄비를 전하는 대신 택과 함께 집으로 돌아간다.
최택, 너 지금 1월인 건 아냐?
왜? 내가 뭐 잘못했는데?
너 안 추워?
코 앞인데 뭐. 괜찮아.
넌 애가 예민한 건지 둔한건지 당췌 알수가 없어요. 빨리 와.
엄마처럼 자신을 타박하며 잔소리 하는 덕선이 싫지 않은 듯 미소를 지으며 택은 자신의 잘못을 되묻는다. 늘 자신을 아끼고, 혹시라도 피해가 갈까 조심해하는 아버지 혹은 자신을 신처럼 여기는 세상 사람들과 다르게 덕선은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고 혼낸다. 그런 태도가 오히려 택에게 편안함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덕선의 집에서 밥을 먹는 택. 며칠 째 친구의 장례식으로 인해 가게를 비워두는 무성을 보며 일화는 친구 간의 우정이 매우 깊으리라 짐작하고 택은 그런 일화에게 그들의 관계를 설명한다.
삼총사셨어요. 아빠랑 태용이 삼촌이랑 돌아가신 삼촌이랑 해서.
택에게 쌍문동 5인방이 있는 것처럼 택의 아버지인 무성에게도 삼총사로 불리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리고 택이 덕선의 집에서 식사하는 장면 이후 보여지는 장면이 일화, 미란, 선영이 함께 하는 장면이라는 것은 그들의 부모님들도 그들처럼 친구와의 우정이 소중하고, 함께 지낼 관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소중했던 친구의 장례를 치르고 서울로 돌아온 무성은 뇌출혈로 쓰러진다. 병원에서 지내게 된 무성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빌리지 않고 최대한 혼자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택의 성격은 아버지를 많이 닮은 듯 싶다.) 그리고 이런 무성에게 간호사가 묻는다.
보호자분 안 계세요?
있습니다. 옆에 아들 있어요.
무성은 자신의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듯 약간은 발끈한 모습으로 자신의 옆에 아들이 있다고 말하며, 택의 존재를 언급한다. 한편 의사에게 아버지의 상태에 대해 전해듣고 병실로 돌아온 택의 표정에는 왜 이렇게 될 때까지 홀로 그 시간들을 견뎠는지, 자신에게 어떤 내색도 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질책하는 무언의 원망과 걱정이 서려있고, 무성은 그런 택의 눈치를 본다.
아빠 괜찮아, 아무렇지 않아.
아빠 돌아가실 뻔 했대요.
저 고아될 뻔 했어요.
택은 두려웠던 것이다. 이 세상에 단 둘만 남겨진 아버지와 아들. 홀로 있는 것이 익숙하지만 사실은 정말로 혼자 남게 될까봐 두려운 마음. 다 자란 듯 보이던 아들의 어린 아이같은 모습에 아버지는 웃게 된다.
아빠 니 냅두고 그렇게 쉽게 저 세상 안 가, 인마.
다 잘 끝났으니까 신경쓰지 말고 네 일이나 열심히 해.
자신의 아픈 몸과 마음보다 아들인 택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며 택은 자신을 대신해줄 간병인 쓸 것을 권하지만 무성은 괜찮다며 거절한다.
저 이번주에 중국 가요. 저도 옆에 없는데 혼자 어떻게 하시려고.
걱정이 뚝뚝 흐르는 택의 목소리에도 무성은 자신은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하며, 오히려 중국에 함께 갈 사람이 없는 택을 걱정한다. 그로 인해 무성은 자신의 병실을 찾은 동일-일화 부부에게 덕선의 중국 행을 부탁하게 되고, 덕선이 중국에서 택을 잘 보살필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부부에게 무성이 말한다.
택이가 덕선이 좋아합니다. 둘이 아마 잘 지낼 겁니다.
아들이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아버지인 무성은 택이 덕선과 자신의 친구들을 얼만큼 아끼고 좋아하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렇게 무성의 부탁과 동일 부부의 배려로 인해 덕선은 택과 함께 중국으로 향하게 된다. 그리고 덕선은 그 곳에서 자신이 알지 못하는 '바둑의 신'으로서의 최택을 만나게 된다. 늘 그렇듯 취재진에게 휩싸인 채 대기실로 향하는 택. 대국이 시작하기 전이면 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마음을 가다듬는 택. 그렇게 시작된 경기의 결과는 택의 승리였다.
