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 회사를 관두는 가장 큰 이유는
 리더 -- 즉, 사장년을 도저히 신뢰할 수가 없어서야.

 월급 안밀리고, 복지도 나쁘지 않는것도 물론 정말 중요하지만 난 믿고 따라갈 수 있을 만큼
 신뢰있는 리더인가도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각설하고...

 10월 초 중간보고 할 때에 사장이 \'아이구 예 모두 갈아엎어드리겠습니다\' 라고 모두가 보고듣는 앞에서 당당하게
 선언한 이후, 프로젝트를 200% 갈아엎는 작업에 들어갔다.

 여기서 왜 200%냐고 하면... 내가 하는게 2차 사업인데, 1차 사업은 다른 업체가 수행했다.
 근데 1차 사업때 구축된 것 까지 싹 다 갈아엎어주겠다고 사장이 선언해버린거야. 프로젝트 두 달 남겨놓은 시점에서.
 참고로 사장은 중간보고 할 때 우리 시스템을 처음 봤어. 갈아엎는 이유는 \'사장인 내가 보는데 마음에 안든다\' 임.


 여튼 개발자가 나 혼자인데... 죽었다 깨어나도 불가능한 양이야.
 그래서 개발자를 급구해서 투입해서 현재 작업중이지.
 덧붙여서 디자인도 완전 갈아엎는 작업도 있어서 당연히 디자이너도 급구해서 투입되었어.

 문제는, 저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구할 때였어. PM이랑 상무가 \'프로젝트 갈아엎을려면 반드시 추가 개발자랑 디자이너가 투입
 되어야 한다\' 고 사장한테 말을 했었는데, 사장이 \'니네가 벌린 일이니까 니네가 알아서 해라.
개발자랑 디자이너를 쓸려면  너네 돈 내서 써라.\' 라고 말을 한거야.
여기서 너네 돈이라는건 우리 프로젝트 자금에서 얼마를 떼서 써라... 가 아니라 우리 사비를 말하는거야.

 그 말 듣고 PM이랑 상무는 정말 벙쪗지만... 어쩌겠어. 남은 시간은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촉박하고 일은 너무 많아.
 그래서 어쨋든간에 개발자랑 디자이너를 급구해서 투입했지. 내 생각엔 여기서 잘못되었어... 이 때 그냥 다 GG선언하고 도망갔어야
 옳았어.

 ...그리고 내일은 그들에게 첫 급여를 지불하기로 약속한 날이야.
 
 그 동안 PM이랑 상무는 계속해서 결제를 올렸지... 그러나 계속 빠꾸다. 왜?
 위에 써있는 말을 사장은 계속 되풀이하고 있어. \'너네 돈으로 해결해라. 내가 언제 걔들 쓰랬냐?\'
 
 물론 PM님은 나에게 \'니 돈 나가는 일은 없을테니 안심해라\' 라고 말은 하지만...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너무 말이 안되지 않아?

 우리 PM님 불쌍해 죽겠어... 이거 어떻게 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없어...?