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한번 썼었죠.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는 이야기.누구로부터 이야기를 듣느냐에 따라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잘 뒤바뀔 수 있어요.

검사로 초임 생활을 하다가 집에 와서 운다는 검사들의 애환이야기를 들은 적 있을 거예요.

범인을 잡아 놓으면 오리발에 변명에 갑자기 가해자가 천사 피해자가 돼 버리는 취조를 하다 보면 '내 팔자가 왜 이런 닝겐 쓰레기들의 뒷바라지를 하는 게 됐을까'한탄하면서 운다는 이야기.

검사가 차가워지고 없는 죄를 만들고 하는 바뚤어진 닝겐이 나오는 것도 그 과정에서 무뎌지기 때문일지도 모르죠.개인 욕심을 합리화할 변명을 찾는다고나 할까.

모든 사람은 자기의 이야기에 관한 한 천사예요.

*********************************************************

한 직장에서의 이야기예요.그 직장은 점잖은 직장이라고 할 수 있어요.한 층에 근무하는 닝겐은 다 대졸자에 사환이 몇 명 있을뿐이었죠.스스로뿐만 아니라 내외에서 그런 걸 인정해 주는.

하루는 퇴사 전 동료가 와서 한번 보라는 거예요.자기 아이디를 넘겨줬어요.

회사 대화방이 있었어요.그 대화방은 오래 된 거였죠.

그런데 개싸움이 일어난 거예요.승진인사를 염두에 둔 싸움인 것 같았어요.

익명으로들 싸웠죠.고발이 난무하고 있었어요.닝겐 사회에는 항상 알력이 있어요.그런데 그 알력이 현실세계에서는 여러가지 제약 때문에 표가 덜 나게 처신하죠.

게시판이라는 공간에선 다들 짐승처럼 싸워요.

그 가운데 몇몇은 과감하게 자기 실명으로 글을 올리면서 극단적으로 싸우고 있었어요.

세 명이었죠.그 세 명의 닝겐은 다 나보다 후배였어요.그 가운데 한 닝겐은 야심이 있었고,다른 닝겐도 표현과는 달리 야심이 있었나 봐요.나님은 그들이 그토록 노골적인 싸움을 한다는데 화가 났어요.

나님하고 잘 지냈거든요.일을 괜찮게 하고 주위와 잘 지냈기 때문에 나님도 아끼게 됐던 닝겐들이예요.그중 한 닝겐의 노조 활동 때문에 나님이 회사 상사에게 불려들어가 곤혹도 치르고 했죠.

그러던 닝겐이 개싸움의 주인공이라니.

나님에게 아이디를 내어 준 그 친구가 왜 나님더러 그걸 보라고 했는지 알겠는 거예요.추악하고 추악해서 읽다가 닫아버리고 말았어요.

점잖은 닝겐들이 게시판이라는 공간에만 들어오면 가릴 것 못 가리고 바닥을 치면서 싸우죠.

익명의 투고라는 것도 그런 식으로 무책임하고 자기 중심적이 되기 쉬워요.

그래서 주장만으로는 누가 나쁜지 누가 옳은지가 잘 헷갈려요.

강형욱의 주장이 꽤 설득력이 있게 들리네요.모르죠.또 다른 반박이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