그리고 다음 날 또 한 번의 경기가 이뤄지기 전, 대기실에 있는 택에게 경기가 시작됨을 알리려 문을 열던 덕선은 택의 손에 들려진 담배를 보고 당황한다. 바둑 외에는 모든 것에 서툴러 희동이, 쌍문동 천연기념물, 바둑이, ㄷ신으로 불리는 택의 손에 담배가 있다는 것은 덕선을 포함해 시청자들에게도 반전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경기는 10시간이 넘게 진행된다. 이윽고 문이 열리고 덕선이 기자에게 묻는다.
아저씨, 택이 졌어요?
아냐, 이겼어.
예? 그런데 제 표정이 왜 저래요, 사람 헷갈리게?
바둑 에티켓.
네?
이겨도 겸손해야 하고 져도 예의를 지키는 것. 그게 바둑 에티켓이야.
뭐야, 좋으면 그냥 좋은 거지.
바둑 에티켓에 대해 투덜대던 덕선을 발견한 택. 자신에게로 향하는 택의 시선에 덕선은 반갑게 손을 흔들며 환한 웃음으로 화답한다. 그런 덕선의 모습에 바둑 에티켓으로 인해 무표정하던 택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진다.
드디어 대국 일정이 끝나고 택의 우승을 축하하기 위한 파티가 마련됐지만 정작 주인공인 택은 피곤해서 친구와 방에서 쉬겠다며 파티에 참석하지 않는다. 그리고 쉬겠다는 택의 말에 수긍하며 이틀 동안 거의 잠을 자지도, 식사를 하지도 못했으니 당연히 피곤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택은 의아한듯 말한다.
저 이번에 엄청 잘 먹었는데. 한 끼도 안 굶었어요.잠도 잘자고, 방도 따뜻하고. 이번에 컨디션 진짜 좋았는데.
서로가 잘 이해되지 않는 듯 의아해하는 사람들. 그들 앞에 덕선이 다시 음식을 들고 등장한다. 그리고 경기 내내 자신을 챙겨준 사람이 덕선임을 직감한 택의 얼굴에 다시 한 번 미소가 번진다.
평소에 추위를 많이 타는 덕선이 입맛이 맞지 않는 택을 위해 줄을 서서 일식을 사주고 문앞에 걸어두는 모습,
중국의 텃세로 인해 환경이 좋지 않은 방을 배정받자 택의 방을 교환하는 모습,
중국으로 향하기 전 자신의 짐은 물론이고 택의 옷과 목도리, 장갑, 전기장판 등 꼼꼼히 챙기느라 더욱 무거워진 캐리어.
그리고 택의 침대에 전기장판을 깔아주는 덕선과 그로인해 평온한 잠을 잘 수 있었던 택.
택이 일어나면 입을 옷까지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모습은 9회 내내 드러나던 덕선의 무심한 모습과 철저히 대비되며 시청자에게도 깊은 감동을 준다.
덕선의 반전은 그녀를 더욱 사랑스럽게 만들었으며 그로인해 지금까지의 택과 덕선의 관계가 짐작되면서, 택이 덕선을 좋아하게 되는 감정이 너무도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그려지도록 그 과정을 성실히 보여준 것이다.
그런 덕선을 보며 어쩌면 택보다 더 놀랐을 대리가 택에게 친구가 아버지 보다 더 낫다고 말하자 택은 바쁜 일정으로 잠시 잊었던 아버지를 떠올린다.
그리고 자신에게 걸려온 아들의 전화에 아버지는 이렇게 말한다.
고생했다. 아빠 괜찮아.
아들의 전화에 웃음이 늘어가는 무성.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서로의 끼니를 챙기는 모습에서 무뚝뚝하지만 다정한 두 사람의 모습이 보여졌다.
그리고 이내 밝혀지는 또 하나의 비밀. 무성과 함께 삼총사 중 한 명인 태용의 여동생이 선우의 어머니인 선영이었다는 것.
선영과 무성은 고향에서 함께 자란 오누이 사이였다. 그리고 아내의 죽음 이후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가기를 권하며 자신을 부르는 선영으로 인해 서울로 옮기는 택의 가족, 엄마를 대신해 택을 챙기는 선영의 모습이 보여진다. 선영이 내밀던 손은 택이 이사오던 날 덕선이 먹을 것을 내밀던 손과 닮은 느낌이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를 대신해 자신을 보살피던 덕선은 지금까지도 자신의 곁에 남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을 돕고 있었다. 너무도 당연하듯이.
그래서 덕선의 잔소리가 택은 싫지 않고 오히려 좋은 것이다. 그런 덕선이 호텔 직원인 장표와 기념시잔을 찍어줄 것을 부탁하자 택은 덕선의 요청을 흔쾌히 들어준다.
