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 : 오늘은 병역 기피의 양대 레전드이신 안쌍수 씨와 정운창 씨를 모셨습니다. 이 자리는 누가 병역
　　　　 기피의 진정한 레전드인지를 가리는 자리가 되겠습니다.
　
안 : 원래 우리 병역기피계에는 179cm 41kg의 전설이 워낙 위대해서 꾸준하고 근성있는 노력을 통한
　　 병역 기피가 그동안 홀대되는 측면이 있었다. 오늘 이 자리를 계기로 아버지 힘으로 한 방에 기피
　　 하는 것만이 레전드가 아님을 알리게 된 것 같아 기쁘다.
　
정 : 안 선배님의 말씀에 공감한다. 내 경우를 말하자면, 군대는 원래 서민이랑 힘 없는 사람, 머리
　　 나쁜 사람만 가는 곳인데 나같은 수재를 군대에서 데려가려 하다니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나도
　　 안 선배님처럼 스스로 노력해서 기피했고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안 : 솔직히 당신은 나처럼 혼자 힘으로 기피한 건 아니지 않은가. 장인이 국방부 병무국장이었고 그게
　　 오늘날의 병무청장이래매? 내가 진정한 레전드다.
　
정 : (얼굴이 붉어지며) 청문회에서도 얘기했지만 가족 얘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
　
안 : (발끈하며) 가족 힘 빌리지 않고 병역 기피한 레전드를 가리기 위한 자리에서 가족 얘기를 안 하면
　　 무슨 얘기를 하나. 말이 되는가.
　
정 : 어째 청문회에서 들은 질문 같다.
　
안 : (잠시 침묵) 아니 뭐 그런 건 아니고... 내 말에 주어는 없지 않았는가.
　
정 : 나 군대 기피하는거 정말 힘들었다. 난 부선망독자 될라고 작은아버지 집에 양자로 들어가면서
　　 호적까지 옮긴 놈이다.
　
안 : 존경한다. 충청도 양반이 호적을 파다니 정말 굉장하다. 하지만 나도 두 번이나 행방불명이 되면서
　　 까지 열심히 기피했다.
　
정 : 행방불명이 뭔가. 그때 난 외국에 있어서 잘 모르겠다.
　
안 : 문자 그대로다. 군대에서 불렀는데 어딨는지 모르겠다는거다.
　
정 : 아, 그런가. 나는 부를래야 부를 수도 없었는데... 인정한다. 레전드 자격 있다.

안 : 미국으로 도망...아니 유학가 있을 때 홀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영장 나올까봐 미국에서 계속
　　 게겼다는데 그 전설이 사실인가.
　
정 : 국내에 들어오면 영장이 나오고, 영장이 나오면 군대를 가야 하는데 어머니 돌아가셨다고 돌아
　　 오는게 말이 되는가. 나같은 엘리트가 군대를 가면 국가의 불행이다.
　
안 : 영장 나왔다고 다 군대가는거 아니다. 나처럼 행불이 되면 된다. 혹시 안 온게 아니라 돈이 없어서
　　 못 온게 아닌가.
　
정 : (발끈하며) 내가 우리 아들도 미국에서 낳아 기른 사람이다. 내가 레전드가 아니라 보통 사람이라면
　　 아들 기저귀값을 아껴서라도 어머니 묘 자리라도 보아드렸을 꺼다. 그깟 비행기값 없어서 홀어머니
　　 장례를 "못" 치뤘다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참고로 그 아들은 지금 미국사람이다.
　
안 : 정말 당신은 레전드 자격이 있다. 홀어머니 장례를 맏상주가 안 치르면서까지 병역을 기피하다니
　　 혹시 병역기피 못 해서 환장을 한 귀신이라도 들린 것 아닌가
　
정 : 당신 메이저리그의 레전드들을 좀 아는가
　
안 : 그게 뭔가.
　
정 : 그럴 줄 알았다. 메이저리그 레전드들은 아버지 임종도 못하고 등판한 사람이 숱하다. 메이저리그의
　　 레전드들이 야구에 목숨을 걸었듯 나는 병역기피에 목숨을 걸었던 사람이다. 지하에 있는 어머니도
　　 나의 병역기피에 박수를 보내실 것이다. 당신도 레전드고 나도 레전드다. 오늘 자리를 계기로 우리
　　 "병역 기피 명예의 전당"을 만들면 어떻겠는가.
　
안 : 좋은 생각이다. 명예라는 말이 좀 안 어울리긴 하지만 군대 얘기만 나오면 기침하는 우리 이명박
　　 대통령이랑 당신이랑 내가 "First Three"가 되면 딱일 것 같다.
　
정 : 그럼 인준되고 또 보자. 내가 틀림없이 인준되는 것 맞는가.
　
안 : 걱정마라. 우리당이 마음만 먹으면 강호순도 "사람 죽인거 결정적 하자 아니다. 흠집내기다"고 하면
　　 인준되고 조중동이 밀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