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의 진화론을 편협하게 해석한 결과 적자생존, 경쟁이 인간이 가져야할 최고의 덕목이 되었지.
아무 생각없이 받아들이지 말고 좀 달리 생각을 해보자.

과연 경쟁이 누구를 위한 걸까. TV랑 부모님들이 항상 말하듯이 정말 "우리의 삶"과 "행복"을 위한 것인지를 말이다.

400명이 강당에 모여있어. 근데 이때 어정쩡한 위치의 강연자가 들어왔어. 강연자는 강의를 해야되, 그런데 시끌벅적해. 어떻게 청중을 컨트롤 할 수 있을까 ? 협박 ? 매수 ?

가장 좋은 방법은 얘들을 나눠서 경쟁을 시키는 거다. A,B,C 조로 나눈다음에 박수치기 시합을 한다. A조 박수..!! 에이.. 겨우 30점이네요. 힘들좀 내보세요.. 자 이제 B조 박수 ? 오오.. 좀 나아졌어요 60점입니다. 그럼 이제 C조를 볼까요 ? 박수 짝짝..!! 오오 100점입니다. 정말 멋지네요. 아 꼴찌였던 A조도 한번더 기회를 드리죠. 120점 120점 최곱니다. 아 정말 화기애애 하네요.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요 ?

얼마나 간단해. 그냥 서로 경쟁을 시키니까. 자기들끼리 알아서 경쟁을 하게되. 왜 박수를 쳐야 하는지, 박수를 크게 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으면 뭐가 좋은지는 몰라. 그냥 옆에 조 보다 쎄게 쳐야되. 이때 각 조에 보면, 또 바람잡이들이 꼭 한두명씩 있어. 일어서서 박수유도 하며 쑈하는 얘들.  

극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경쟁은 대게가 특정 소수의 목적을 손쉽게 달성하기 위해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는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경쟁체제에 뛰어든 얘들은 경쟁자체가 목적인 경우가 많아. 예컨데, 왜 어륀지라고 발음해야 하지 ? 왜 전국민이 토익 900점을 맞아야 하는거지 ? 이런건 아웃어브 안중이 되는 거야. 그냥 옆사람 보다 더 점수를 받기 위해서 그냥 그렇게 경쟁하는 거야.

고작 한다는 얘기는 "성공하기 위해서" 정도인데, 대부분은 "이득을 얻는 것"을  "성공"인 것으로 착각을 하고 있는 상태고.

다시 청중을 제어하는 강사 얘기로 돌아가서.. 이때 강사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존재는 소수의 "적응하지 않으려는 자"들이다. 이들은 소수가 되어도 상당히 위협이 될 수 있다. 그런거 뭐하러 하나요 ? 박수쳐서 뭐해요 손아퍼요. 우리가 얻을 수 있는게 뭐죠 ? 그거 하느니 그냥 나가서 놀래요. 하거나 .. 옆사람과 잡답하고 있는 그런 부류들이지.

이것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도 그대로 적용이 된다. 왜 어륀지라고 발음해야 되죠 ? 굳이 본토발음을 할필요가 있나요 ? 토익 900점 맞아서 어디에 써먹는데요 ? 굳이 전국의 학생을 줄세워야 하나요 ? 그렇게 해서 얻는게 뭔가요 ? 라고 딴지거는 얘들이다. 그래서 항상 자본은 이러한 얘들을 솎아내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 놓는다.

이런 얘들은 직업을 얻지 못할 거라는 공포감. 아웃사이더는 살아남기 힘든 사회환경 만들기. 학교에서는 불량학생, 혹은 튀는 학생, 버르장머리 없는 학생으로 분류해서 관리하고. 군대에서는 완전히 이를 내면화 시키고, 사회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집에 들어가 앉아있으면 심지어 TV드라마들까지 이러한 프레임에 갖히도록 선동한다. 요즘 드라마 좀 웃기지 않냐 ? 내가 어릴적만 해도, 평범한 서민의삶을 주제로 하는 드라마들이 꽤나 있었다. 가끔은 밑바닥 인생을 사는 얘들의 이야기도 드라마화 되었고. 근데 지금은 몽땅 제벌 2세 이야기에, 왕족간의 권력암투를 주제로 하는 그런 드라마들.

장기하와 얼굴들의 별일없이 산다 가사중 일부다.

니가 깜짝 놀랄만한
얘기를 들려주마
아마 절대로 기쁘게
듣지는 못할거다
뭐냐하면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 없다
나는 별일 없이 산다
이렇다 할 고민 없다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여기에서 "니"가 국가와 자본, 특히 자본이라고 난 생각한다. 시민을 통제하기 위해서 경쟁시스템을 만들고 시민이 거기에 메달리도록 해야 하는 자본의 입장에서. "저러한 삶의 태도"를 가진 사람이야말로 정말로 존재해서는 안되는 바이러스와 같은 얘들이기 때문이다. 경쟁이란 현재와 미래에 대한 불안에서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다 아는 사실인데 대안이 없잖니"라고 말한다. - 그러면서 경쟁사회를 지향하는 얘들을 찍는건 뭔데 ? - 정말 대안이 없는 것일까 ? 난 그렇지 않다고 본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생각이 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