야, 좀 웃어.
알았어.
알겠다고 말하지만 택의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만 머금고 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사진촬영 후 기자가 사진을 찍어준다고 해서 함께 사진을 찍게 되는 덕선과 택.
아, 나 오늘 안 예쁜데.
예뻐.
진짜?
응. 옷도 예쁘고.
이 옷 괜찮아?
응.
네 옷이야.
아...
사진을 찍겠다는 말에 덕선과의 거리를 유지하던 택은 갑자기 덕선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덕선을 자신의 옆으로 끌어당긴다. 그런 택의 행동에 잠시 당황해하던 덕선 역시 이내 웃음을 보이고, 택은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의 자신이 되어 활짝 웃는다.
그리고 10화. 덕선의 집에 놀러온 친구들은 평소에도 계속 부탁해왔던 택과의 만남을 다시 한번 요청하지만 그럼에도 덕선은 택에 대한 철통 보안을 지킨다. 택이는 이 골목 천연기념물이야. 보호해줘야 돼. 아주 오래 전부터 덕선과 친구들에게 택은 그런 존재였다. 그것은 쉽게 변하지 않는 그들 사이의 룰이었다. 덕선이 택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되었다고 해도 한 순간 바뀌기는 힘들만큼 이미 오래 전부터 축적된 시간의 결과인 것이다.
한편, 보라와 선우, 덕선, 택, 정환은 부모님에 대한 서운함에서 시작된 동룡의 가출로 인해 바다로 향하게 되고, 바다에 도착한 아이들은 동룡을 차에 태우지만 사람이 6명이나 되어 차에 다 탈 수 없게 되자 보라는 덕선과 택을 낙오시킨다.
물끄러미 바다를 보고 있던 자신의 과자를 뺏어먹는 덕선에게 택은 과자를 모두 내민다. 그리고 다시 바다로 시선을 향하던 택에게 덕선은 계속 장난을 치고, 이윽고 두 사람은 웃음을 터트린다. 그러다 자신들을 내버려둔 채로 떠나는 보라의 차를 발견한 두 사람. 하지만 둘 다 당황한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자신에게 지갑을 달라고 말하는 덕선에게 지갑을 건네고, 그 안에 채워진 돈으로 둘은 고기를 사먹는다. 익지도 않은 고기를 열심히 먹는 덕선을 보며 택은 그저 웃기만 하는데, 그런 택의 밥그릇 위에 덕선이 익지 않은 고기를 올려준다. 택은 불판 위에 다시 고기를 올려놓지만 덕선은 그 모습을 보고 또 다시 잔소리를 한다.
괜찮아, 먹어도 돼. 그냥 먹어, 또 태우지 말고.
언제나 느긋한 성격으로 고기도 끝까지 익혀서 먹다 결국 태워버리는 택을 타박하는 덕선의 말에 결국 택은 익지 않은 고기를 억지로 먹는다. 하지만 여전히 표정은 어두운 택의 어린 아이같은 모습에 덕선은 혀를 차지만, 덕선이 계산을 하고 나올 때는 어르신들과 바둑을 두고 있는 택의 모습에서 또 다시 최택 사범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리고 그런 택을 데리고 서둘러 자리를 떠나는 덕선.
네가 지금 동네 바둑 둘 짬밥이야?
그래도 부탁하시니까.
시끄러워. 빨리와.
덕선의 학교 친구들, 그리고 택과 바둑을 두던 어르신들에 대한 행동에서 볼 수 있듯이 사람들의 부탁을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의 택을 대신해 덕선(과 쌍문동 5인방)은 사람들로부터 택을 보호하고, 차단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이윽고 두 사람이 함께 남겨졌을 때 덕선은 우유와 커피를 섞어 택에게 내민다. 이것은 지금 소년기를 지나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을 비유하는 것 같다. 극의 초반 부 우유를 마시던 택은 9회에서 담배를 손에 든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극이 진행됨에 따라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택과 덕선, 그리고 다른 친구들의 모습이 아이를 상징하는 우유와 어른을 상징하는 커피가 섞이는 모습을 통해 아이와 어른 두 가지 모습이 공존하는 그들의 소년기를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덕선이 준 음료를 마시던 택은 이내 뜨거워 하며 그것을 뱉어낸다. 그런 택의 옷을 정리해주는 덕선의 모습은 현재 그들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맛있다, 이거.
내가 직접 탄거야.
진짜?
아니.
치.
야, 너 진짜 큰일이다. 너 그래가지고 이 험한 세상 어떻게 살려고 그래?
덕선의 말을 듣던 택의 얼굴은 점점 환해진다. 마치 그래도 넌 내 옆에 있을 거잖아, 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런 택의 표정에도 아랑곳 않고 덕선은 자신의 말을 이어간다.
세상은 그렇게 만만치가 않아요. 싫으면 싫다, 아니면 아니다 정확하게 얘기하고. 너 세상에 사기꾼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 너는 그냥 호구야, 호구. 너 정도면 하루에 열 번도 사기칠 수 있어.
자신을 호구라고 표현하는데도 웃는 택을 보며 덕선은 결국 일어나는데, 그런 덕선을 보고서야 택은 입을 연다.
벌써 가게? 버스 시간 아직 좀 남았는데.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갈 수는 없지.
택은 의아한 모습으로 그런 덕선을 바라보지만 이내 바다에 발을 담그려는 덕선의 뜻을 알게 되고 온 몸으로 저항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이상한 점이 있다. 평소에 덕선은 추위를 많이 타고, 택은 추위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한 겨울에도 반팔을 입던 택이 바다에 발 담그는 것이 춥다며 신발 벗기를 거부한다는 것을 보며 9회에서 덕선이 택에게 춥지도 않냐고 묻는 장면이 떠올랐다. 어쩌면 택은 덕선이 하는 말이면 그것이 거짓말이라고 할 지라도 다 믿고, 그 뜻대로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또 하나는 택은 낯선 환경 앞에서 약해진다는 점이다. 그런 택을 보며 덕선은 자신이 먼저 신발을 벗고 바다에 발을 담근다. 이것은 자신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덕선을 통해 택이 세상 밖으로 조금씩 나올 것을 것을 의미하는 듯 싶다. 그리고 택에게도 계속 신발을 벗으라고 얘기하며 실랑이를 하던 중 갑자기 날아오는 공을 보며 택은 덕선의 이름을 부른다.
덕선아!
덕선 대신 공에 맞는 택을 보며 잠시 놀라던 덕선이 말했다.
오, 남잔데?
야, 그럼 내가 남자지. 여자냐?
...그럼 벗어!
잠깐의 미묘한 긴장감은 덕선으로 인해 이내 차단된다. 그리고 택의 신발을 벗기는 덕선. 그렇게 두 사람은 잊지못할 즐거운 추억을 쌓아간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두 사람은 정환의 집에서 함께 치킨을 먹게 되는데, 덕선이 택을 바다에 던졌다는 소리에 아이들은 그런 덕선을 나무란다.
야, 너 진짜 택이한테는 그러지 마라. 얘 이마도 네가 그런 것 아냐.
알고보니 택의 앞머리에 가려진 이마에 난 상처는 덕선이 준 것이었다. 다른 아이들에게 조금씩 희미해진 기억도 택에게는 또렷이 남아 있었다. 다른 일들은 모두 무심하게 대하는 택이지만 덕선에 대한 기억은 꼼꼼히 간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그 이유는 곧 드러나게 된다. 아이들이 장난으로 덕선에게 택을 평생 책임지라고 말하고, 덕선도 그에 대해 쿨하게 알겠다고 답하자 택은 그런 덕선을 보면서 웃는다. 그리고 덕선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택은 친구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야, 덕선이 진짜 어때?
나쁘지 않지, 그치 택아?
난 좋아.
덕선이가 여자로 좋아? 진짜?
응. 나 덕선이 좋아해. 친구가 아니라 여자로 좋아.
친구들 앞에서 덕선에 대한 마음을 고백하고 활짝 웃는 택의 모습을 보며 참 많은 생각을 했다. 표정이 없던 택의 얼굴에 점점 미소가 지어지더니 덕선에 대한 마음을 표현한 후의 택은 이윽고 환히 웃는다. 자신의 마음을 표현함으로서 택의 얼굴에서는 완벽한 행복이 깃들게 된다. 늘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덕선처럼 택 역시 자신의 감정을 분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그만큼 택에게 덕선은 절대적인 존재로 보여진다.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택, 그리고 덕선. 그들의 성장에는 당연히 성장통이 따를 것이며 그 과정에서 어쩌면 택의 이마에 난 상처처럼 드러난 상처보다 더 아픈 상처가 마음에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9회와 10회에서 보여진 덕선과 택의 성장이 반갑고, 고맙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들이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계속해서 지켜볼 것이다.
길다. 미안. 짤은 갤줍.
맞다, 검갤 100일 ㅊㅋㅊ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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